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칭합니다, 나의 예수님(영화

여정훈201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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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생략. 영화를 보세요.>


영화의 주인공들이 하는 일은 쉽게 말하면 '사칭'이다. 구약의 예언자들에게서 '하느님의 말'과 '예언자 자신의 말'이 쉽게 구분되지 않는 경향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실수라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하느님을 사칭하려 한 노력의 결과물이 아닐까?

예수 역시 예언자들의 전통을 따라 하느님을 사칭했다. 그는 하느님이 행하시는 축복과 심판에 대해 전혀 거리낌없는 태도로 떠들어댔다. 예수의 추종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십권의 복음서가 쓰였고, 각각의 저자들은 예수를 사칭함에 있어 거리낌이 없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다우'사를 사칭하여 그들의 사고로 인해 피해를 받은 인도 보팔지역의 주민들에게 보상하겠다고 선언한다. 여기에서 나는 예수가 "하느님 나라가 왔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영화에선 보상 발표가 하나의 퍼포먼스였다는 것이 하루 안에 드러났지만, 예수의 경우는 좀 오래(한 30년 정도..?) 갔던것 같다. 결국 하느님 나라가 당장 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긴 했지만, 예수는 엄청난 것을 달성했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상상들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상상력. 그 빅뱅으로부터 사건이 일어났다. 하느님을 사칭했던 예수를 사칭하는 인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예수는 죽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예수는 계속 말했다. 구천을 떠도는 예수의 말은 그의 한이 서린 예루살렘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로마의 중심지에서까지 나타났다. 유언비어. 예수 부활의 자리가 바로 여기다.

다시 여기에서 예수가 살아 돌아온다면 그건 얼마나 가슴벅찬 일일까. 그가 다시 돌아와 장사꾼들의 판이 되어버린 교회당을 뒤집어버린다면, 몹쓸 정치인들의 둥지가 되어버린 기독교 바닥에 들어와 욕 한바가지 퍼부어 준다면. 그리고, 가난한 사람에게 집을 주고, 돈 없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든 사람에게 건강을 준다면.

이 상상력이 우리를 다음 단계로 인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