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가진 유세가 이런 건가 싶어요ㅠ 도와주세요

깰까말까2010.04.07
조회3,843

남자친구와 만난지 6년째 되는 28세 직장여성이예요.

지금은 직장 문제로 저는 서울, 남자친구는 부산으로 장거리 연애중이예요.

4살 차이고, 제 나이 22살에 만나 서로 한눈 팔지 않고 잘 만나고 있어요.

 

그런데 연애 초부터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고민하게 되는 가장 큰 걱정이 남친 어머니;

지역감정은 아닌데 저는 고향이 부산이 아니라 그런지 남자친구 어머니의 거리낌없이 내뱉는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비수로 꽂힙니다.

성격 자체가 원체 거리낌이 없으시고,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사시고, 예전에 잘살던 기억때문인지 자신감이 굉장히 강한 분이예요.

(아버지 사업이 잘 될때 집에 기사두고 살았을 정도라니 말 다했죠;)

그런데 사업 실패하면서 이혼하시고 혼자 삼남매 키워내시느라 많이 스스로 강해지신 것도 같아요. 그리고 몇년 전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홀어머니시죠.

위로 누나, 형은 다 결혼하셨구요, 남자친구 나이 서른 넘어가니까 그 때부터 결혼을 종용(ㅋ)하기 시작하셨어요.

 

그런데, 처음 남자친구네 인사갔을 때부터 좀 놀랬던게 아파트 평수, 평당 가격,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가게가 부모님 소유인지 전세인지 한달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

부모님 고향, 제 종교, 생년월일시, 정말 다다다다...

궁금한 거 정말 못 참으시나봐요ㅡㅡ

전 어린 맘에 그냥 웃으면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얘기해드렸어요.

그랬더니 혀를 끌끌 차시며 '그카믄 너거 부모님은 그 나이 되도록 명의로 된 가게 하나도 없는기네? 거기는 촌이라 집값 헐채?' 어머나.... 뭐래;;

 

6년 동안 진짜 남자친구 어머니때문에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서로 집도 멀어서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데 만날 때마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지는

말이 어쩜 그렇게 어른답지 못하신지...

처음엔 저도 어린 맘에 아닌 건 아니라고, 제 의사 분명히 하고 이상한 말 하시면 얼굴 표정 싹 변하고 그랬는데 남자친구가 너무 싫어하고, 너도 니가 못 고치는 거 있듯이 평생을 저렇게 사신 분인데 그게 바뀔 것 같느냐, 나한텐 더한 말도 하신다, 내가 보기엔 우리 엄마 너한테 진짜 잘해주시는거다, 서로 같이 노력하도록 하자, 난 너랑 엄마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정말 좋겠다.... 등등 뻔한 말 있잖아요.

 

오빠네 가족이랑 다같이 밥먹으러 갔는데 진짜 궁금한듯 웃으시며 당신 아들한테

 "**야(남친)~ 니는 ##(제 이름) 뭐가 좋아서 만나노~"

아니;; 제가 아무리 맘에 안 들어도 그렇지 저게 할 말 입니까? 보통 저런 말은 우리 부모님이 제 남자친구한테 하는 말이잖아요;;

 

그리고 진짜 이 말은 어디가서 얼굴 부끄러워 말도 못하는데 하루는 제 사주 보고 오시고는 저더러;;

"니는 자수성가할거란다~ 그리고 부모복이 없단다. (그대로 고개돌려 남친에게) 그카니까는 니는 처가복이 없는기다!"

가만히 있는 남자친구가 진짜 미워 죽겠더라구요!!!

아니 이게 할말입니까? 저희 엄마 남자친구한테 진짜진짜 잘해주세요. 학생일 때 돈없는데 저랑 데이트 해야되니까 남자친구 기 안죽게 남자친구 통장에 용돈 보내주시고, 면접보러 다닌다니까 정장 사입으라고 돈 보내주시고, 취직하고 집에 인사왔을 때 저녁사는데 좀 비싼 걸 먹어서 돈이 좀 나오니까 엄마가 몰래 남자친구한테 수표 찔러주시고... 남자친구도 물론 저희 부모님께 잘하긴 하지만... 그래도 진짜 저희 엄마 킹왕짱이십니다!! 그런데 처가복이 없다니... 이게 무슨 망말인지ㅡㅡ

그리고 진짜 부모복이 없더라도, 할말 못할말이 있지. 면전에 대놓고 부모복이 없다느니 그래서 니는 처가복이 없을거라느니... 진짜 부아가 나더라구요.

