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바이크의 봄날은 언제쯤 올까요??

봄봄봄2010.04.16
조회1,229


오랜만에 바이크 얘길 하게 되네요.
며칠 전에 친구녀석이 중고로 샀다는 2006년식 코멧650R을 보게 되었습니다.
코멧 650R은 S&T 모터스의 (예전 효성기계공업) 플래그쉽 모델인데
고작 4년밖에 되지 않은 바이크임에도…
컨디션 저하가 너무 많이 일어났더군요.

시간에 쫓겨 정비성이나 오너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계는
노하우 부족이라 치더라도…
연료통 내부에는 벌써 녹이 보이고
주행 진동으로 볼트가 풀려버리질 않나
각종 고무소재 부품들은 연성을 잃어 끊어지기 직전이고
고무 부싱류는 4년만에 노화로 각 부간 유격을 발생시키고 있고
엔진 내부는 엔진 열에 의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들어
예열 전과 후의 엔진 상태가 다르고-_- (이 바이크 수냉인데…)
등등등
정말 한숨만 나오더군요.
심하게 말하면 20년 된 일본 바이크보다도 상태가 나빴습니다.

물론 90년대 중반까지의 일본 바이크, 특히 혼다의 품질은 극강이었습니다.
좀 잔인하지만 당시의 국산과 비교하면…
설계부터가 유치원생과 대학생 수준의 차이가 났었죠.
복잡한 설계가 아니면서도 각 부분이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고려된
대단히 효율적인 설계…
볼트 하나가 3가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쓸데 없이 많은 분해를 요구하지도 않으며
심지어는 빈틈없이 짜여진 듯한 각 부분들 사이로
엔진 깊숙한 곳까지 공구가 들어갈 길을 확보해 두는
대단히 거시적인 설계를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반면 국산 바이크는 설계 인력 부족과 촉박한 마감 시간 탓인지
각 부간 유기적인 관계는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예를 들면 제네레이터를 뜯기 위해 카울은 물론이고 프레임까지 분리해야 하는
참으로 한심한 경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부품을 하나하나 뜯어봐도 안드로메다급의 차이가 났습니다.
일본 바이크는 금속, 고무, 플라스틱 등의 각 분야별 소재의 품질도 훌륭해서
20년이 지난 지금도 연성과 강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믿지 못할 막강 내구력을 자랑하기도 하죠.
물론 어느정도의 컨디션 저하는 있지만 고작 4년 된 국산 바이크보다
더 나은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건…
깊이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20년 된 CBR400RR이 10년째 시세 300선을 유지하는지도… ㅡ_ㅡ)

게다가 조립에서도 일본인 특유의 꼼꼼한 작업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신중함이
“일본 제품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게끔 하는 반면
국산 바이크는 고장 날 이유가 없는데 황당하게도 고장이 나버리는…
너무도 황당하여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수준의 케이스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90년대 중반까지의 이야기였는데…
종합적으로 보면 기술력 차이는 약 20년 정도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배기량과 출력은 늘어났지만 같은 배기량의 엔진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을 뿐이고
품질과 신뢰도 역시 단 1%의 발전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
국산 바이크에 남아 있던 조그만 희망마저 무참히 짓밟아 버렸습니다.

물론 일본 바이크도 90년대 중반 품질의 전성기 시대에 비하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재료 선택에 타협을 한 모습도 보여
내구성과 신뢰도는 하락하긴 했습니다만
성능 향상의 바람에 뒤처지지 않으려 지나친 경량화와 고스펙 위주의 설계로 인한 것이고
품질은 다소 희생되었을지언정 성능 면에서는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국산 바이크들은 그 15년동안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건지…

중국산 바이크가 몰려들기 시작한 2000년 중반 무렵,
그로부터 5년여가 흐른 지금 중국 바이크의 품질들은 그야말로
일취월장했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습니다.
물론 아직은 국산이 앞서있긴 합니다만…
그 발전의 양과 속도를 볼 때면 국산 바이크가 시장을 잠식당하는 건
시간 문제일 거라는 우울한 결론만이… 도출됩니다.

물론 이는 바이크 업체만의 잘못은 아닐 겁니다.
열악한 제조업의 기반과 원천기술의 부재, 수동적인 경영 문화 등
제자리를 걷고 있는 부품산업의 문제이기도 하며
이를 방관한 정부의 책임도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이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겪고 있는 문제들도…
똑같이 보입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던 코멧650을 보러 갔다가
대한민국의 총체적 난관을 목도한 것만 같아 한동안 씁쓸한 기분만 가지고 돌아왔네요.

봄날은…
국산 바이크를 탄다며 자랑할 그 날은…
과연 올 수 있을는지…

 

 

출처 : 오토씨 블로그 (http://blog.naver.com/autoc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