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도시락의 비둘기마요를 아시나요?

열라뽕따잇2010.04.23
조회2,761

 

작년 겨울이었네요.

미술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기 시작한 첫해인 21살대학생 시절.

그땐 열정이 너무도 충만할 시기여서 힘든것도 잊고 몸무게 8키로나 빠져가며

일할 시기였습니다.

입시미술 준비하시는분들 다들 아실겁니다.

수능이후엔 정시시험을 위해 2달반동안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미친듯이 그림그리는거;

주말도없고 쉬는날따위 없이 기계처럼 그려대죠.

화폭잡고 눈물흘리는경험 그때 하셨을 겁니다.

저 역시 재수시절 비너스 머리카락 갯수 세다가 울컥했습니다.

 

이만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제가 짬밥이 가장 낮은지라 선생님들의 식사주문을 책임져야 했는데요

한솥도시락을 드신다길래 주문을 받았습니다.

수석주임쌤부터 부주임쌤까지 말이죠.

하나씩 외우다가 부주임쌤께서

" 아 난 비둘기마요~!"

라고 하시더군요.

 

추운겨울의 바람을 뚫고간 한솥에서 주문을 그대로했는데

이런 젠장... 비둘기 마요라는건 없답니다.

제가 잘못들었을까.

다른 조류의 이름이 아니었을까하고

앵무새..? 갈매기..? 아..뭐지..

아주머니는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면서 주문을 요구하시는데...

 

"저기 아주머니. 비둘기마요가 정말 없어요? 그럼...아...무슨마요지?...

마요는 무조건 확실하니까 마요종류에 음식좀 불러주실수 있을까요?"

 

"음..치킨마요, 돈까스마요, 도련님마요 이렇게 세개밖에 없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세개가 맞나 모르겠습니다.)

 

전 엄청난 갈등을했습니다. 비둘기와, 조류와 가장 가까운 음식은 무엇인가.

 

"아주머니, 그럼 비둘기하고 가장 비슷한게 뭘까요...? 맛을 착각하셨다던지,

비둘기 육질이 너무 연해서 돈까스랑 착각하신건가..?"

 

아....미치겠네...이런거 전화해서 물어보면 이거하나 못외우는 어리버리한걸로

찍힐테고...이미 찍혔지만...

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지배할때 그냥 인기가 가장 좋은 치킨마요를 사고 왔습니다.

오자마자 저는 부주임쌤에게 바로 말씀드렸죠.

 

"선생님 비둘기마요가 없대서 치킨마요로 사왔는데 이거도 인기많대요~"

 

"너 가서 진짜 비둘기마요 달라고 그랬어??"

 

순간 제대로 놀림감이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한솥도시락의 치킨마요를 주문하신 거였는데 그것이 왜 비둘기 마요인가하면

한솥뒤에 산이하나 있거든요, 우스갯소리로 선생님들사이에서

저기 xx산에 비둘기 잡아다가 한거 아니냐라는 말이 나오고

그때부터 학원가 한솥의 치킨마요는 비둘기마요가 된것인데;;

한솥도시락을 조롱하는듯한 표현이라; 아주머니 많이 상처받으셨을텐데;

 

뜻을 아셨는지 모르셨는지

멍청한놈 일처리 하는데 말도안되는 주문에도 진지하게 고민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