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언론과 출판 탄압은 누구와 닮아 있다.

. 201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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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서의 비극이 새겨진 자리, 베벨광장

 

 

베벨광장 한복판에서 1933년 5월10일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들이 1백여 명의 자유주의 작가, 출판인, 철학자, 학자들의 작품을 불태웠다. 책이 사라진 텅 빈 서고가 유리 너머 보인다.

 

 

 

독일은 현재의 훌륭한 도서관보다는 히틀러의 분서축제가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통치에 방해되는 책을 태우면서 대대적 축제를 벌인 것이 히틀러다운 대목이다. 현대 독일의 훌륭한 점은 나치의 죄악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충분하게 한다는 점이다.

 

 

베를린 시내 한 복판에 유태인 대학살 기념 조형물이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분서축제를 벌였던 현장인 베벨광장에도 조형물을 설치하여 역사적 교훈으로 삼고 있다.

 

 

광장 한복판에 서서 눈을 감아보았다. 1933년 5월 10일, 화형에 처해지는 책들의 울부짖음이 생생히 들리는 듯 했다. 악명 높은 선전장관 괴벨스는 ‘반독일 정신에 대항하기 위하여’라는 깃발을 내걸고 마르크스, 프로이드, 하이네, 볼테르, 스피노자, 레마르크, 하인리히 만, 아인슈타인 등 쟁쟁한 인물들의 저서를 전국에서 끌어와 무참하게 살육했다. 이 때 2만 권이 넘는 책이 재로 변했다. 괴벨스는 그것들을 태우면서 “이 불꽃이 새 시대를 환하게 밝혀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고 한다.

 

 

 

히틀러의 분서 축제를 예견이라도 한 걸까? 1820년 시인 하이네가 남긴 구절이 베벨광장에 새겨져 있다.

 "책을 태우는 곳에서는 결국 인간도 태우게 될 것이다."

 

 

 

언론과 출판에 대한 탄압은 지식과 정보에 대한 탄압이다. 이는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추구하는 도서관의 적이다. 진시황의 분서갱유는 너무 유명하다. 러시아의 볼셰비키혁명과 중국의 문화혁명 등 전환기마다 책이 불탔으며, 가까이는 1992년 세르비아와 보스니아의 전쟁 때도 1백50만 권의 책이 연기로 사라졌다.

 

 

광장 중앙에는 지하를 파낸 공간에 텅 빈 서가를 만들어 투명유리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책이 사라진 공간은 문화와 지성, 이성의 결핍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이 지하서고에서 조금 떨어진 바닥에는 시인 하이네가 1820년에 쓴 작품에서 가져 온 문구가 동판에 새겨져 있다. “그것은 단지 전야제에 불과했다. 책을 태우는 곳에서는 결국 인간도 태우게 될 것이다.(Das war ein Vorspiel nur, dort wo man Bücher verbrennt, verbrennt man am Ende auch Menschen.)” 이 구절은 1백여 년 뒤에 벌어질 사건을 예견하고 쓴 것이나 다름없다. 시인의 놀라운 예지력에 소름이 끼친다. 유태계의 이 천재시인은 지금 파리 몽마르트 아래 공동묘지에 누워 있다.

 

 

저서 : 세계도서관기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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