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9 왕노총각입니다. 저는 지금 폐인입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미지의 감정에 저는 하루하루 시들어 갑니다. 한 여자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저는 이 집채만한 파도에 휩쓸려 다니고 있습니다. 새로 온 직장에서 그녀를 처음 봤을때부터 저는 난생 처음 알게된 이상한 격정에 표류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결혼 안한, 아니 못한 이유는 많은 분들이 눈이 높아서라고 합니다. 저도 웃으며 긍정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콩깍지가 씌인적이 없어서 입니다. 저는 굉장히 이기적이고 자기애가 강한 남자입니다. 친구들처럼 괜찮은 여자 만나 아이들도 낳고 알콩달콩 살아볼까 하는 생각도 안해본건 아닙니다. 그 동안 남들만큼 저도 몇 번의 연애도 해보았습니다. 살다보면 정으로 산다.. 의리때문에 산다.. 얼굴은 석달을 못간다.. 고들 합니다. 하지만, 제가 결혼을 못 한 이유는 가슴떨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순간의 두근거림이 남자의 호르몬에 의한 성욕에 의해서인지. 감정의 상실감에 상대 여자가 타이밍 좋게 비집고 들어온 것인지. 저는 그런것들을 따집니다. 굉장히 이기적이고 세속적입니다. 어쩔수없이 마음이 외로워서, 몸이 외로워서, 사귀던 여자들도 잇었습니다. 그러다가 괜찮은 여자 만나면 결혼하게 되는 운명이겟지 햇습니다. 근데 약 석달 전에 저는 한 여자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말 한번 제대로 나눠보지도 못하는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에 괴로워하고 미쳐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객관적으로 그리 예쁜얼굴도 아닙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못생겼다고 할수도 잇습니다. 여성적이거나 애교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이 세서 주위사람들과 자주 부딪히기도 합니다. 속의 생각이나 감정이 여과없이 겉으로 드러나는 타입이어서 구설수에 자주 오르기도 합니다. 말 하는걸 보면, 저와는 핀트가 잘 맞지 않는것도 같습니다. 못된 여자 같습니다. 하지만, 그 얼굴을 보고있으면 1분도 안되 세상 모든게 뿌얘지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됩니다. 그녀가 살인자라 해도 그 편이 되어서 인생의 종국을 향해 같이 가줄수 잇을것만 같습니다. 이런 콩깍지가 씌인것은 저에게는 너무나도 당황스럽습니다. 10대의 호르몬 작용도 아니요. 나이 서른 아홉에. 미모의 여자 탤런트가 코앞에 나와도, 겉으로는 열광해도 속으로는 이거저거 재면서 덤덤할것만 같은 나이와 인생 경험에.. 이런 감정은 너무나 낯설고 당황스럽습니다. 과연 그녀의 어떤 점이 나에게 어필햇는가를 세심하게 진단해 보았습니다. 지금 내가 감정적으로 신체적으로 어디가 얼마나 약해졌고, 마침 그녀가 그런 틈으로 비집고 들어오게 됬는가를 고민했습니다. 이런 홍역같은 열병이 얼마나 갈지도 고려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석 달을 넘게 혼자 고민하면서 날마다 직장에서 그녀를 스쳐 훔쳐보기만 했습니다. 정신과 상담도 받아보았습니다. 너무나 낯설고 감당할수 없는 감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렴풋이 그녀한테서 겉으로는 한없이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강직하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상처받고 혼자서 외로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면서, 다시 날마다 주먹을 꽉 쥐고 자기 발전을 위해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봅니다. 제 내면과 쌍둥이 입니다. 하지만 밖으로 표현되는 방식은 사교적이고 넉살좋으며 항상 웃는 낯인 저와는 상반됩니다. 이러한 "동일시"경향적인 정신과 상담도 들었지만, 이제는 원인을 진단하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두었습니다. 생물학적인 본능이든, 이성적인 감성적인 분석이든 어느것 하나 이러한 감정을 만족스럽게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감정은 너무 격렬하고 진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저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격류가 파도치는대로 끌려가기로 햇습니다. 그렇게 100일 정도 되는 시간을, 저는 말도 제대로 한 번 못붙여보고, 날마다 그녀와 가까운 자판기에서 애꿎은 커피만 수없이 뽑아 마시면서 곁눈질로 훔쳐보기만 하며 스스로를 심장파열에서 응급조치 하기만 했습니다. 그녀와 평생 손 한번 잡아볼수 없다고 해도 그녀곁에서 말만 들어줄수 있어도 그 행복감은 어느 여성을 선택해서 결혼을 하더라도 맛볼수 없는 행복이 될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녀만 생각하면 한없는 행복감에 젖으면서도 가슴이 아려오고 시인처럼 아름다운 찬사들이 단숨에 몇 시간이나 술술 나옵니다. 