폭풍전야

chel2010.04.05
조회923
폭풍전야

 

 

 

 

 

영화를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점.

폭풍이 아닌 제목마냥, 참 '폭풍 전야' 같은 영화라고.

 

 

영화의 배경과 풍경...

주인공인 두 사람의 표정, 행동, 몸짓....등에서

흡입력이 강한 영화다.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역시 "분위기"이다.

이 점이 나는 다른 멜로와의 특이점이라고 본다.

그들의 사랑은 복잡한 감정을 안고 있으며

짧기 때문에 격정적이다.

 

 

 두 사람의 현실은 '폭풍전야' 특유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소재가 액션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극단적이며 드라마틱한 요소가 깔려 있으면서도

이미지는 매우 정적이다.

 

두 사람 모두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독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

영화 전반에 걸쳐 강하게 부는 해변의 바람과

휘몰아치듯 방파제를 때려대는 파도가

대부분의 영상을 지배하며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런 화면은 '절망'과 '공허'함과 같은

어둡고 부정적인 요소에 기인하지만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맞물리며

전형적인 멜로 영화와는 조금 다른 식으로 이야기를 그려낸다.

 

 

 

 개인적으로 그런 다른식이 맘에 든다.

폭풍전야에서는 감상적인 해석과 숭고한 희생,

혹은 아름다운 사랑의 맹세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아니다.

 

 대부분의 멜로 영화들이 사랑 그 자체가 아닌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그려내는 것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라 생각하는 내게는

감상주의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 영화라 좋았다.

수인과 미아에게서 감상과 환상을 걷어냈기에

그들의 사랑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어렵고 복잡한 감정들을 표현하지 않고

안으로 묻어버리며 의도적으로 태연하게 행동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관객으로 하여금

일정한 거리를 두게 하면서도  긴장감과 함께

끌어당기는 강한 흡입력을 발휘하는듯 하다.

 

 긴장감은 마술이라는 장치와 수인의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불안감을 계속해서 인지하게 만든다.

그 불안감과 전반에 깔린 정적인 어두움이

수인과 미아의 심리상태와 같이 호흡하며 잘 표현되었다.

 

 

 시나리오나 멋진 배경 ,

두 주인공의 감정표현이 잘 되었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아쉬운점은 묘사없이 뚝뚝 넘어가는 진행-

참신하다고 이해를 해보더라도 뚝뚝 끊어짐이 어색한건 사실이다.

황우슬혜의 국어책을 읽는 듯한 대사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폭풍으로 표현될만한 감정의 폭발 (하이라이트랄까 클라이막스)은

존재하지 않은 채 끝까지 정적으로 끝나버리는 연출은

대다수의 관객에겐 이건 뭐??  라고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 나는 클라이막스가 없는 영화에 상당히 호의적이지만 ㅎㅎ-

대부분의 관객은 마지막이 마치 긴 대화를 하다가

별안간 이제 내 얘기는 "끝" 이라 말하는 것과 같은 기분일 듯.

대화의 내용보다는 마지막의 여운으로 좋지 않은 기억이 된다.

그러다보면 영화값 아깝다는 소리나

괜히 본 비추 영화라는 말을 듣게 되는건 아닌가 하는  ㅎㅎ

 

 

  영화 속 파도치는 해안가에 있던 미아의 카페는

폭풍우 치고, 파도치는 가운데 숨어 있는 동굴 같아 보였다.

작은새에게 지친 날개를 접고, 쉴 수 있는 휴식처 같은 동굴.

두 사람에게도 카페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수인에게도 미아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