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다녀온 3박4일 자전거여행기(서울->삼척)

기분전환이필요해2010.04.14
조회51,676

 

챗바퀴에 갇혀서 챗바퀴만 굴리고 계신 분들이

제 글을 보고 대리만족 느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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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야할 길이 이 길이 맞는지..

아니면 빨리 포기하고 다른길을 찾아야 하는지..

26살..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

난 잠깐만이라도 이 답답한 굴레에서 벗어나 생각을 정리하고 오기로 했다.

그러다 떠오른게 자전거여행이었다.

처음엔 친구들하고 같이 가려고 했지만

시간도 잘 안맞고 혼자 여행가본 적도 없고 해서

무작정 혼자 떠나버렸다.

너무 심심할 것 같아서 테마를 하나 정했는데

 

 

바로 이거였다!

출발 전날 용산역앞에서 본 컬투와캔의 20100

내가 출발하는 날은 월드컵 D-60 이니깐 가면서 60명의 사진을 찍기로 했다.

이런 테마로 인해 여행중 그냥 지나칠 60명의 인연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떠나기 전날..

짐을 다 싸가지고 자전거를 가지러 주안에 있는 집으로 갔다.

오랜만에 아버지 얼굴을 보니 또 못 뵌 사이에 부쩍 늙으셨더라.

위험하니 안가면 안되냐고 떼까지 쓰시는 아버지..귀여우셨다.

저녁을 먹고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주에 엄청 추워질꺼라고 했다.

젠장..

긴바지는 자전거탈때 불편할까봐 짧은 반바지만 챙겨왔는데..

뭐 비 온다는 얘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첫째날

 

주안에서 지하철을 타고 구리역까지 갔다.

빡빡한 출근길의 안 좋은 공기를 여행 시작부터 마시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 바로 벗어난 구리역을 내 출발지점으로 정했다.

 

 

 

일기예보대로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지만 가는 곳마다 개나리가 엄청 많았다.

 

 

팔당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다니..

 

 

팔당 제 1터널부터 팔당 제 4터널까지 있었는데

차가 내 옆으로 지나갈때마다 소리가 엄청나게 커서 움찔움찔했다.

차들도 자전거가 터널을 지나가니 놀랬는지 빵빵 거리는 차들도 있었다.

 

 

팔당을 지나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양평이 나왔다.

물이 좋은 양평이라는 문구가 많았는데

나중에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들은 얘기로는 양평에는 공장이 하나도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물 좋은 양평에서 물을 보충해서 다시 떠났다.

다음 목적지는 여주였는데 사실 거리에 대한 감이 하나도 없었다.

얼마나 걸릴지 감도 안왔다.

너무 준비없이 떠난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주를 앞두고 나타난 세종대교다.

다리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자음이 쭉 이어져 있었다.

여주엔 세종대왕의 유적지가 있었는데

들려볼까 했지만 너무 오래걸릴꺼 같아서 패스했다.

여주 자체를 가려고 해도 내가 타고 갔던 37번 국도를 빠져나가야 했기 때문에

여주는 그냥 지나쳤다. 슬슬 힘들어지기도 해서..

 

 

해가 슬슬 떨어지려니 기온도 떨어졌다.

게다가 눈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오래 내릴 것 같진 않았지만

4월의 눈이라..참 왜 이런날 출발했을까 난..

맞바람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달리기 시작한지 8시간정도 되니..이제 남은거리와 내 자전거의 한시간 이동거리가

대충 감이 왔다. 원주까지 열심히 가면 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벌써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난 순간 저 마을로 들어갈 뻔했다.

 

 

너무 어두워져서 문막가기전 어느 시골마을에 들렸다.

도로에서 길도 아닌 곳으로 자전거를 들고 미끄러지 듯 내려와서

마을회관을 찾아갔다.

마을회관에는 할머님 세분이 계셨는데 회관에서 자려면 이장님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며 이장님집을 알려주셨다.

그렇게 마을 이장님을 찾아갔는데

예전에 여행하는 학생들이 단체로 마을회관에서 자고나서

마을회관 전화기로 국제전화를 엄청 썼다고 한다. 그래서 그 뒤론 여행객들을

그냥 돌려보낸다는..

게다가 또 혼자니깐 더 의심을 하셨다.

춥고 배고팠지만 어쩔수 없이 원주까지 가야만 했다.

