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살려줘2010.05.10
조회1,170

정확히 말하자면 군대와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심혈을 기울여 글을 써놨더니, 반응이 없어서 여기다 올려봄.

시간 없으신 분들을 위해 짧게 글 내용을 요약해주자면 '가스체험기 in 군대'임.

반말은 글 써놓은게 저렇게 써져있어서 써놨음.

 

그러니까 결론은 여자사람님들은 군대이야기니 상콤하게 빽스페이스해도된다는거임

 

날이 참 구렸어.

난 이때 깨달아야했어.

이 날씨가 다가올 비극을 암시하는 것이었음을.

 

들판에 민들레가 노랗게 피어올라있었고

천막에서는 가스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있었어-

 

내가 입대하고 이렇게 긴장되기는

자대배치받고 처음 선임들 보기 전에 그 때 이후 처음이였어.

심장이 마구 두근거렸지.

 

이 긴장감.

화생방을 경험해봤다면

상병이고 병장이고 할 것 없이,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공포, 바로 그 자체였어.

 

화생방체험이 시작되고 4줄로 나눠졌어.

한 약 40명쯤 되더군.

 

첫번째줄이 천막안으로 들어갔어.

조금 뒤 콜록거리는 기침소리와 웨에엑, ㅇ라ㅓ허라ㅣ#&^&#$&!*(@ ??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지.

그리고 약 10여분간이 지난 뒤 천막을 나온 그들의 모습에서

이병도 마치 병장이 된 것 같은 포스를 내뿜으며,

마치 일주일간 처리하지 않은 숙변을 해결한 듯한 얼굴을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었어

 

두번째줄이 들어가고,

그들 역시 같은 모양새로 천막을 나왔어.

천막은 외형도 재수없게,

천막따위면 녹색으로 보는 사람을 상콤하게 기분좋게 만들어줘야지

시커먼, 때가타서 2만번빨아도 때꾸정물이 나올것같은 그런 어둠으로 마치,

만물의 영장인 나를 비웃는듯이 서있었지.

 

그리고 나와 내 맞후임은 모든걸 체념한체

천막으로 입성했어.

 

...........!!!!!!

 

들어가자마자 난,

내 코 끝에서 폐까지 느껴지는 망할 매운공기 맛을 느꼈어.

1년 전 훈련소 때 화생방체험을 하면서 느꼈던,

 

기지방호를 하면서 스커드(SCUD)가 떨어질때마다

MOPP 4단계 Blah blah~ 하면 "망할 스커드!"를 외치며 썼던

방독면에서도 희미하게, 절대 사라지지않는...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구린내......

 

난 절망했어.

"*됐다"

 

그래,

방독면이 샜던 것이였어.

뭐- 정화통에서 정화가 안되는거든,

방독면을 잘못쓴거였든,

턱 밑 끈을 꽉 안 쪼인거였든

 

중요한건 그게 아니였어.

방독면이 새고 있단 사실.

그 사실이 중요한거였어.

 

방독면이 샌다 = 사망

 

난 마치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며 돌아가시기 전에

말씀하셨던.. "아버지,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의 감정을

화생방지원대 가스천막에서 느꼈어.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어.

방독면은 새고 있었고,

이미 난 가스천막 안에 들어와 있었고,

내가 여길 나간다면 난 이 지옥의 고통을 또 맛봐야 할 것이였어.

 

나는 침착하게 날 컴다운시켰어.

'그래, 여긴 훈련소다 훈련소다..... 이 ㅅㅂ ㅠㅠㅏㅂ ㅇㄹ '

난 울며 겨자먹기의 심정으로 정신을 가다듬으며

최대한 릴렉스하게 호흡을 조절하고 있었지.

 

그런데,

아~ 그런데,

 

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화지대 아저씨에게 자기 방독면이 샌다고

쓰잘때기없는 말을 씨부리는거야.

그리고.

화지대 아저씨는,

마치 이병 개막내가 실세 상병에게 말을 걸었을때 마냥,

친절하게

슬~로~우~하게 답변을 했어.

 

"방독면이.... 새신다면.... 방독면... 정비의 날을... 이용하셔서....

