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음악이 싫어졌어2010.05.18
조회295

 

안녕하세요. 전 강원도에 살고 있는 16女입니다.

 

나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많은 일을 경험해 보지도 못했고,

 

별 생각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전 지금 대체 제가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갈피를 못 잡겠어서 이렇게 판을 쓰게 되었어요ㅠㅠㅋ

 

그럼 시작할게요

 

 

 

우선 저는 지금까지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습니다.

 

IMF때에도 아빠는 잘 나가셨고, 주식도 팡팡 터졌었어요

 

다혈질이시지만 우리에게 잘해주시는 아빠와 정말 현모양처같은 엄마,그리고 언니,나

 

이렇게 넷이서 잘만 살아왔었어요. 그런데 일이 터져버렸습니다.

 

아빠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어요. 저는 이 사실을 초등학교 4~5학년때

 

엄마한테 처음 들었어요. 언니는 이미 알고 있던 눈치더라구요.

 

언니가 저보다 4살이 많고 아직 철부지인

 

저보단 어른스러우니까 언니한테 먼저 말했던거겠지요.

 

엄마가 저한테 하신 말씀이,

 

"네가 사랑과전쟁에서 바람피는 사람 볼 때마다 뭐 저런 놈이 있냐 너무하다 이랬었지?

 

 근데, 니 아빠가 바람이 났다.."

 

초등학교 4~5학년이면 11~12살이에요. 저희 엄마는 자기가 힘들더라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꾹 참는 성격이세요. 특히 저는 어리니까 더더욱 그런 것이 강하셨는데

 

그런 얘기를 어린 저한테까지 하실 정도면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요.

 

그 땐 너무 어려서 그냥 눈물만 나더라구요. 엄마 안고 진짜 완전 많이 울었습니다. 

 

언니는 의연하더라구요. 제 생각엔 자기까지 울면 엄마가 더 슬퍼할테니까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언니도 그 때 중학생밖에 안됬었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저만 해도 엄마가 잘 때 몰래 소리안내고 울고 막 그랬습니다.

 

슬럼프도 오고 그랬었어요. 장난 아니고 맨날 학원빠지고 의욕도 없고 그냥 공허한 느낌.

 

그때부터 나름 철든 것 같기도 해요.

 

엄마는 그래도 우린 너무 어리고 아빠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용서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아무 말이 없으시길래 저는 아빠가 마음을 잡아서 그런지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작년 12월달쯤에 일이 터졌어요.

 

그 날 전 시험 마지막날이었고 사회를 잘 못했기 때문에 사회를 한번더 보느라고

 

새벽 2~3시까지 잠을 자고 있지 않았어요.

 

중1까지만해도 아무리 못해도 100등안에 들었던 성적이 자꾸 떨어져서

 

100등 초~후반까지 왔다갔다거려서 이번 시험은 정말 잘 보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띵동~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제가 거실에 있었으므로 제가 문을 열었어요.

 

저희 엄마가 아파트 반장이셔서 밤 늦게 찾아오는 분들이 간혹 계셨기 때문에

 

그런 분중 한명인지 알았거든요.

 

물론 새벽에 찾아오신 분은 없었지만, 급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한 여자가 왔더라구요. 엄마 계시냐 물어봐서 방에 있다고 하니까 불러달래요.

 

불러드렸죠. 근데 그 짧은 시간동안 그 여자가 막 문 발로 차는 소리들리고

 

문 밖에서 싸우는 소리 들리고 하는거에요. 엄마가 나와서 보니까 그 여자 뒤에

 

남자 한 명있고 아빠가 서 있는거에요.(아빠는 제가 문 열었을 때 없었구요.

 

그 여자가 우리 집 가는거 보고 쫓아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막 그 여자가 들어오더니 니 남편이 나 두대를 때렸고 어쩌구 저쩌구

 

우리집 온다고 막 행패부리고 그러니까 문 밖에서 한방 얻어맞은 모양이에요

 

그리고 막 얘기를 하는데 얘기 들어보니까 눈치깠죠

 

이 여자가 아빠랑 바람난 여자구나. 헤어진게 아니라 쭉 만나고 있었구나.

 

엄마랑 아빠가 저한테 방으로 들어가랬어요. 근데 전 제가 들어야 할 권리 있다고

 

생각했고 소리지르면서 안들어가겠다고 버텼어요. 다 들었습니다.

 

중간에 그 여자가 자기 죽을거라고 술병깨서 손목그어서 우리집 피바다 되고

 

하여튼 많은 일이 있었어요.(그 여자가 데려온 남자는 엄마를 떼어놓기 위해서

 

데리고 온 남자 같더라구요. 남자친구라고 했는데 얘기하는거 들어보니까 남자친구같지도

 

않았고 그 남자분도 자기 남자친구아니라고 시인했어요.)

 

진짜 살떨리는 기분이 어떤지 알겠더라구요. 마음속으론 아무렇지도 않은데

 

몸은 떨고 있더라고요.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언니가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와서 끌고 나갔고요. 경찰아저씨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자기도 딸 둘이 있어서 이해할 수 있다고. 앞으로 지켜볼테니까 열심히 살래요.

