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이혼에 성공했습니다... ㅎㅎ

드뎌 이혼...2007.10.18
조회20,251

저 아래 보니 '친정엄마와  연을 끊어야 이혼할 수 있을 것... ' 이라는 글을 읽고 나니 저의 2년 결혼생활이 다시금 되살아나서 몇자 적어보렵니다...

제 이 글을 보니 그 글을 쓰신분... 용기를 얻으심 좋겠네요...

 

저도 친정엄마의 강요로 결혼을 했습니다.. 그치만 전 친정엄마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를 했어요...

생활능력도 없이 그저 사람만 좋은 남편과 30년을 넘게 살아오신 엄마는 하나뿐인 딸만큼은 성실하고 생활능력있는 남자에게 시집보내 맘 고생안하고 살기를 바라셨겠죠...

그 당시 전 5년사귄 남자와 헤어지고 맘을 못잡고 힘들어 할때 였어요...

나보다 4살많은 그 남자... 친정엄마의 소개로 만났는데... 그 남자는 이미 1년 가까이를 절 보고 있었답니다... 장사를 하시는 엄마 가게에 제가 오가는 것을 눈여겨 봤다가 엄마께 절 소개시켜달라고 했다더군요... 암튼 그렇게 제가 좋다는 그 남자와 3개월만에 결혼을 했네요... 미쳤지... ㅋㅋ

갑자기 하는 결혼이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생략했는데... 그게 나중에 저한테 돌아오더라구요... 남자는 20평남짓한 주택의 2층을 전세로 얻었고(시외 지역이라 3천5백만원) 전 그집에 맞춰 혼수를 했습니다. 12자 장롱, 양문냉장고, 드럼세탁기, 침대, 32인치 티브이, 오디오, 컴퓨터까지... 기타등등 살림살이등등... 것도 나중엔 적다고 시누들 투덜투덜...

시어머니 자리가 몸이 안좋다는 이유로 신혼여행도 무기한 연기를 했고... 결혼식을 준비했네요..

결혼식날... 예식을 마치고 폐백준비를 하고 있는데 밖이 시끌시끌... 무슨일인지 도와주던 친구에게 나가보라고 했더니 잠시후 돌아온 친구... 무지 어이없고 황당한 얼굴로...

'니네 시어머니랑 시누이들(누나만 넷..)이 폐백 안받는 다고... 다 그냥 식당으로 가버렸어...'

하하하~~ 한복 저고리 걸쳐 입다가 어이가 없어 멍하니 있는데... 그 남자 들어와서는 "야.. 폐백하지말래, 엄마가..." 이러네요... 도우미 아줌마들의 황당해 하는 얼굴을 뒤로하고 한복을 걸쳐입고 피로연 식당으로 줄래줄래 갔지요...   하하~~ 시댁 식구들... 열심히 밥먹고 있습디다...

시골에서 새벽부터 오느라고 배가 너무 고팠다고 주절거리며 열심히 퍼 먹고 있대요...

할수없이 빈자리 찾아 밥먼저 먹고 있는데... 시어머니 자리 '나 내려간다... 소밥도 줘야하고 개들밥도 줘야헌게...' 막내아들 장가가는 것보다 개소들 먹이가 더 중요하신 분이셨네요...

같은 지역사는 큰시누네가 같이 나서서 휭 가버리데요... 폐백도 안받은 사돈댁에 뭔일인가 걱정스러워 쫒아오셨던 내 엄마... '뭐하냐... 어서 따라가... 폐백음식 해놓은 거 다 싸갖고 시골로 가... 거기서 폐백받으실 모양이다...' 저 밥먹다 말고 숟가락 놓고 고속버스 터미널로 뛰었습니다...

폐백음식 바리바리 싸들고 머리는 웨딩머리 그대로... 화장도 그대로... 한복 걸쳐입고...

지금 생각하면 그때 제가 무슨 정신으로 그랬는지 저도 이해가 안가요... ㅋㅋㅋ

결국 저 폐백 못했어요... 밤 12시가 넘어 도착한 시골집에서 무슨 얼어죽을 폐백은...

나중에 시골 내려가 들은 얘기론...

며느리 자리가 예단도 안하고 혼수도 적게 해와 맘에 안드는데 당신 아들이 죽고 못살아 할 수 없어 결혼시켰다... 그래서 폐백 받기 싫었다... 그러셨답니다..

그런 어이없는 결혼식을 치르고 한달을 살다가 친정에서 왜 여즉 호적을 안옮겼냐는 얘기를 듣고 혼인신고를 안했다는 걸 알고 남자에게 혼인신고 하러 가자 했더니... 이 남자 왈...