바로 이 순간부터 난 민폐끼치지 않고 여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3박4일 동안 여관이나 모텔등을 이용해서 잤지만 돈은 아깝지 않았다.

 

위 사진은 그러고나서 다시 길을 떠났을때다.

끝이없는 오르막길에 불빛하나 없는 깜깜한 곳

그리고 엄청나게 불어대는 바람과 숲속에서 돌아다니는 동물소리

정말 간만에 느껴보는 공포감이었다.

가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그렇게 한 2시간을 어둠속에서 달려서

하루만에 강원도에 도착했다. 자전거에 라이트도 없고 정말 위험했다.

원래 목표가 원주였지만 너무 힘들고 춥고 배고파서 문막에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문막이란 곳에 도착했는데

문막은 공업단지였고 멀리서 봤을때 마땅히 잘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눈물을 머금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원주가 나타났다. 강원도 원주 머리털나고 처음오는 도시였다.

위 사진은 원주 진입전 주유소 사장님께서 찍어주신 사진..

주유소 사장님은 서울에서 하루만에 원주까지 왔다고 하니 엄청 놀라셨다.

젊음이 부럽다고 하시며 물통에 물이 빈걸보고 물을 채워주셨다.

 

날씨가 추워져서 하나씩 입다보니 패딩까지 입게됐다.

 

 

원래 출발복장은 이랬다.

그리고 처음엔 모자를 썼는데 귀가 시려워서 수건을 둘러맸더니 너무 따뜻했다.

 

 

 

둘째날

 

죽은듯이 자고 일어 났는데 무릎이 너무 아팠다.

자전거 탈때는 허벅지가 아파서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뭉친 근육을 풀어줬는데 막상 자고 일어나니 무릎이 아픈것이었다. 

근데 뭐 아픔을 참고 또 걷다보니깐 걸을만 했다. 아니 걸어야만 했다.

점심을 아버님 친구분 식당에 가서 먹고 평창을 향해 출발했다. 

평창 가는길은 고개가 많고 서울에서 원주까지 온 것보다 더 힘들거라는

아버지 친구분의 말씀이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건 원주에 있는 유적지 앞에서 어느 성격 좋으신 여성분이 찍어준 사진

 

원주를 빠져나와 평창으로 향하는 처음부터 오르막길이 장난아니었다.

자전거 타는 시간보다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느껴질때쯤..

 

 

전재 정상에 올랐다.

그래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고 날 실망시키지 않은 그런 멋진 내리막이

있었다. 바람을 느끼며 내려오기엔 아직 좀 추웠지만 페달을 안 밟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전재를 내려오자마자 안흥이었다.

안흥하면 역시 찐빵인가..찐빵집이 엄청 많았다.

난 바로 어떤 찐빵집에 들어갔다.

점심을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맛만 보려고 두개만 샀는데

서울에서 자전거 타고 왔다고 하니 놀래시면서 더 챙겨주셨다.

죄송해서 돈을 드렸는데 또 돈드린만큼 빵을 더 주셨다.

어쩔 수 없이 감사히 받았다.

 

 

중간에 가다가 너무 배고파서 먹을때 찍은 사진이다.

팥이 아주 많은게 정말 맛있었다.

 

찐빵할머님께서 앞으로 고개가 하나 더 있는데 별로 안높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그런데..

 

 

 

그 할머님께선 뭔가 잘못 알고 계신게 분명했다.

문재 800m 정상에서 찍은사진

 

이 후에도 여우재랑 빗재 이렇게 두개의 고개를 더 넘은 후에 평창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평창에 도착할때 쯤 이미 날이 어두워졌지만 다행히 첫째날 처럼 깜깜하고 위험한

밤을 달리지 않았다.

첫 날 모텔방을 잡고 자서 돈을 좀 아끼기 위해 24시간 사우나를 찾아봤지만

평창에는 그런곳이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또 모텔을 잡았다.

 

 

파스 사러 들렸다가 사진찍어달란 부탁에 흔쾌히 승낙해주신

평창 약국협회회장님 사진

 

이렇게 이 날도 마무리다.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너 미친짓 한다며?"

 

"그래~미친짓한다"

 

미친짓의 끝엔 뭔가 미친게 있겠지..

 

 

 

셋째날 마지막날 이어서 썼어요. 밑에 주소를 클릭하셔야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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