그렇게 남들은 한창 젊은 나이에 겪어볼 감정을 그냥 지 멋대로 이 여자 저 여자 가볍게 만나면서 짧게 지속되는 관계만 유지해오던 저에게 서른 아홉이 되어서야 찾아온 겁니다. 저는 그래서 스스로를 "거꾸로 연애를 하는 남자" 라고 진단내리기로 했습니다. 저는 가난한 의사입니다. 처음 그녀를 보고 석 달이 넘도록 혼자만의 가슴앓이만 한 이유는. 그녀가 한참 어립니다. 작은 도시의 밀폐된 직장에서 소문은 눈처럼 불어납니다. 어설프게 그녀한테 대쉬했다가 소문이라도 날라치면 혼기의 여자한테는 치명적이게 됩니다. 관심없는 척 다른 직원들한테 슬쩍 떠봤더니 같은 직장내의 다른 남자와 사귄답니다. 제가 분탕질 할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다 더 이상 참을수 없어 저와 친한 간호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퇴근후 자리를 마련한후 기회를 봐서 어설픈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알고보니 그녀와 사귄다는 직장내 남자는 연하인데 그냥 자기가 좋다고 대쉬한거고, 그녀는 그걸 거절했엇다고 합니다. 저는 나이도 많고 외모도 봐줄만한게 못됩니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며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탓에 여자들을 어려워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녀한테는 너무나 마음이 떨려서 3년 과부처럼 격정적으로 어설프고 당황스럽게 고백하고, 몇 번의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예의바른 만큼 신중하고 냉담했습니다. 남자의 세상 다 줄것 같은 고백은 일단 경계하고 허풍이라고 생각하는 여자엿습니다. 사랑은 서로를 알아가면서 오랜시간 서서히 달아오르는 뚝배기처럼 이루어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여자엿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짝 저한테 냉담해지는 그녀의 속마음을 눈치채고 제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것이 너무나 슬프고 다급해졌습니다. 그래서, 약속도 없이 다급하게 밤중에 집앞에 가서 불러내기도 하고, 잠을 설치고 그 다음날 새벽부터 집앞에 가서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녀한테는 그런 제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웠는지 냉담하게 대답도 없이 침묵하다가 결국 만난지 며칠 되지도 않아. 자기와는 안 맞는것 같다며, 부담스럽다며, 그냥 편한 직장동료로만 지내자고 통보해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세상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격통에 빠졌습니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너무너무 챙피하게도 혼자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뜬 눈으로 고민하고 몸부림치다가, 다시 직장동료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간을 두고 그녀한테 접근하기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낮에는 철저히 서로 관심없는 척 그냥 직장동료로서 사무적인 일이외에는 대화도 없이 지내고, 틈틈이 이것 저것 이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주로 제가 이메일을 보내는 편이었고, 그녀는 뒤늦게서야 그걸 확인하고 형식적인 답장을 보내는 편이었습니다. 낮에는 벽 몇 칸 너머에 그녀가 앉아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견딜수 잇었지만, 퇴근후에는 정말 한없이 힘들었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수없는 이메일을 적었다 취소하곤 햇습니다. 아무한테도 말할수없는 혼자만의 사랑에 그 심정을 혼자서 적어놓기도 햇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의 직무 특성상 그녀와 제가 사적으로라도 같이 잠깐이라도 맘놓고 얘기할수 잇는 시간도 공간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에게 더 이상 현실에서 가까워질수도, 친해질 기회도 없는 상태에서 이미 그녀에게 실망스런 남자로 한번 낙인찍힌 경력이 있는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천성이 어린아이 같고 소탈한지라, 저는 다른 원장들과는 달리 병원에 모든 사람들과 금방 친해졌습니다. 청소하시는 아줌마 직원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환자, 간호사 식구들, 다른 직원들까지도 동성 이성을 떠나서 살갑게 친해지고, 가끔은 걸진 농담도 주고받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한테만은 그러지 못하고, 아직도 존댓말을 씁니다. 그녀는 저에게 고슴도치 입니다. 