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헌팅당했어요! 근데..근데 근데...

그저웃지요:)2010.04.10
조회6,086

안녕하세요~ 열심히 공부하다 딴짓 중인 남학생입니다!

우연히 오늘 보게된 도서관 헌팅 톡 보고 용기내서 올려봅니다 :)

 

 

 

아마, 몇주 전 쯤이었을거에요.

월요일날 학교가 쉬는 터라 얼씨구나!음흉 하고 도서관으로 달려갔죠

장래 희망이 음악치료사인지라, 심리학 서적들과 빈 오선지 묶음을 들고

신나게 도서관으로 가서 창가쪽 책상에 털썩 주저앉았답니다.

도서관 열자마자 들어간터라, 아무도 없는 명당자리에 내심 흐뭇파안해 하며

뽈뽈 거리면서 이리저리 책들을 놓기 시작했어요.

 

점심 전 시간대, 슬슬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소란스러워진 터라, 이참에 커피 하나 뽑아먹고 오자! 라는 생각에

동전 몇개를 들고 신나게 밖으로 달려나갔더라지요.

 

그런데! 커피를 먹고 온 뒤로 제 책상에 사람이 부쩍 늘어났던 겁니다!

산만해질 것 같기도 하다..라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쳤지만

또 옮기면서 소리를 낼까봐 소심하게 자리에 착석해버렸지요으으

 

 

워낙이 창가 자리가 좋아서 그런거겟지~ 하고 중얼거리면서

다시 열심히 공부에 전념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학교 공부를 하기 위해서 노트들만 잔뜩 들고 갔다가

몇일동안 못 본 책들을 보니 너무너무 반갑고 좋더라구요 흐흐

 

정신없이 그렇게 책 보다가, 다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하나둘 도서관을 나가더라구요.

"이참에 나도 밥을 먹고 올까~"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오잉? 놀람 책 위에 포스트잇 하나하고 사탕이 붙어있더라구요!

 

"심리학박사님! 괜찮으시면, 점심 같이 드실래요? ^^"

 

오호!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도서관 헌팅이로구나!음흉

게다가 앞에 앉아 계신 분은 꽤 미모의 여성분이셨어요. 헤헤헤헤

기쁜 마음에 살짝 웃으면서 포스트잇을 살짝 접어 뒷면에 답변을 드렸지요

 

"OK. 혼자 먹는것보다 몇배 더 맛있는 점심을 먹게 되겠네요. :) "

 

뒤에 써 놓은 스마일 때문인지, 장난스럽게 건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살포시 웃으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우시더라구요부끄

 

 

그렇게 만날 장소를 정하고 난 뒤, 설렘 반 두근거림 반 으로 주체못하는

심장을 안고서 약속장소로 나갔지요.

주변 음식점이 뭐가 있나~하고 찾아보며 서로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이곳~저곳 다니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누나' 니까, 저는 자연스럽게 존댓말을 쓰며

이런저런 농담도 하며 꽤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엇지요방긋

우연의 일치일까, 이 누님께서는 아동심리학을 공부하고 계시더라구요.

그렇게 서로 잘 맞는 대화 주제를 가지고 한참 즐겁게 대화하다, 다시 도서관에 들어가

서로 포스트잇 몇장을 주고 받으며 재미나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밤까지 그렇게 공부하다,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지요.

 

"010-xxxx-xxxx. 문자, 할거죠? 기다릴게요 ^^* "

 

아아. 이 포스트잇을 얼마나 기다렸던가음흉

 

그렇게 신나게 짐을 정리하고, 몇일동안 같이 공부하며 많이 친해진 뒤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왠 쌩뚱맞은 문자 하나가 도착하더라구요.

-우리, 이제 말 놓아요 오빠 ^^

 

 

...에에에엑!?!??!?!?!?!??!?!

 

오...오빠라니요!??!?!?!?!??!

 

그렇습니다. 저는 최강 노안(...)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어디가서도 꼭 총각 총각 소리 들으면서 겪었던 설움을 여기서 또 맛보게 되었지요.

나이를 밝히자니 또 홱 돌아설것 같고, 아아.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는

난감한 시츄에이션이 발생해 버린 것이었습니다. 통곡

 

 

그래도 나이를 밝히니 화들짝 놀라는 누님의 반응도 재미있었고,

그렇게 남자가 아닌, 동생이 되어버렸지요.

아직까지도 이 누나는 저에게 말을 못 놓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시 눈물을 삼켜야 했지만 말이에요. ㅠㅠㅠ

 

 

소정누나! 이제 그만 우리 말 놓고 살아요 ㅠㅠ 네?

 

 

 

최강 노안(...)의 한맺힌 도서관 헌팅이었습니다.

어헝헝헝통곡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