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추행 글 보고 생각나서....

월하201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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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만에 한가해서 여기저기 웹사이트 기웃거리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지하철 성추행 글이 있길래... 글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편의상 평의어를 쓸께요]

올해 초였나... 작년 말이었나...

평일 새벽... 단잠을 자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가 계속 애타는 목소리로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하며 초인종을 누르고 있더라...

 

뭐야... 하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2인조 강도가 칼들고서 나를 낚을려는게 아닌가 하는 잠시의 고민 끝에...

문을 열어봤더랬다... (왠만하면 이길 자신이 있어서 -_-;;)

 

옆집 문이 열려 있고 옆집에 사는듯한 여자가... (2년쯤 살았지만 옆집 사는

사람을 처음 본날 -0-) 무지 놀란듯한 표정으로... 집에 강도가 들었단다...

 

혹시 모르니 일단 머리를 흔들어서 잠을 깨고... 강도한테 칼이 있을지 모르니

전신을 긴장시킨 상태에서 옆집에 들어가봤더니... 방은 온통 난장판이 되어있고

강도는 창문으로 도망쳤는지... (2층입니다)

 

자다가 깨서 좀 늦게 나온거 때문인지... 강도는 없고... 윗집 옆집 아랫집... 까지

옆집 아가씨가 다 돌아다니면서 초인종을 눌렀는지... 20대 초반 남자 한명도

나오더라는...

아가씨 이야기를 들어보니 왠 남자가 갑작 덮치더니 강간을 하려 했단다...

자다가 너무 놀라서 깬 여자가 어떻게 문밖으로 간신히 도망쳐서 초인종을 눌렀는데

기껏 나온건 나랑 윗집 남자뿐...(그것도 한참 후에 나온... -0-;;)

 

암튼 그렇게 경찰에 신고하고... 아가씨가 이래저래 설명하고... 난 건물 근처 돌아다니

면서 벌써 도망갔을법한 강도 찾아 삼만리... 하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옆집 문 닫혀

있고... 조용하길래 난 다시 집에 왔는데... 새벽 3시에 깨서 잠이 올리 만무하지 -_-

뜬 눈으로 옆집 상황에 귀를 기울이며 한숨 못자고 밤을 새버렸다...

 

아침이 되서 출근하면서... 내가 좀 늦게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고맙단 말 한마디 쯤은 해야 되지 않나... 아... 정신이 없어서 못했겠지...

참 무서운 세상이다... 어쩌고 저쩌고 등등...

이런저런 생각하다보니 일이 손에 안잡히더라 -_-;;;

퇴근하면서... 밤새 놀랬을 여자를 위해... 솔직히 좀 늦게 나간게 양심에 찔려서

우황청심환 하나 사서 갔더랬다... 근데 집에 없네?

흠... 집에 가서 기다리자... 밤 10시반쯤? 초인종 눌렀는데 대답이 없네...크흠;;;

 

몇일이 지났는데... 감감 무소식... 에씨... 그래도 고맙단 말 한마디 정돈 해줄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우황첨심환은 구급통에서 썩고 있... 쿨럭;;

 

그 후로... 옆집 아가씨 다시 본적도 없고... 이사를 간건지 어쨌는지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묻혀버린 이야기 -_-;;; 반전 기대하신분들 죄송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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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참 많이 무서워졌죠...

저도 예전엔 불타는 정의감에 여러번 도와준 적이 있지만...

도와주고도 여자한테 일행 아니냐며 따귀를 맞아본적도 있고...

실컷 도와줬더니 자기 남편이라고 욕먹은 적도 있고... 여자가 도망가서

쌈질한 남자랑 같이 경찰서 가서 조서 쓴적도 있고...

 

이렇다보니... 세상은 점점 모르는 사람에게는 냉담해지고... 뭐...

암튼 지금은 의심 먼저 하는 세상이 되버린거 같아 씁쓸하기도 하지만...

 

참... 지하철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도와주지 않는다고 남자를 욕하는 여성분들이 참 많은데...

도와주기가 쉽지 않다는걸 알아주길 바랍니다...

 

평소에도 좀 야하다 싶은 여자분에게 눈길이 갈수 밖에 없는....

저도 남자니까 어쩔수 없네요 ;;; 그렇게 눈길이 가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다른쪽으로

돌리고... 그렇게 고개 돌리며... 그여자를 의식하는 내 자신이 웃기기도 하고...

하지만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을 뿐이고...

만원 지하철이 되면... 자칫 손이라도 내리고 있다가 여자분 몸에 닿기라도 하면

여자분이 쳐다보는데... 내가 무슨 죄지은거 같은 기분이 들고...

 

오늘도 그랬네요... 지하철 타고 오면서 핸펀 들고 있던 손이... 사람들한테 밀려서

앞으로 나란히...가 되어버렸는데 그여자분이 절 쳐다보시네요? 헐... 꼭 성추행범이

되버린 이상한 기분에 팔을 빼려하니... 그 여자분 옆구리를 쓸고 가게 되니...

더 날 쳐다보는거 같고... 난 그냥 천장을 바라보며 팔을 빼긴 했는데...

선릉까지 가는 내내... 무슨 죄지은거 같은 기분에... -_-;;;

 

참 이런말 하긴 뭐하지만... 남자든 여자든... 우리가 스스로 이런 세상을 만들어

버린거 같네요. 그러니까 남자가 잘못했니 여자가 잘못했니 하는 말은 잘못된듯

싶습니다...

 

험악한 세상... 되도록이면 웃으며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