 

경찰아저씨가 훈남으로 보이는 순간이었어요

 

그 일이 있고 그 날 저녁 새벽4시30분에 청심환먹고 겨우 잠들었습니다.

 

다음날인가 3일후에 아빠가 왔는데 진심 장난아니고 아빠가 들어오는 순간

 

나에게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몸이 다다다 떨리더라구요.

 

엄마가 아빠보고 애 떠는거 안보이냐고 나가라고 그랬어요

 

근데 아빠가 절 조용히 안방으로 부르더라구요.

 

가니까 아빠가 미안하다 아빠가 잘못했다 이젠 만나지 않도록 하겠다 이랬거든요.

 

근데 일주일도 안되서 또 만나더라구요. 질렸어요.

 

엄마도 너무 힘들어선 더 이상 못살겠다고 이혼안해주려했는데 이제 못버티겠다고..

 

결국 12월 28일인가에 서류 접수하고 조정기간 끝나고 올해 4월 5일날 이혼하셨습니다.

 

솔직히 아빠는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계셔서 최소 1~2주에 한번, 이틀가량 보던 처지여서

 

이혼해서 못 본다고 아쉽지는 않구요. 이혼 조정기간동안은 그 여자 집에서 살았어요.

 

정말 미운데 그래도 살아간 정도 있고 저도 아빠를 사랑했었기 때문에

 

정말 미워할 수는 없더라구요. 아무리 미워도 아빤 아빠인가 봅니다.

 

아빠도 이혼했다고 딱히 안보려고 하지 않고 가끔씩 고기도 사주고

 

나 필요할 거 있는 것 같으면 알아서 사주고 그럽니다.

 

제가 그 여자가 온 날 아빠한테 처음으로 소리를 질렀어요.

 

 

내가 아빠가 처음 바람핀 걸 알게 된 날이 언제인지 아냐

 

내가 맨날 울고 슬퍼하는 건 보이지도 않았냐고

 

아빠때문에 공허함을 배웠다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더라고

 

학원도 못 가겠고 공부도 못 하겠고 자꾸 생각이 났다고

 

 

이혼했더라도 아빠는 아빠고 부모님이 이혼했다고 엄청나게 슬프진 않습니다.

 

언젠간 끝이 날 것을 알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내가 배웠던 공허함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엄마가 너는 오히려 밝아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하셨었거든요.

 

근데 밝아진 대신에 공허함은 돌아왔네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공부도 하고 싶지 않고 딱히 놀고싶지도 않고

 

뭐 하고 싶은 것도 없고.. 7년간 배운 피아노도 2년 전 접었고

 

꿈이 작가라 하지만 내가 대체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이혼해서 생활비가 줄었습니다.

 

언니는 20살이고 들어갈 돈도 많은데 아빠는 언니,나 합해서 이제 100만원씩 주십니다

 

그런데 20살 생일까지만 준다고 해서, 언니가 8월달 생일인데 8월이후로는

 

저만 50만원씩 받습니다. 엄마가 전문직도 아니고 E마트에서 일하셔서

 

세금떼고 80만원 받으신다고 하는데 제 과외비만해도 30만원입니다.

 

원래 언니가 고등학교때 장학금을 받았어야 하는건데

 

후배들때문에 장학금도 못 받았고요.

 

그럼 현재 180만원을 받고 등록금은 아빠가 내주셨기 때문에 견딜만 하지만,

 

매달 들어가는 식비,과외비,카드비 하다보면 아무리 알뜰한 엄마지만 힘이 드시나 봅니다.

 

재산은 있어요. 서울 집 짓던거 있어서 팔면 되는데 팔리질 않으니 문제지

 

그것때문에 빚 얻은것도 좀 있고해서, 갚고 아빠가 조금 가져가겠다는거 줘도

 

솔직히 살아갈 형편은 되지만 나중에 저랑 언니랑 결혼하거나 하면

 

혼수도 준비해야하고 하니까 엄마가 굉장히 고민스러우신가봐요.

 

그런데 저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으니 공부할 의욕이 없으니 성적은 계속 떨어지고

 

과외를 받아도 성적이 떨어지니 대체 과외를 해야하는건지 마는건지 갈피가 안 잡히고

 

돈만 낭비하는게 아닐까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엄마는 택시비 아낀다고 그 먼 이마트를 걸어가거나 버스타고 간 다음에

 

몇십분씩 또 걷기까지 하는데 난 지금 비싼돈 들여서 과외하는데 이딴식으로 나오고

 

아직까지 갈피를 못 잡겠어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건지.

 

엄마가 "네가 이렇게 나오면 니가 원하는 작가의 꿈을 어떻게 이룰거냐고

 

지금 넌 학생이니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니"

 

라고 하시는데 전..그냥 모르겠어요.

 

솔직히 저에게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옷 사달라 뭐 사달라고 부모님 속 썩인 적도 없고

 

나한테 너무 큰 것을 바란 적도 없습니다.

 

그냥 소소하지만 행복하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제가 이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해야만 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