저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생물" 이지만 일정 거리 이상 가까이 갈수가 없습니다. 한 번 눈밖에 난 저는 다시 그녀에게 과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죽지 않기 위해 소극적인 방법으로 그녀를 위해줄수 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그녀가 단호하고 호불호가 극명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기에 누구 말처럼 열번찍는 식으로 행동하면 철저히 눈밖에 날까봐 두려웠습니다. 가까운 연인은 못되더라도, 싫은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만은 싫었습니다. 항상 흰 남방에 가운만 걸치지 말고, 색깔잇는 남방에 가디건이라도 걸치면 좀 더 젊어보이고 좋을것 같다는 지나치는 그녀의 말에 난생 처음으로 가디건을 사서 봄철 내내 입고 다녔습니다. 혼자서 4시간을 넘게 쇼핑하다가 겨우 문구류 하나를 들고 나와서 그녀 책상에 놓으면 좋을것 같애서, 그냥 우연히 하나 들어온건데 필요하면 가지라는 식으로 건네주기도 햇습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DVD로 구워서 원래 친한 친구들한테 이렇게 잘 돌린다고 하면서 그녀한테 주기도 햇습니다. 대도시에만 있는 유명한 도넛츠 가게에서 도너츠를 잔뜩 사온후 그녀의 옆자리 직원을 불러, 나 아닌 다른 원장이 사온거니 나눠주라고 시켜서 그녀한테 전달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냥 맛있다고 좋아하면서 먹는 소리가 들리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치아 교정으로 밥을 제대로 못먹고 점심을 거르는게 너무 안쓰러워서. 저녁내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빵집에서 빵을 한보따리 사온후 어느걸 좋아할까 한참을 고민하다 하나를 골라내서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해서 아직 다른 직원들도 출근하기 전에 남의 눈을 피해서 몰래 그녀의 책상에 놓아두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녀에게 친 엄마처럼 친한 아줌마 직원 한분이 있는데 그 분이 눈치가 워낙 빠른지라, 제가 티도 안내고 입 한번 뻥긋한 적도 없었는데 그녀를 짝사랑하고 잇었다는걸 알고 잇엇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기도 전에 미리 그녀한테 "X원장이 너 좋아하는거 같은데 한번 만나봐라. 내가 겪어보니깐 사람 참 괜찮더라." 라고 말해준적이 잇다고 합니다. 전 그것도 모르고 혼자 그렇게 고민하다가 여자의 심리에 대해 알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상담할 만하다고 생각한 그 직원분을 불러내어서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마치 내가 아는 친한 친구의 고민인냥, 둘러 말하면서 이런 경우에 빠진 친구가 있는데 이럴때 여자심리는 어떻고 남자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라고 말하다가 그만 떠오른 그녀의 생각에 시내 한복판 젊은 여자들이 가득한 커피숍에서 낯뜨겁게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나를 몇 번 만나지는 않았지만, "자기하곤 안 맞는것 같다.. 그리고 부담스럽다" 라고 얘기햇다고 합니다. 날마다 괴로움과 상실감에 떡이되어 잠들다가 아침이면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출근하는 일상을 꾸준히 인내하면서 반복하다가. 드디어 며칠 전 어린이날 휴일을 맞아, 저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둘이 만날수 있는 개인적인 시간을 가져볼량으로 계획을 세우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 전화해 보았습니다. 벨이 울린지 한참만에야 전화를 받은 그녀는 친구와 함께 가까운 도시로 영화를 보러 가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본론을 꺼내기도 전에 ".....오늘 많이 피곤하네요..." 하고 싸늘하게 말했습니다. 저는 황급히 애써 태연한척 웃으면서 오늘 하루 잼있게 잘 보내시라고 하고는 끊었습니다. 그리고 또 화창한 휴일을 혼자서 괴로워하면서 우울하게 보냈습니다. 자기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계속 찝적대면 어떤 심정일까요. 남자들은 자신감과 허세에. 열번찍어서 안넘어오는 나무 없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마치 삼국시대의 "고결한 무사" 같은 그녀한테 그런식으로 괴롭히다가 마음도 얻지 못하고 안좋은 추억으로 남게 될까 하는 두려움은 상상만해도 너무 겁이 납니다. 그리고 엊그제 메일을 확인해보니 그녀한테서 먼저 이메일이 두통 와있었습니다. 영화보러 갔는데 요즘 치아때문에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인지 어지럽고 토하고, 잔뜩 고생하다가 급체해서 집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날 나한테 하려고 했던 얘기가 뭐였냐고 넌지시 신경써서 물어봐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한통은 그녀답지 않게 일상의 시시콜콜한 얘기를 먼저 써보내온 거였습니다. 