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순정만화 페러디

뉘크넴2010.05.09
조회344

안녕하세요. 하늘도 얕고 말도 다이어트 한다는 이 봄. 봄타는 분들 많으시죠?

 

전 올해 이봄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아.. 때론 너무나 불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요...........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며 살고 있지요.

 

말한마디로 저를 이렇게 만드는.. 아이가 올 봄에 저를 다시 찾아주었답니다.

네.. 이 이야기의 주인공, 5년전 저희 PC방 알바생입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메신저 대화를 시작합니다. 일하느라 바빠 10분씩 한줄씩

대꾸해주는 녀석이지만.. 그래도 저는 오직 대화에만 집중합니다.

 

오늘은 간만에 친한 동생녀석의 권유로 게임을 하나 시작해봅니다.

헐............ 큰일났습니다. 알텝의 오묘한 버그로 인해 방송사고가 터졌어요.

 

 

 후........ 덕분에 pc방 사장의 명예를 더럽힙니다.. 10렙찍기전에 죽다니..

그래도 순발력을 발휘해..  밥대신 물약먹은 비밀은 지켜냈습니다.. 훗...

 

전.. 나이에 걸맞게 이런 게시판에 문외한이지만.. 녀석은 여길 제집 드나들듯

하는것 같습니다. 말은 안했지만.. 메신저 대꾸를 늦게 해주는 이유가 딱히

일때문은 아닌듯 합니다..

 

처음엔 아주 재밌는 대박글을 완성해 기쁘게 해주겠노라고, 호언장담했으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다른 글에 달린 리플들을 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이 아이에 대해 잘모르는 사람의 잘못된 평가로 마음다치는 일이 절대 없었

으면 하는 바램으로.. 차분하게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적기로 했습니다.

 

 

 

5년전 저는 pc방 업주였고, 그때 이 아이를 알게되었습니다.

 

당시 전 28세. 아이는 18세.. 원래 알바하던 여학생의 친구였는데..

친구랍시고 놀러와서. 깐족대던 시간이 알바생 일하는 시간보다 길었습니다.

당돌하죠....  일하던 학생이 그만두면서 친구인 깐족이가.. 대신하게 됩니다.

 

 

 저는 착실한 대한민국 청년이었기에 그냥 귀여운 막내동생처럼

이뻐했답니다. 사복입고 가끔 올때.. 조금 빤히 몇번 본것 말고는.. 정말..

믿어주십시오.. 정말 당시엔 올바른 청년이었습니다.

 

이 도도한 깐족이는 알바태도 또한 성실햇습니다.

 

 

 

마지막 남자의 표정에.. 주목해주십시오.

 

뭐.. 이런식으로요..

 

아. 제가 잠시 유지태로 빙의한것은 진심 사과드립니다.

 

친구처럼 재밌게 지냈다는 것을 표현한것이지... 정말 자기 가게처럼..

제가 사정이 있거나 힘들때마다 항상 시간내서 도와주던 아이입니다.

아이도 또래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하이퀄륏티한 저의 개그와 인생 뭐..

까짓꺼 별거있냐는 무념무상 인생관.. 어른이란 자상함이 좋았나봅니다.

 

저는 깐족이의 당돌함과 솔직함이 너무 예뻐보이고 좋았구요. 그래서..

 

곧 깐족이가 아끼는 친구 베스트파이브에 당선됩니다.

 

(어이없게도.. 어느날 밤 속상한일이 있었던지 전화가 오더니..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습니다. 사장님은.. 제 소중한 친구 다섯손가락안에 드셨으니

영광인줄 알라구요......... 그래서 베프가 되었지요.)

 

베프답게 학교 <-> PC방 상호간의 문자교류도 이루어집니다. 전 당시에..

민증 앞자리가 7X 로 시작하는 사람답게..  문자가 번거롭고 익숙치 않아 문자가

날라오면 일단 통화버튼으로 응수하던게 편하던 사람였죠.  학교에서 몰래

문자하는 아이에게 통화버튼으로 응수해서 벨이 터져 곤혹스러웠던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문자보내기를 맹연습합니다.

 

 

  

베프를 위해 이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 녀석의 알바생활은 당돌 그 자체였습니다.

 

당돌 story. 1

 

비가 많이.. 내려오던 날입니다. 마침 같이 퇴근하게 되었는데 우산이

한개뿐이라 제가 버스정류장까지 동행합니다...

