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가기 힘든 헤어디자이너인 그녀...

T2010.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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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부대 5년차인 남자입니다.

이제부터 모든 이들이 누군가는 겪게 되는 마음속의 감성을 뒤흔드는 소용돌이...지금 제가 그러고 있는 사연을 풀어볼께요... 때는 2009년 9월...

동네에 자리잡은 대형 헤어샵에 한번 가게 됩니다.헤어샵 치고는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가 마치 Bar를 연상시키는 듯한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헤어샵입니다.
그 때 저를 맞아준 그 헤어샵의 디자이너 선생님...지금의 제가 마음에 담아두게 되는 여인이 될줄은 몰랐죠... 서비스직 여성의 특성상 고객을 대할때 특유의 친절함, 배려 등에 반한 것은 아닙니다.특별히 친절하다거나 살살녹는 듯한 언행은 아니었던 그녀입니다.그렇다고 유난히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었구요...그냥 사실적인 얘기들이나 살면서 그다지 별 도움안되는 말들만 오고가는 것이 다였죠.

처음 방문에 커트를 하고... 그러다가 한달이 지났습니다.(사실 연예인이 아닌 일반 직장인 남자가 헤어샵을 자주 들락거릴 일이 뭐 있겠습니까...)
 시간은 흘러 커트를 위해 다시 찾은 헤어샵... 저번에 그녀가 맞나싶을 정도로 너무나 예뻐보이는 것이 점점 호감이 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머리상태에 대해 일부러 이것저것 물어보고난 후 커트한 다음에과감히 2주에 한번씩 받게 되는 5회분 두피마사지 정기권을 끊어버렸습니다.
(헤어샵에 가면 염색, 퍼머는 커녕 그냥 커트만 해본게 다인데... 머리에 거금을 투자할 줄이야...)

비록 2주에 한번씩이지만 받는 서비스도 너무 좋았고, 많지는 않지만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마음은 좋았습니다...
 허나, 만나는 것은 제가 그저 손님일 때뿐...도저히 저를 그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더군요.
그 많은 손님 중의 하나일 뿐인데 말이죠...

그렇다고 그녀 뿐 아니라 다른 헤어디자이너도 있고, 보조도 있고, 스텝도 있는...나름 대형 헤어샵인데...
그리고 엄연히 그녀의 직장인데... 뭘 어찌할 엄두도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주위 사람 이용하기...
커트며 염색이며 머리할 일 있으면 친구든 형이든 죄다 제가 여기로 끌고 왔습니다.
물론 담당지명도 전부 그녀에게 몰아줬구요...
(잘은 모릅니다만, 특정 헤어 디자이너가 맡게되는 손님이면 그에 따라인센티브라든가 추가 플러스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죠?)

그래서인지 그녀가 저라는 사람을 머리속에 박히게 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습니다. 샵에 주차요원이 없어 급박히 샵 주차장의 차를 빼야 하는 상황...제가 머리에 뭘 두르고 있는 상태에서 밖에 나가서 차들 정리까지 해주고...암튼 저라는 인간을 나름 어필하는 데 성공은 했습니다.

20대 후반이고 솔로이며, 헤어디자이너 일을 하게 되니,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만 해서 연애하기도 힘들다는 현실까지 알게 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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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월 14일 화이트데이...

일주일 전부터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사탕과 초콜릿, 비타민 등을 미리 구입해다가 대형 피크닉 가방에 적절히 취합하여어설프지만 리본 포장까지 마쳐서 말이죠...(저의 화이트데이 프로젝트 사상 최대의 포장작업이었습니다.)

직접 전달한 것은 아니고, 익명으로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이용해 전달했습니다.
카드에 '늘 웃으면서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지치지 않고 늘 화이팅!'...이라는 문구와 함께...

아무래도 그 날은 일요일이고, 또 그녀도 한창 바쁠 일요일이고...제가 직접 들어가서 전해준다는 건 너무 그녀를 당황케 하는 것만 같아서 말이죠...

그리고 4일 후 샵에 들러 머리를 했습니다.
화이트데이 익명의 선물이 저의 짓인지 눈치를 챈것 같았습니다.그날따라 평소와는 달리 시종일관 웃습니다. 평소에 안하던 얘기도 저한테 합니다.
때 마침 진눈깨비가 오던 날이었는데...
'저는 이런 날이면 제 몸이 제몸같지 않아요. 우울해요.'

저는 그 날... 평소와는 달리 얌전히 있다가 서비스 받고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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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몇일 후...
그녀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샵앞에서 기다리는데... 어라? 안나옵니다.
그냥 얘기라도 하던가, 뭐라도 먹으러 가자는 제안을 하려고 했는데...
안을 몰래 들여다보니, 보조와 둘이서 퇴근안하고 무언가를 열심히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 오늘이 당직서는 날이구나'를 예감하고...급히 약국에 들러 박카스를 사다가 샵에 들어갔습니다.
놀래면서 웬일이냐고 하더군요...저는 웃으면서 아무말없이 손에 쥔 박카스를 흔들며, 테이블 위에 놓아주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그릇이 하나 있었는데, 우유를 말아놓은 시리얼이 있더군요.
'지금 배가 너무 고파서요...ㅎㅎ'
아~ 밤늦게 일하고 고작 시리얼로 배채우는구나... 박카스만 살포시 놓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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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남자라면 그래도 본격적으로 한번은 들이대야지'라는 주변 친구들의 조언에...일찍 퇴근하여 목욕재계를 하고 차를 갖고 샵 앞에서 그녀가 끝나고 나오길 기다렸어요.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시간은 밤 10시 10분...그녀가 나오더군요...
'배고프시죠? 뭐 먹으러 갈래요?'

