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화에 실패한 가장의 모습나의 아우에게 선물을 주며 라면을 끓였다어린 시절을 훌쩍 뛰어넘어 이젠 어른이 되었다는 거울의 모습에 가슴 한켠이 먹먹했다누군지 모르는 가장의 모습은 안쓰럽기가 짝이 없었다 2'물고기를 한아름 안고 우린 행복했었다물은 시나브로 흘러 들어와 가슴팍까지 차올랐지만꿈속에 빠지는 기분으로 덤덤히 그 순간을 받아들였다위험하다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었고발을 동동구르며 슬퍼하는 사람도 있었다비오는날의 천변풍경은 그러했다 3'오늘도 비가 내렸나 보다높은 건물에선 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리고나와 어느 모를 기자, 그리고 수사관들만이 좁은 아파트를 빽빽하게 메웠다나와 '안'과 '김'은 지하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먹을것을 샀고플랫폼에선 지하철이 곧 도착한다는 소리만이 들렸다그 순간 사라지는 우리의 그림자
mAERD #02
1'
대화에 실패한 가장의 모습
나의 아우에게 선물을 주며 라면을 끓였다
어린 시절을 훌쩍 뛰어넘어 이젠 어른이 되었다는 거울의 모습에 가슴 한켠이 먹먹했다
누군지 모르는 가장의 모습은 안쓰럽기가 짝이 없었다
2'
물고기를 한아름 안고 우린 행복했었다
물은 시나브로 흘러 들어와 가슴팍까지 차올랐지만
꿈속에 빠지는 기분으로 덤덤히 그 순간을 받아들였다
위험하다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었고
발을 동동구르며 슬퍼하는 사람도 있었다
비오는날의 천변풍경은 그러했다
3'
오늘도 비가 내렸나 보다
높은 건물에선 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리고
나와 어느 모를 기자, 그리고 수사관들만이 좁은 아파트를 빽빽하게 메웠다
나와 '안'과 '김'은 지하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먹을것을 샀고
플랫폼에선 지하철이 곧 도착한다는 소리만이 들렸다
그 순간 사라지는 우리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