당장이라도 어디가 얼마나 아펐는지 지금은 어떤지. 아니 나도 일상의 시시콜콜한 안부를 키득대면서 적어서 답장을 보내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그녀가 생각보다 모질지 못하고, 남을 신경쓰는 타입인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동정심에 곁대서 또 한심한 짓을 하면서 그녀를 괴롭히는 입장이 되기는 싫었습니다. 비록 그녀에 대한 마음은 정리하지 못할지라 해도. 내 자신이 괴롭다고 징징대는 짓은 이제 그만하고 그녀에게 부담을 주기가 싫습니다. 어젯밤에는 처음으로 그녀한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자기 일에 충실하고 맡은일은 남보다 똑소리나게 해놔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는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활달한 성격과 눈에 띄는 외모인데도 집과 직장만 왔다갔다 합니다. 그 시간에도 집에 가서 요즘 준비하는 자격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면서 잘 모르는 "의학영어"에 대해 물어보는 전화였습니다. 저는 최대한 사무적으로 아는만큼 열심히 설명해주고, 정중하게 통화를 마쳤습니다. 뒤이어 문자가 날라왔습니다. '생각해보니 내일 직장에가서 사전을 보면 되는데 당장 궁금해서 주위에 알만한 사람이 누굴까 해서 전화를 걸었는데. 실례가 된거 같애서 미안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에서 소용돌이 쳤지만, 그냥 밖에 나가 한바퀴 뛰고 억지로 잠들었습니다. 자존심이 센 여자입니다. 스스로를 자신은 남자라고 표현하는 여자입니다. 훤칠한 외모와 눈에 띄는 목소리로 주변 남자들의 이목을 받지만, 애교가 없는 여자입니다. 스스로 약한 모습을 보여서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시키는 것보다는 스스로 억지로 강한 모습을 보여서 주위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방어하려 하는 여자입니다. 그래놓고 뒤돌아서서 세심하게 잔 신경을 쓰기도 하는 여자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녀도 현실적인 방황을 할 것 같습니다. 이미 결혼적령기를 넘어서고 잇으며 결혼에 대한 압박도 받습니다. 작은 도시에서, 반복적인 일상에서 주위에 맘에 차는 남자는 없는듯 합니다. 그러나 여우같지는 못합니다. 제가 노력하면 저에 대해 재고해 볼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그녀의 반응은 너무 저를 아프게 합니다. 무엇보다 이런식으로 지지부진한 관계에서 하루하루는 저한테는 너무나 큰 고문입니다. 이틀동안 하루종일 그녀를 외면했습,니다. 일부러 얼굴을 안마주칠려고, 커피도 방안에서 타다 마셨습니다. 확실히 가슴이 덜 아팠습니다. 내가 얼마나 그녀를 좋아하는지 그녀는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그녀때문에 맘 아파했는지 그녀는 상상도 못할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저에게는 "고슴도치" 입니다. 그녀에게 다가가 손등으로 그녀의 뺨만 한 번 어루만질수 잇어도 지금까지의 괴로움은 다 보상받고도 차고 넘칠겁니다. 하지만, 그녀가 내심 저를 싫어한다면, 또 더 싫어하게 된다면 그것만은 견딜수 없습니다. 친구의 적극적인 조언으로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제까지는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인연만을 생각하고, 선도 별로 보지 않았는데 이제는 먼저 적극적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생각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사람으로 생긴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해야 한다고, 퇴근 후 덩그러니 혼자있게 되는 시간은 이렇게 항상 1분 1초 그녀생각에 가슴이 아려오는데 이제는 제 자신이 못견딜것 같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소개해준 만남 사이트에 프로필도 만들어서 올리고. 데이트 신청도 해놓고, 그 동안 친구들이 작정해 놓은 소개팅들. 미뤄놓은 소개팅들도 다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퇴근하기전 친구가 메신져로 접해오더니. "얼마전 니 맘속에 누가 잇어서 아무도 만날수 없다고 하던 그여자하고는 어떻게 됬냐? 고 킥킥댑니다. 그냥 아무 관계도 아니고 진전도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가 자기 처제를 만나보라고 합니다. 너니까 내가 믿고 소개해주는 거다 라고 선심씁니다. 나이도 한참 어리고 사진을 받아보니 정말 눈이 확 뜨일만한 미인입니다. 근데 그 사진을 받아보고는 그냥 또 그녀 생각이 불현듯 나면서 눈앞이 뜨겁게 흐려집니다. 집에 못 들어가고 배회하다가 피씨방에 왓다가 이렇게 끄적여 봅니다.
