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이야기 #2

탁시2010.04.29
조회287

두 번째 러시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러시아 친구들의 이야기를 해보죠.

러시아에 가게 된지 1년 뒤 부터는 알게 된 형하고 기숙사에서 동거를 시작 했습니다.

형의 국적은 대한민국 이고요.

오신지 4년 정도 되셔서 회화가 유창 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 형과 학우들인 러시아 친구들의 이야기 입니다.

러시아어로 남자를 무직이라는 애칭으로 표현 합니다.

지금부터 편의상 무직1, 무직2... 이런식으로 표현 할께요.

 

무직인텔리의 이야기 입니다.

그때는 컴퓨터가 486을 사용할 때인데 이 친구는 기계에 일찍 눈을 떠서

다른 가난한 생활을 유지하는 학생들보다는 그나마 풍족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까요?

우리가 친절한 외국인으로 생각되는 전형적인 모델 입니다.

아무튼 이 친구의 생일을 저희 기숙사 방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준비해온 음식들과 보드카, 맥주를 가지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생일이 시작되었죠.

 

음, 여기서 여담이 2가지가 있는데,

저희는 기숙사에 장판을 깔아서 양반다리를 하고 생활 했는데요.

러시아 사람들도 바닥 생활을 싫어하지는 않는것 같더군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가지고 온 음식중에 회 같은 것이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러시아에도 회를 먹는구나.' 하면서

"스시? 스시?"를 연발했던 기억이 납니다.

허옇고 약간 두툼하게 몇 조각이 가지런히 접시에 놓여 있던, 쿨럭...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돼지비계를 얼려논 것이라고 하더군요.

상당히 비렸습니다.

 

다시 생일로 돌아가서,

한 사람씩 기립하면서 생일의 축하 메세지로 건배 하며, 

술잔이 몇 바퀴 돌았습니다.

 

무직인텔리가 하필 여친과 헤어진 시기가 생일하고 겹쳤더군요.

생일의 즐거움과 시련의 아픔이 꼬였는지

갑자기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서 팔목을 그을려고 해서

말리느라 장정 3명이 덥쳤습니다.

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울고 불고...

외국인도 내국인하고 느끼는 감정은 별다르지 않는가 봅니다.

칼을 그은것은 그렇지만...

 

다음날 기숙사를 방문한 이 친구는

어제의 일을 잊은듯, 혹은 기억을 못하는듯

친절한 외국인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무직그루지아 와 무직철학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무직철학은 도스토옙스키와 체홉의 책을 상당히 좋아했던

공돌이 답지 않은 신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죠.

 

그루지아는 지금 러시아와 독립때문에 전쟁중 인가요?

무직그루지아는 훤칠한 키와 금발, 그리고 모델과 같은 외모를 가진

잡지에서나 보던 외국인 이었습니다.

그루지아 인들이 성격이 그런건지, 상당히 호전적 입니다.

 

사건은 무직인텔리의 생일 날 일어났죠.

유혈 낭자할때 이 두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덮쳤지요.

상황이 정리가 될 쯤

우리 셋은 담배를 피로 흡연실로 갔습니다.

저도 술이 좀 올라온 상태 였는지라,

안되는 말로 여러 말을 한거 같습니다.

그 중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저래도 친구라면 이해를 해야 한다."

이 말이 화근 이었는데요.

저한테 이유를 설명하라고 계속 다그치는 것입니다.

우선 말이 딸리는 관계로 내일 와라, 오면 내가 형한테 번역해달라 하겠다.

이런식으로 얼버무렸습니다.

 

아, 속쓰림...

잠에서 깨고 몇 분이 지나자

두 친구가 정말이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채로 기숙사에 방문 했더군요.

와서 저에게 어서 답변을 해달라 하는 그 눈망울...

저는 술 취해서 이야기 한건데, 설마 죽자고 덤비는건 아니겠지 하며

비겁하게 그들의 시선을 외면 했지요.

 

그후 그들은 저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형의 친구들 중에는 고려인이 한 명 있었는데요.

한국을 꼭 가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태권도도 열심히 했지요.

 

러시아의 태권도는 상당히 과격한거 같더군요.

항상 겨루기를 하면 얼굴에 상처를 달고 왔습니다.

 

제가 잠시 귀국하게 되었을때 이 친구는 저에게 태권도 복을 꼭 사다가 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그때 못사다 준게 정말 미안 합니다.

 

한국을 잊지 못해서 인지, 더 좋은 제안을 받았는지

나중에 독일 회사에서 LG로 취업을 했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몇 년전에 한국에 들어와서 살고 있지요.

 

이 친구들 모두

제가 해준 아주 매운 떡볶이를

맛있게 먹었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