'누나들이 혼인신고는 애기 낳고 하라던데...??? 애기 낳고 해도 안늦는다고...' 이런 개같은...

사흘을 싸웠어요... 결국 혼인신고를 했는데... 신고한 날... 둘째 셋째 누나 둘이 쫒아와선 동생을 개잡듯 잡더군요... 왜 말 안듣냐구...

그후론 그 누나둘이 번갈아가며 이틀에 한번씩 신혼집으로 마실(?)을 오더군요...

청하지 않아도 당연한 듯 옵니다... 신발 딱 벗고 마루겸 거실로 들어서면 냉장고 먼저 열어봅니다..

그다음 씽크대... 그다음 화장실... 그다음 방바닥 훑고... 그다음 장롱 속 들여다보고...

이해가 안되는 시누들의 행동에 남자에게 도대체 누나들 왜 그러는 거냐고 묻자 이 남자 왈..

'니가 살림 잘 하는지 보는거야... 잘못된 거 있음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거지...'

아~~ 내가 나이가 어려서(24살) 시누들이 보살펴주려고 그러는 거구나... (참, 바보같죠..??)

저희 그집에서 8개월살고 시골집으로 내려갔습니다... 몸이 안좋으신 시어머니 봉양할 사람이 없으니 저희가 가서 봉양해야 한다고... 큰형님이 계시지만 그 집은 학교다니는 아이들이 다섯이나 되어서 내려갈 처지가 못된다고... 그리고 엄마가  죽어도 서울엔 안올라 온다고 하시니 자식이 내려가야 하지 않겠냐고요... 반대하지 않았어요.. 자식된 도리로 늙은 부모님 봉양하는 거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농사일... 한번도 해보지도 보지도 않았지만 배우면 되지 뭐... 했네요...

친정엄마도 요즘은 시골이 더 살기 좋단다... 내려가 살면서 애기도 낳고 그럼 좋겠다... 하시데요..

내려간지 석달만에 저 후회 많이 했습니다... 차라리 내려오지 말걸...

농사일... 못한다고 시어머니께 매일 구박받고... 엄마 맘 하나 편하게 못해준다고 남편한테 혼나고 저녁마다 번갈아 전화하는 시누들한테 혼나고... 배워서 하지뭐 했던 나의 오만에 발등을 찍고 싶었답니다...  그곳에서 살던 10개월동안 저 자연유산을 세번이나 했습니다... 수술도 한번 했구요..

시골로 내려오기전, 둘이 살던 때도 유산을 한번 했습니다... 그때는 이유도 몰랐죠...

잦은 유산의 후유증으로 결혼 할 당시 48키로 였던 몸무게가 80키로를 육박하게 늘었났구요...

명절 인사를 드리러 일년만에 친정에 갔더니... 다들 절 몰라 보시대요... 친정엄마 조차 너 왜이렇게 됐냐구 걱정을 하시고...  잠시 들른 셋째 시누네 집... 그 시누...

'어머, 올케는 시골생활이 할만한가부다... 아유 얼굴좋아진거봐... 살도 많이 쪘네...' 이럽니다..

보는 시각의 차이였을까요...???

제가 이혼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마지막 임신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 남자... 잠자리를 하룻저녁에 서너번씩 하고, 생리가 걸려서  못하게 되면 입으로든지 손으로든지... 무조건 여자가 해줘야 한다고...  나는 밤이 되는게 무서울 정도였는데...

자연유산이 자꾸 되어서 산부인과 의사에게 원인을 물었더니 부부간에 너무 잦은 잠자리가 유산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애기를 남자에게 전했더니... '미친넘... 지랄하네...'

수술한 지 두달만에 다시 생리가 없어 보건소엘 가니 임신이라더군요... 의사 말이 이번에도 유산이 되면 영영 임신이 불가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맘을 다잡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시어머니가 난리가 났어요...

밭일이 산더미인데 일도 안하고 싸돌아다닌다고... 그래서 보건소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의사가 하던 말도 전하고... 안정을 취해야 하니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그러니 전 방에 들어가 누워야 겠다고... 버릇없고 싸가지 없긴 했지만... 마지막일 수도 있는 제 아길 지켜야 한다고 독하게 맘 먹었죠.

물론 난리법석이 나긴 했지만... 애써 모른척 했습니다...

그날 저녁 밥상머리에서 선언을 했습니다... 앞으로 석달동안은 절대 농사일은 안하겠다고, 집안일만 조금씩 하겠다고... 석달만 봐주시라고... 남자는 수긍하는 눈치였고 시어머니는 뭔가 할 말이 많은 얼굴이었지만 애써 참으시는 듯 했지요...