 

깐족이는 제게 우선을 건넵니다..

 

 

 

홀랑 젖어.. 집에 가자마자.. 기마자세를 하고 옷을 쥐어 짰답니다..

 

 

당돌 story. 2

 

나란히 앉아 가게를 보던중입니다.. 녀석은 책을 보고 있구요..

전 손님들어오는 문 좀 열리라고 열려라참깨 놀이를 하고 있었구요..

그런데 갑자기.. 무릎이.. 나 혼자만의 무게가 아닌 느낌이 저며옵니다.

 

알바님께서 다리를 척하니.. 제 무릎에 올려놓으시더니..

책에서 눈도 안뗀채 말씀하십니다.

 

" 아무한테나 안올리니까, 영광인줄 아세요. "

 

헐.............

 

제가 절대 가만있을 사람이 아니죠.

 

" 그럼...책 다볼때 까지만이다... "

 

이렇게..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지금도 비가 오면 무릎이 시린 이유는.. 이 사건과 관계 있는것 같습니다..

 

 

당돌 story. 3

 

자기 말로는 항상 쿨하다고 주장하는데.. 알고보면 샘이 아주 많습니다.  

전.. 가끔 알바하는 여학생들이 늦게 퇴근하게 되면 잘 들어갔나 확인 문자를

보내곤 했습니다.. 

 

 

 

아래 사진의 김연희가 지은 저 표정..

 

몇 일전 깐족이가 제게..

"어디 한번 그래보세요.. 저도 똑~!같이 할테니까요.. "

라고 말할때와 똑같은 표정이군요.. 사진 찾다 깜짝 놀랬네요.

 

당돌 story. 4

 

그 당돌함에 걸맞게 깐족이는 어려운 고백도 서슴치 않습니다..

 

 

 

혀..............형부...........

 

뭐.. 괜찮습니다. 전 낙관적이라.. "녀석.. 남주긴 죽어도 싫다.. 이거군.."

이렇게 해석해버립니다.

 

당돌 story. 5

 

우린 매일.. 싸웁니다. 누가 더 웃기게 생겼는지 구석구석 찾아내서 놀려야

잠이 옵니다. 전 깐족이를 '외계인' 이라 불렀고, 깐족이는 저를 '꽃계인'이라

불렀지요. 아.. 몇해가 지나 직장생활 좀 하더만 지금은 절...꽃대리라 부릅니다 ㅠㅠ 

 

어느날 제가 좀 힘겹고.. 안색도 좋지 않았더랬는데..

입이 가볍기로 유명한 소문의 달인 베플 김병만이 찾아왔습니다.

병만이가 게임을 하려고 컴퓨터를 키더니 갑자기 저를 보고 소리칩니다.

 

야!!!!!!!!!     꽃계인이 누구여!!!!!!!

 

 

가서 보니... 깐족이가 모니터에 장난을 쳐놨군요..

 

하..... 저절로 양팔로 가슴에 엑스자를 그리게 되더군요...

믿어달라고.. 나...........아니라고..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스토리는 이만 마무리하구요

 

시간이 지나고.. 지날수록.. 친해지고 더 친해질수록..

제가 착실한 청년이 아니라걸 느끼게 됩니다..

 

깐족이가 웃을때 내가 행복하고, 슬플땐 나도 같이 슬퍼진다는걸 알게 됬으니까요.

그때의 전.. 제가 착실한 청년이 아니란것이 두려웠고..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말하게 됩니다..

 

 

 

 


 

 이렇게.. 긴세월을 서로 멀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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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족이가 몇일전에 차를 샀습니다... 직접 차를 끌고 오늘 처음으로 출근도 했죠.

 

많이 걱정됩니다. 저도 초보시절이 있었으니.. 더군다나 여자아이라 남자분들

 

눈총받을까 걱정도 되구요..

 

요건 제가 선물한 뒷유리 스티커입니다. 3일간 제작했죠 ㅠㅠ

 

이 스티커가 붙어있는 차량을 보시면..

 

 

 

 

 

반드시.. 피해가십시오............. 

 

 

농담이구요.. 초보니까 많은 이해와 배려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간만에 하느님 한번 또 찾아봅니다.. 이 아이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십사 하구요..

 

살짝이라도 재밌게 보셨다면.. 같이 한번 기도해주세요.. ^^

 

그래주시면..

다음생엔 반드시 장동건과 고소영의 아이로 태어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