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댄서였던 남친, 자신감이 너무 심합니다;;

KIM2010.04.30
조회36,661

어디 아는 사람한테 말을 할 수도 없고 ㅠ

익명성이라는 걸 빌려 답답한 마음 털어놓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5년 째 연애중입니다.

남자친구와 처음 사귀었을 때, 남자친구는 모 그룹 백댄서였구요.

춤을 정말 좋아하고 꿈이 뚜렷한 모습이 좋아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백댄서.였.다.는 과거형입니다.

어떤 그룹가수와 백댄서가 한 번 같이 활동을 시작하면,

은퇴하기 전까지 주욱 - 이라고 저는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새로운 백댄서들로 갈아치우기도 하고..... 뭐 그런건가봐요.

 

4년 전 쯤, 남자친구는 백댄서를 그만두었고,

이제는 댄스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학교 축제나 행사를 뛰는 것 같아요.

 

어쨌든 문제는, 남자친구가 자신감이 너무 과하다는 거에요;

 

어쩌다 TV에 자기가 백댄서였던 그룹이 나오면,

자기가 백댄서였다는 걸 굉장히 강조하고, 알아모시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싸이에도 그만둔지가 옛날인 백댄서 시절 사진들 잔뜩 올려놓고,

가요프로그램에서 모 그룹 뒤에서 춤추는 백댄서들이 가끔 화면에 잡히잖아요.

그 백댄서들 중 자기가 우연히 화면에 잡히면,

그 장면을 움짤로 만들어서 싸이에 따로 폴더까지 생성해서 쫘라락 올려놓습니다.

 

네, 그것까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순간이었을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옛날에 방송한 프로그램들 찾아다니며 자기 모습 잡아서 찍어놓고,

나에게 전화해서 싸이에 자기 백댄서 시절 사진 올렸으니까 와서 리플달라고 합니다;

친구나 동생, 형, 누나들에게도 그런 리플을 요구하는지,

'형 멋져요' '오빠 멋져요' 이런 형식적인 리플들이 달립니다.

그러면 남자친구는 저에게 그 리플들을 보여주며 "내가 이런 놈이다" 라고 뿌듯해하고;

 

어쩌다 싸우게 되면 자기가 아깝다는 식으로 말을 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 문제로 다투면, 꼭 자기 백댄서 시절 얘기를 끄집어내면서 -_-

자기는 공중파 인간이었다고 우쭐댑니다.

TV 보면서 요즘 아이돌들은 예전 백댄서들보다 못하다는 둥 욕들을 해대고,

자기가 해도 저거보단 낫겠다며 투덜거립니다.

 

솔직히 아무리 남자친구라지만 듣고 있기 싫었어요.

사실 예전에 남자친구와 함께 모 그룹에서 백댄서 활동을 했던 분들 중에서는,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데뷔하셨던 분도 한 분 계시고,

아직도 백댄서 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아요.

남자친구는 그런 현재진행형이 아닌 과거형이면서 너무 자만심에 쩔어있습니다.

 

예전에 백댄서 활동을 하고 있을 땐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춤에 대한 열정이 정말 멋져보였거든요.

그런데 백댄서 활동을 그만두면서 점점 이상해진 것 같아요.

 

얼마전부터는 데이트 비용도 지불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자기 연습실로 치킨이나 피자 같은 먹을 걸 사오라고 시키는 일도 많아졌구요.

오죽하면 자기 댄스동아리 멤버분들이 먹을 걸 사다주는 저에게 미안해할 정도로요.

한 두번이면 그러려니 하지만 최근에는 돈 쓰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원래는 더치페이 형식이었는데, 요즘은 그 더치 조차도 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배가 고파서 밥 먹으러 가자고 해 놓고도, 돈 하나도 안 써요.

처음에는 몇 번 그러려니 하며 제가 사주었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돈 쓸 생각을 안 하기에 한 번 슬쩍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장난스럽게 "내가 공중파 간지남이었잖아~ 그러니까 좀 쏴~"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꼭 자기 같은 남자 사귀면 좀 쏘는 게 당연하지 않냐는 듯이;

자신감이다 못해 자만심에 가득 찬 모습이 좀 싫어지더라구요.

 

6~7개월을 계속 이 상태니까 저도 이제 한계에 오는 것 같아요....

답은 이미 나와있는데, 제 머리는 이미 결정을 내렸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 하네요... 정이라는 게 뭔지.

 

답답합니다. 너무 답답해요...... 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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