정비... 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놔 미치겠네 진짜

저건 내가 아웃사이더 랩하는 마냥 말하지 않아도

단, 5초면 말할 수 있는 문장을

한 15초마냥 씨부리고 있었어.

 

그리고 저 답변을 들은 방독면 새는 아저씨가 누그러지는가 했더니

이내,

 

"저기... 좀 심하게 새는데요...."

 

야 임마.

나도 샌다고

새퀴야 나도 방독면이 새

너만 새는게 아니야 이새퀴야!!!!!!

 

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으로

옛 기억을 더듬자면..

위문열차에 씨크릿이 왔을 때 플랜카드를 들어서

씨크릿이 가리는 사태가 일어나자

앞줄 아저씨들에게 "아저씨 플랜카드 내리라고!!!!!!!!!! 안보여!!!!!!!!!!!!!!"

샤우팅했던 내 일병찌끄레기 시절 마냥 레알 폭발하는 짜증을 가까스로 참으며 외쳤어

 

"아저씨! 나도 새니까 그냥 해요!"

 

그 아저씨는 자기 혼자만 새고있다는게 아닌게 위안이 되는지 바로 아닥했어.

 

그리고

우리 3번째조는,

한마음으로 살아야되겠다는 마음으로,

화지대 아저씨들 말을 고분고분 잘 들으며,

정화통을 빼고 다시 꼈어

 

그리고 화지대 아저씨들 왈,

 

"잘하시네요. 한번 더 하겠습니다.

정화통빼고 땅바닥에 내려놓겠습니다"

 

마치 우리 조는 먹이를 기다리는 개마냥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광속으로 정화통을 빼고 땅바닥에 내려놨어.

그리고 조금 뒤 다시 정화통을 꼈지.

 

사실 이 과정상에서

방독면이 안 새는 얘들이야

정화통빼면 가스가 새어 들어오니까 고통스러운거지.

 

난 이미 충분히 고통스러운 상태였어.

이미 내 눈에선 입대할 때도 안흘렸던 눈물과

코에서는 ..........................

그래 입은 닫고있어서 침은 안흘렸어.

 

아....

그리고 우리의

화지대 사탄은 한마디를 더했어

 

"잘하시네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빼겠습니다.

정화통빼서 휴대주머니 안에 넣어주세요"

 

응???

 

잘하는데 왜 계속해?

너넨 학창시절에 수학문제 잘푸는데 선생님이 계속 문제 풀게시키든?

못하는 애들한테 계속 시켜야지

왜 잘하는데 시키냐고

 

나는 열폭했지만

그냥 닥치고 시키는대로 따랐어.

마치 노란딱지(스마일뱃지)를 단 이병이 된 기분이였지만,

난 그딴건 중요하지 않았어.

살아야됐거든.

내가 말했지?

가스먹을 때 엄마생각 이런거 다 개소리라고,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안나.

 

이때 가스를 먹을 대로 먹은 나는....

 

팔을 떨고있었어.......

마치 추위에 떠는 개마냥.... 팔을 떨고있었어

이건 레알 가스에 몸서리치는게 50%

그리고 화지대 사탄들에게 살려달라는 무언의 구걸이 50% 였어...

 

이미 가스앞에 만물의 영장의 인권과 후임앞에서의 자존심따위를 챙길 정신머리는

가스와 함께 스멀스멀 기어나가고 있었지.

 

마지막 미션까지 완료한 우리조는

화지대 아저씨의 뭐라 생각도 안나는 설교(?)를 듣고,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며 해방될 수 있었어.

 

아..................

이 가스체험의 공포는 여자들과 가스의 ㄱ자도 모르는 군대 안간 꼬꼬마들은

절대 이해할 수도, 하지도 못할 공포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느끼게 해주는 공포의 화생방.

 

후...... 더 짜증나는건

오후시간에 내가 내려서,

가스마시러간 내 맞맞후임, 맞맞맞후임은,

가스도 안먹고 교육받고 가스먹은거 처리받고 오더군.

 

더러운 세상버럭

 

글을 다 쓰고보니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될 지 모르겠네.

그래서 이글의교훈은 '공기의 소중함' 임.

미안 마지막에 개소리로 마무리지어서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