작가글
저는 39 왕노총각입니다.
저는 지금 폐인입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미지의 감정에 저는 하루하루 시들어 갑니다.
한 여자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저는 이 집채만한 파도에 휩쓸려 다니고 있습니다.
새로 온 직장에서 그녀를 처음 봤을때부터 저는 난생 처음 알게된 이상한 격정에 표류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결혼 안한, 아니 못한 이유는 많은 분들이 눈이 높아서라고 합니다.
저도 웃으며 긍정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콩깍지가 씌인적이 없어서 입니다.
저는 굉장히 이기적이고 자기애가 강한 남자입니다.
친구들처럼 괜찮은 여자 만나 아이들도 낳고 알콩달콩 살아볼까 하는 생각도 안해본건 아닙니다.
그 동안 남들만큼 저도 몇 번의 연애도 해보았습니다.
살다보면 정으로 산다.. 의리때문에 산다.. 얼굴은 석달을 못간다.. 고들 합니다.
하지만, 제가 결혼을 못 한 이유는 가슴떨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순간의 두근거림이 남자의 호르몬에 의한 성욕에 의해서인지.
감정의 상실감에 상대 여자가 타이밍 좋게
비집고 들어온 것인지. 저는 그런것들을 따집니다.
굉장히 이기적이고 세속적입니다.
어쩔수없이 마음이 외로워서, 몸이 외로워서,
사귀던 여자들도 잇었습니다. 그러다가 괜찮은 여자 만나면 결혼하게 되는 운명이겟지 햇습니다.
근데 약 석달 전에 저는 한 여자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말 한번 제대로 나눠보지도 못하는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에 괴로워하고 미쳐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객관적으로 그리 예쁜얼굴도 아닙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못생겼다고 할수도 잇습니다.
여성적이거나 애교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이 세서 주위사람들과 자주 부딪히기도 합니다.
속의 생각이나 감정이 여과없이 겉으로 드러나는 타입이어서 구설수에 자주 오르기도 합니다.
말 하는걸 보면, 저와는 핀트가 잘 맞지 않는것도 같습니다.
못된 여자 같습니다.
하지만, 그 얼굴을 보고있으면 1분도 안되 세상 모든게 뿌얘지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됩니다.
그녀가 살인자라 해도 그 편이 되어서 인생의 종국을 향해 같이 가줄수 잇을것만 같습니다.
이런 콩깍지가 씌인것은 저에게는 너무나도 당황스럽습니다.
10대의 호르몬 작용도 아니요.
나이 서른 아홉에. 미모의 여자 탤런트가 코앞에 나와도, 겉으로는 열광해도 속으로는
이거저거 재면서 덤덤할것만 같은 나이와 인생 경험에..
이런 감정은 너무나 낯설고 당황스럽습니다.
과연 그녀의 어떤 점이 나에게 어필햇는가를 세심하게 진단해 보았습니다.
지금 내가 감정적으로 신체적으로 어디가 얼마나 약해졌고,
마침 그녀가 그런 틈으로 비집고 들어오게 됬는가를 고민했습니다.
이런 홍역같은 열병이 얼마나 갈지도 고려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석 달을 넘게 혼자 고민하면서 날마다 직장에서 그녀를 스쳐 훔쳐보기만 했습니다.
정신과 상담도 받아보았습니다.
너무나 낯설고 감당할수 없는 감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렴풋이 그녀한테서
겉으로는 한없이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강직하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상처받고 혼자서 외로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면서, 다시 날마다 주먹을 꽉 쥐고 자기 발전을 위해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봅니다.
제 내면과 쌍둥이 입니다.
하지만 밖으로 표현되는 방식은 사교적이고 넉살좋으며 항상 웃는 낯인 저와는 상반됩니다.
이러한 "동일시"경향적인 정신과 상담도 들었지만,
이제는 원인을 진단하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두었습니다.
생물학적인 본능이든, 이성적인 감성적인 분석이든 어느것 하나 이러한 감정을 만족스럽게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감정은 너무 격렬하고 진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저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격류가 파도치는대로 끌려가기로 햇습니다.
그렇게 100일 정도 되는 시간을,
저는 말도 제대로 한 번 못붙여보고, 날마다 그녀와 가까운 자판기에서 애꿎은 커피만 수없이
뽑아 마시면서 곁눈질로 훔쳐보기만 하며 스스로를 심장파열에서 응급조치 하기만 했습니다.