 

그리고 얼마전엔 결혼한 언니가 딸을 낳았는데 저희 집에선 첫 손주고, 저한테도 첫 조카인지라... 아시는 분들은 아실거예요. 첫 조카의 존재. 어찌나 그렇게 예쁜지... 제 배경화면도 조카사진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영상통화걸어요. 정말 예뻐죽겠어요!!!

그런데 "느그 언니 아 낳았나? 뭐 낳노?"

딸 낳았다니까 또 혀 끌끌 차시며 "엄마야~ 첫 손준데 아들 하나 낳아서 폭 앵겨주지~ 느그 부모님 서운해서 우짜노~"

다른 때 같으면 "어머니, 한 생명이 탄생한 거 자체가 축복받을 일이지, 어떻게 그걸 아들이니 딸이니로 나눌 수가 있느냐고, 저희 집에선 첫 손주라고 정말 사랑받고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신다고 그런 말씀 하시지 마세요" 라고 할텐데 그 말 듣고 그냥 입 닫아버리는 저를 보고 놀랐어요.

체념을 한건지, 포기를 해버린건지...

 

지난 6년 정말 힘들었어요. 그거 바꿔보려고 남자친구랑 수도 없이 치열하게 싸워도 보고, 나 너무 힘들고 어머니 견딜 수가 없다. 오빠가 투명인간처럼 가만히 있는 것도 너무 싫고, 왜 집에만 가면 그렇게 곰이 돼서 입도 벙긋 안하는지 모르겠다... 어머니 무심히 던지는 한 마디에 너무 큰 상처가 되고 그럼 오빠 보기도 너무 싫고 힘들다...라며 눈물로 호소도 해보고...

왜 내가 어머니한테 "우리 아들이 너 만나고 변했다"는 말을 들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오빠랑 어머니 사이에 내가 낀 것 같고, 난 오빠가 정신적으로 어머니한테 독립을 했으면 좋겠다고...

남자친구가 막내인데 어릴 때 홀로 되신 어머니 보고 자라 그런지 서로 좀 애틋한 게 있긴 있어요. 어머니 지금껏 우리 키우시느라 고생하시다가 이제 좀 자식덕보고 편히 사시는데 니가 좀 이해해드렸음 좋겠다.. 세상 천지 어떤 엄마가 고생 안하셨나요...ㅡㅡ

딸 노릇하는 막내아들이라 주말에 손 잡고 영화보러 간답니다 참나~

싸울때마다 입버릇처럼 남자친구는 자기도 중간에서 너무 힘들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진짜 자기 엄마만 개입이 되면 어쩜 그렇게 사람이 객관적이지 못한지 답답해 죽을지경!!!

 

제가 잘못한 건 알지만 저도 성격이 보통은 아니라 남자친구 어머니랑 소리 높여가며 언쟁도 해보고...;; 6년동안 여우짓만 늘어서 겉으론만 헤헤 웃으면서 뒤로는 남자친구 조종하고..ㅎ 생신 때 전화 한 통 하는 걸로 생색내는 단계까지 오고, 남자친구네 가서 밥먹으면 기어이 남자친구랑 같이 설거지하고... 집안일 하나도 못하는 척 하고...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남자친구 어머니는 남자가 일하면 큰일나는 줄 아시는 분이고, 큰며느리가 완전 천사표라 저같은 예비 며느리 뜨악하셨을 거예요.

(남자친구 형수님은 정말... 날개 잃은 천사가 아니실지... 저런 분 6년을 모시고 살았으니...)

그리고 사치도 좀 심하세요. 환갑 넘으셨는데 지금도 백화점 가면 사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다고...(깜짝 놀랐어요;;), 얼굴 점빼러 다시니고, 100만원 넘는 피부케어 받으러 다니시고, 한 번 밥먹으러 나가려면 옷 두세번 갈아입으시고, 집에 가끔 가면 쇼핑한 거 자랑하시느라 바쁘시고, 남자친구한테 들어오는 상품권 팔라고 하셔서 백화점가서 또 쇼핑하시고.. 자식복, 며느리복, 사위복이 많으신 분이더라구요.

 

장거리 연애라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데 만날 때는 좋은 맘으로 만나고 싶어서 하고 싶은 말 풀고 싶은 말 마음에 담아놓는 것도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진짜 답답해요.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이런 사람 이제 못 만날 거 같지만 요즘 같아선 더 정 깊어지기 전에 헤어지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도 들고...

 

톡커님들의 조언 기다려요. 정말 단칼에 해결할 방법 없을까요?

헤어지는 방법말고, 남자친구를 제 편으로 만들어서 튼튼한 방패로 만들고 싶어요.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남자친구가 알아먹을지 가마니처럼 가만히 있는 남자친구 대신 중간에서 저 대신 할 말 하게 만들고 싶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