갑자기 나타나 멘트를 날리자 그녀가 꽤 당황해하고 뻘쭘해하더군요...당연히 약속있다면서 거절... 하긴 돌아서서 생각해보니 약속이 없었어도 있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일거라는 느낌이 듭니다.야밤에 남자가 와서 들이대면 제가 장동건이 아닌 이상 바로 OK할수는 없는거겠죠...
  그런 후...

또 몇일이 지난 어느 날...다들 퇴근하고, 보조 한명과 손님으로 추정되는 한명만이 샵안에 남아있을 때를포착하여, 빵과 음료수 등을 들고 샵에 들어갔습니다. '어? 저희 영업 끝났는데... 너무 늦게 오셨어요.'
(얘는 내가 허구헌날 머리하러 오는 줄 아니... 절대 아니거덩요~)
 '아뇨... 그냥... 이거...' 빵과 음료수가 담긴 봉투를 그녀 손에 직접 건네주기만 하고 나왔습니다.사실 그안에는 메모도 넣어놨었죠... ‘저번에 밤에 불쑥 나타나서 미안했어요. 다음에 쉬는 날이나 시간되는 날이면 맛있는 거 같이 먹으러 가요. 덕분에 요즘 내 머리가 봄새싹처럼 다시 태어나고 있어요. 그나저나 초콜릿은 잘 드시고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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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 후로 볼 시간도 샵에 들를 기회도 없었습니다.그냥 조그마한 일반 동네 미용실이 아닌지라 안면있다고 그냥 아무 이유없이들를 만한 곳은 아니라서 그냥 그렇게 시간은 흘렀죠.

그러다가 저 때문에 항상 이 헤어샵으로 끌려(?)다니던 지인들 중 한 친구가퇴근 후에 커트를 하러 갔습니다.이 친구가 커트를 하게 되면 항상 같이 가곤 했는데...저는 일이 남아 있어, 이 친구만 혼자 간 셈이지요.

친구가 커트를 다 마칠 무렵 제가 뒤늦게 샵에 도착했습니다.
그러고 이 친구가 계산할 때 잠시 그녀와 눈 마주치고 인사하고 나온 것이 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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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가 커트할 때 다른 직원이 근처에 없는 틈을 타서 조심스레 그녀에게 물어봤답니다.

‘제 친구가 신경 쓰고 있는 거 알죠?’
‘네... 근데... 여기서 고객분이랑 그러면... 저 여기서 짤려요. 근데, 그 분한테는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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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사실 대놓고 작업한 건 없습니다. 기껏해야 먹을거 사들고 두번 간거 정도인데... 보는 눈들도 있고, 고객과의 무언가가 있으면 경고를 받는다거나 무슨 조치가 취해진다는 등의얘기는 들어본 적 있어 조심스럽게 한다고는 했는데...막상 그 얘기를 전해들으니, 그녀한테 미안해서 제 스스로가 경직되서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겠더군요.

그녀와 얘기를 어느 정도 하고 온 친구가 덧붙여 말하길...

‘그녀는 일에 쪄들어 있어 보인다. 개인생활은 둘째고 돈벌기 위한 현재 일이 치여 사는 것 같다. 아까도 낯빛이 죽어있길래 물어보니, 매우 피곤하다고 하더라. 일단은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잠시 물러서는 것이 어떠냐... 그리고 보조가 니가 샵에 들어오는 걸 보고 살짝 웃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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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에서 답은 하나일 듯 합니다. 더 이상 그 샵의 고객이 아니면 됩니다. '고객이 안되면 무얼 더 이상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붙잡고 얘기해?난 출근도 안하고 그녀가 출근하기를 기다렸다가 붙잡고 얘기해? 제길... 그리고 10일 후...커트할 때가 되서 샵에 들렀습니다. 사실 친구의 그런 뒷얘기 듣고 그녀가 저 때문에 불편해할까봐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냥 발길이 옮겨지더군요. 그녀를 보니 눈치가 살짝 그래보입니다.평소와는 달리 아무런 대화도 시도치를 않더군요.제가 샵에 들어간 시간이 9시가 다 된... 퇴근시간에 임박해서 일 수도 있지만... 암튼 저도 그냥 묵묵히 얘기안하고, 눈도 안마주치고...커트만 하고 그냥 그렇게 나왔습니다. 나오고 난 후의 허탈감이란... 후~~~~ 정말 오랜만에 제 마음의 감성을 뒤흔드는 그녀가 나타났는데...이래저래 다가가기가 여의치가 않네요. 그녀가 직업의 특성상 아무래도 일반인 라이프 스타일과는 차이가 있다보니,이래저래 접근 방법이 용이하지 않은데다...주변의 시선까지 더해져 행여나 그녀가 불이익은 당하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음만 키우고, 정작 아무것도 못하는 꼴이 되어버리고 있네요... 마음속에 그녀만 키우다가 그냥 이렇게 잡지도 못하고 떠내려가게 놔둬야 할까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