그녀와 평생 손 한번 잡아볼수 없다고 해도 그녀곁에서 말만 들어줄수 있어도
그 행복감은 어느 여성을 선택해서 결혼을 하더라도 맛볼수 없는 행복이 될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녀만 생각하면 한없는 행복감에 젖으면서도 가슴이 아려오고
시인처럼 아름다운 찬사들이 단숨에 몇 시간이나 술술 나옵니다.
그렇게
남들은 한창 젊은 나이에 겪어볼 감정을
그냥 지 멋대로 이 여자 저 여자 가볍게 만나면서 짧게 지속되는 관계만 유지해오던 저에게
서른 아홉이 되어서야 찾아온 겁니다.
저는 그래서 스스로를 "거꾸로 연애를 하는 남자" 라고 진단내리기로 했습니다.
저는 가난한 의사입니다.
처음 그녀를 보고 석 달이 넘도록 혼자만의 가슴앓이만 한 이유는.
그녀가 한참 어립니다.
작은 도시의 밀폐된 직장에서 소문은 눈처럼 불어납니다.
어설프게 그녀한테 대쉬했다가 소문이라도 날라치면 혼기의 여자한테는 치명적이게 됩니다.
관심없는 척 다른 직원들한테 슬쩍 떠봤더니 같은 직장내의 다른 남자와 사귄답니다.
제가 분탕질 할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다 더 이상 참을수 없어 저와 친한 간호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퇴근후 자리를 마련한후 기회를 봐서 어설픈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알고보니 그녀와 사귄다는 직장내 남자는 연하인데 그냥 자기가 좋다고 대쉬한거고,
그녀는 그걸 거절했엇다고 합니다.
저는 나이도 많고 외모도 봐줄만한게 못됩니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활동적이고 사교적이며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탓에
여자들을 어려워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녀한테는 너무나 마음이 떨려서
3년 과부처럼 격정적으로 어설프고 당황스럽게 고백하고, 몇 번의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예의바른 만큼 신중하고 냉담했습니다.
남자의 세상 다 줄것 같은 고백은 일단 경계하고 허풍이라고 생각하는 여자엿습니다.
사랑은 서로를 알아가면서 오랜시간 서서히 달아오르는 뚝배기처럼 이루어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여자엿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짝 저한테 냉담해지는 그녀의 속마음을 눈치채고
제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것이 너무나 슬프고 다급해졌습니다.
그래서, 약속도 없이 다급하게 밤중에 집앞에 가서 불러내기도 하고,
잠을 설치고 그 다음날 새벽부터 집앞에 가서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녀한테는 그런 제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웠는지 냉담하게 대답도 없이 침묵하다가
결국 만난지 며칠 되지도 않아.
자기와는 안 맞는것 같다며, 부담스럽다며, 그냥 편한 직장동료로만 지내자고 통보해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세상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격통에 빠졌습니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너무너무 챙피하게도 혼자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뜬 눈으로 고민하고 몸부림치다가,
다시 직장동료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간을 두고 그녀한테 접근하기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낮에는 철저히 서로 관심없는 척 그냥 직장동료로서 사무적인 일이외에는 대화도 없이
지내고, 틈틈이 이것 저것 이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주로 제가 이메일을 보내는 편이었고, 그녀는 뒤늦게서야 그걸 확인하고 형식적인 답장을 보내는 편이었습니다.
낮에는 벽 몇 칸 너머에 그녀가 앉아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견딜수 잇었지만,
퇴근후에는 정말 한없이 힘들었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수없는 이메일을 적었다 취소하곤 햇습니다.
아무한테도 말할수없는 혼자만의 사랑에 그 심정을 혼자서 적어놓기도 햇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의 직무 특성상 그녀와 제가 사적으로라도 같이 잠깐이라도 맘놓고 얘기할수 잇는 시간도 공간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에게 더 이상 현실에서 가까워질수도, 친해질 기회도 없는 상태에서
이미 그녀에게 실망스런 남자로 한번 낙인찍힌 경력이 있는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천성이 어린아이 같고 소탈한지라, 저는 다른 원장들과는 달리
병원에 모든 사람들과 금방 친해졌습니다. 청소하시는 아줌마 직원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환자,
간호사 식구들, 다른 직원들까지도 동성 이성을 떠나서 살갑게 친해지고, 가끔은 걸진 농담도 주고받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한테만은 그러지 못하고, 아직도 존댓말을 씁니다.
그녀는 저에게 고슴도치 입니다.
저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생물" 이지만 일정 거리 이상 가까이 갈수가 없습니다.