그런데 사건은 그 이튿날 일어났어요...

이튿날 저녁무렵 한참 저녁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시누 넷이 다 쳐들어 왔더군요... 서슬이 시퍼래서는 대문 들어서자마자 저를 찾습니다... '올케 나와봐... 어딨니... 당장 나와...'

'어.. 누나들이 뭔일이래...???' '아이고.. 우리 딸들 이제 오네...' 두 모자의 첫마디...

그날... 저 엄청 싸가지 없고 겁대가리 없는 며느리 되었습니다...

시누 넷이 한마디씩하면서 절 잡도리를 하는데... 이러다 내가 돌아버리겠구나... 싶었어요...

잡도리를 당하다 제가 겁에 질려서는 입을 열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수도 있다구... 각별히 몸조심하라고, 절대 안정을 취해야 ...' 순간 눈이 번쩍 했습니다... 큰시누의 손이 제 뺨으로 날라왔던 거죠... 어린것이 위아래도 몰라본다면서... 니 집에선 그렇게 가르치더냐고... 싸가지가 없다고... 간이 배밖으로 나왔다고... 다들 한마디씩 하는데... 제 편이 되어줄 만도 했던... 그 남자... '왜 누나들한테 대들어서 매를 벌어...???'  이러더군요...

벌떡 일어나 우리방으로 건너와서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나다... 나 좀 데리러 와 줄래...??? 올 수 있니...???'  남동생 뭔가 직감적으로 느꼈는지...

'알았어... 당장 갈께... 기다려...'  하데요...

대충 짐을 쌌습니다... 짐을 싸고 있는데... 둘째 셋째 시누가 건너와서 그런 저를 보더니...

'아이고, 이것보게... 너 어디가려고 짐싸냐..??? 너 집나갈라고 그러냐..??? 그래, 나가봐라... 이밤에 어디 갈데는 있냐... 나가려면 당장 나가...'''

그당시 제가 살던 곳은 전라남도 ㄴ시에서도 한시간은 들어가야 하는 시골마을이었습니다...

해가 지면 집밖으로 나오기가 겁날 정도로 조금은 외진 마을이었지요...

제가 싸놓은 가방을 마당으로 내던지며 패악을 부리는 누나들을 보면서 그 남자... '누나 쟤  나가면 갈데없어... 낼 날이나 밝으면 하지...' 이럽니다...

전 속울음을 울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고 내던져진 가방 들고 그 컴컴한 대문앞 길을 삼십여분 걸어서 마을 입구 정자에서 한참을 떨면서 동생 차가 보이기만 기다렸습니다...

얼마나 속력을 내서 왔는지... 남동생 고속버스를 타면 최소 5시간에 군내버스를 타고 다시 한시간 걸리는 그곳까지 불과 세시간 반만에 달려 왔더군요...

덜덜 떨면서 정자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저를 보던 남동생... 아무말 없이 제 가방을 차에 싣고 저를 부축해서 뒷자리에 태우곤 다시 그집으로 차를 몰아가더군요...

그 집으로 들어간 동생... 10분여만에 울분을 삭이지 못한 얼굴로 나와선 그길로 친정집으로 차를 몰아 저를 데려 갔습니다...

그렇게 저 결혼한지 20여개월만에 친정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일 지도 모를 아기는... 서울 온 그 이튿날... 다시 유산이 되어버렸습니다...

그후 일주일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구요...

그동안 그 남자 당연히 한번도 저 찾아오지 않았구요...

친정엄마... 하나뿐인 딸이 그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와서야 당신의 선택이 잘못이었음을 아시고 가슴을 치고 후회하셨습니다...

그후 이혼하기 위해 치뤘던 더럽고 치사했던 이야기는 안하렵니다...

다만 한가지... 이혼을 하시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절대 집을 나오진 마세요... 아무리 더럽고 지사해도 차라리 친정엄마를 모시고 계실 지언정 절대 집을 먼저 나오진 마세요... 재판을 하게 되면... 집을 나오는게 본인에겐 엄청 불리한 요소가 되요.

암튼... 결혼생활 2년이고 이혼하는데 6개월 걸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오후 3시에 이혼판결 받았습니다...

판결받은 서류... 법원에서 나오자마자 구청에 갔다냈습니다...

서류제출하고 돌아서서 나오는데... 십년묵은 체증이 내려간다는 말이 정말 제대로 실감 나더군요..

이혼이라는 게... 축하받을 일도 축하할 일도 아니긴 하지만...

전 축하받고 싶네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