한 번 눈밖에 난 저는 다시 그녀에게 과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죽지 않기 위해 소극적인 방법으로 그녀를 위해줄수 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그녀가 단호하고 호불호가 극명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기에
누구 말처럼 열번찍는 식으로 행동하면 철저히 눈밖에 날까봐 두려웠습니다.
가까운 연인은 못되더라도, 싫은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만은 싫었습니다.
항상 흰 남방에 가운만 걸치지 말고, 색깔잇는 남방에 가디건이라도 걸치면 좀 더 젊어보이고
좋을것 같다는 지나치는 그녀의 말에
난생 처음으로 가디건을 사서 봄철 내내 입고 다녔습니다.
혼자서 4시간을 넘게 쇼핑하다가 겨우 문구류 하나를 들고 나와서
그녀 책상에 놓으면 좋을것 같애서,
그냥 우연히 하나 들어온건데 필요하면 가지라는 식으로 건네주기도 햇습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DVD로 구워서
원래 친한 친구들한테 이렇게 잘 돌린다고 하면서 그녀한테 주기도 햇습니다.
대도시에만 있는 유명한 도넛츠 가게에서 도너츠를 잔뜩 사온후
그녀의 옆자리 직원을 불러, 나 아닌 다른 원장이 사온거니 나눠주라고 시켜서
그녀한테 전달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냥 맛있다고 좋아하면서 먹는 소리가 들리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치아 교정으로 밥을 제대로 못먹고 점심을 거르는게 너무 안쓰러워서.
저녁내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빵집에서 빵을 한보따리 사온후
어느걸 좋아할까 한참을 고민하다 하나를 골라내서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해서 아직 다른 직원들도 출근하기 전에 남의 눈을 피해서
몰래 그녀의 책상에 놓아두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녀에게 친 엄마처럼 친한 아줌마 직원 한분이 있는데
그 분이 눈치가 워낙 빠른지라, 제가 티도 안내고 입 한번 뻥긋한 적도 없었는데
그녀를 짝사랑하고 잇었다는걸 알고 잇엇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기도 전에 미리 그녀한테
"X원장이 너 좋아하는거 같은데 한번 만나봐라. 내가 겪어보니깐 사람 참 괜찮더라."
라고 말해준적이 잇다고 합니다.
전 그것도 모르고 혼자 그렇게 고민하다가 여자의 심리에 대해 알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상담할 만하다고 생각한 그 직원분을 불러내어서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마치 내가 아는 친한 친구의 고민인냥, 둘러 말하면서
이런 경우에 빠진 친구가 있는데 이럴때 여자심리는 어떻고 남자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라고 말하다가 그만 떠오른 그녀의 생각에
시내 한복판 젊은 여자들이 가득한 커피숍에서 낯뜨겁게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나를 몇 번 만나지는 않았지만,
"자기하곤 안 맞는것 같다.. 그리고 부담스럽다" 라고 얘기햇다고 합니다.
날마다 괴로움과 상실감에 떡이되어 잠들다가
아침이면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출근하는 일상을
꾸준히 인내하면서 반복하다가.
드디어 며칠 전 어린이날 휴일을 맞아,
저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둘이 만날수 있는 개인적인 시간을 가져볼량으로
계획을 세우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 전화해 보았습니다.
벨이 울린지 한참만에야 전화를 받은 그녀는
친구와 함께 가까운 도시로 영화를 보러 가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본론을 꺼내기도 전에 ".....오늘 많이 피곤하네요..." 하고 싸늘하게 말했습니다.
저는 황급히 애써 태연한척 웃으면서 오늘 하루 잼있게 잘 보내시라고 하고는 끊었습니다.
그리고 또 화창한 휴일을 혼자서 괴로워하면서 우울하게 보냈습니다.
자기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계속 찝적대면 어떤 심정일까요.
남자들은 자신감과 허세에. 열번찍어서 안넘어오는 나무 없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마치 삼국시대의 "고결한 무사" 같은 그녀한테
그런식으로 괴롭히다가 마음도 얻지 못하고 안좋은 추억으로 남게 될까 하는
두려움은 상상만해도 너무 겁이 납니다.
그리고 엊그제 메일을 확인해보니 그녀한테서 먼저 이메일이 두통 와있었습니다.
영화보러 갔는데 요즘 치아때문에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인지
어지럽고 토하고, 잔뜩 고생하다가 급체해서 집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날 나한테 하려고 했던 얘기가 뭐였냐고 넌지시 신경써서 물어봐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한통은 그녀답지 않게 일상의 시시콜콜한 얘기를 먼저 써보내온 거였습니다.
당장이라도 어디가 얼마나 아펐는지 지금은 어떤지. 아니 나도 일상의 시시콜콜한 안부를 키득대면서 적어서 답장을 보내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그녀가 생각보다 모질지 못하고, 남을 신경쓰는 타입인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동정심에 곁대서 또 한심한 짓을 하면서 그녀를 괴롭히는 입장이 되기는 싫었습니다.
비록 그녀에 대한 마음은 정리하지 못할지라 해도.
내 자신이 괴롭다고 징징대는 짓은 이제 그만하고 그녀에게 부담을 주기가 싫습니다.
어젯밤에는 처음으로 그녀한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자기 일에 충실하고 맡은일은 남보다 똑소리나게 해놔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는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활달한 성격과 눈에 띄는 외모인데도
집과 직장만 왔다갔다 합니다.
그 시간에도 집에 가서 요즘 준비하는 자격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면서 잘 모르는 "의학영어"에 대해 물어보는 전화였습니다.
저는 최대한 사무적으로 아는만큼 열심히 설명해주고, 정중하게 통화를 마쳤습니다.
뒤이어 문자가 날라왔습니다.
'생각해보니 내일 직장에가서 사전을 보면 되는데 당장 궁금해서 주위에 알만한 사람이 누굴까 해서 전화를 걸었는데. 실례가 된거 같애서 미안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에서 소용돌이 쳤지만, 그냥 밖에 나가 한바퀴 뛰고 억지로 잠들었습니다.
자존심이 센 여자입니다.
스스로를 자신은 남자라고 표현하는 여자입니다.
훤칠한 외모와 눈에 띄는 목소리로 주변 남자들의 이목을 받지만,
애교가 없는 여자입니다.
스스로 약한 모습을 보여서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시키는 것보다는
스스로 억지로 강한 모습을 보여서 주위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방어하려 하는 여자입니다.
그래놓고 뒤돌아서서 세심하게 잔 신경을 쓰기도 하는 여자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녀도 현실적인 방황을 할 것 같습니다.
이미 결혼적령기를 넘어서고 잇으며 결혼에 대한 압박도 받습니다.
작은 도시에서, 반복적인 일상에서 주위에 맘에 차는 남자는 없는듯 합니다.
그러나 여우같지는 못합니다.
제가 노력하면 저에 대해 재고해 볼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그녀의 반응은 너무 저를 아프게 합니다.
무엇보다 이런식으로 지지부진한 관계에서 하루하루는 저한테는 너무나 큰 고문입니다.
이틀동안 하루종일 그녀를 외면했습,니다.
일부러 얼굴을 안마주칠려고, 커피도 방안에서 타다 마셨습니다.
확실히 가슴이 덜 아팠습니다.
내가 얼마나 그녀를 좋아하는지 그녀는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그녀때문에 맘 아파했는지 그녀는 상상도 못할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저에게는 "고슴도치" 입니다.
그녀에게 다가가 손등으로 그녀의 뺨만 한 번 어루만질수 잇어도
지금까지의 괴로움은 다 보상받고도 차고 넘칠겁니다.
하지만, 그녀가 내심 저를 싫어한다면, 또 더 싫어하게 된다면 그것만은 견딜수 없습니다.
친구의 적극적인 조언으로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제까지는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인연만을 생각하고, 선도 별로 보지 않았는데
이제는 먼저 적극적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생각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사람으로 생긴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해야 한다고,
퇴근 후 덩그러니 혼자있게 되는 시간은 이렇게 항상 1분 1초 그녀생각에 가슴이 아려오는데
이제는 제 자신이 못견딜것 같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소개해준 만남 사이트에 프로필도 만들어서 올리고. 데이트 신청도 해놓고,
그 동안 친구들이 작정해 놓은 소개팅들. 미뤄놓은 소개팅들도 다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퇴근하기전 친구가 메신져로 접해오더니.
"얼마전 니 맘속에 누가 잇어서 아무도 만날수 없다고 하던 그여자하고는 어떻게 됬냐?
고 킥킥댑니다.
그냥 아무 관계도 아니고 진전도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가 자기 처제를 만나보라고 합니다.
너니까 내가 믿고 소개해주는 거다 라고 선심씁니다.
나이도 한참 어리고 사진을 받아보니 정말 눈이 확 뜨일만한 미인입니다.
근데 그 사진을 받아보고는 그냥 또 그녀 생각이 불현듯 나면서
눈앞이 뜨겁게 흐려집니다.
집에 못 들어가고 배회하다가 피씨방에 왓다가 이렇게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