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in Hood『로빈 후드』

손민홍2010.05.19
조회413

 

 

 

Robin Hood

로빈 후드

2010

 

리들리 스콧

러셀 크로우, 케이트 블란쳇, 막스 폰 시도우, 윌리엄 허트, 마크 스트롱.

 

8.5

 

「그리하여 전설은 시작되었다.」

 

『글래디에이터』 이후로도

'리들리 스콧'과 '러셀 크로우'는

여러 번 만났었지만,

새삼 그들의 재회가 부각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로빈 후드라는 인물이

우리의 뇌리 깊숙이 박혀버린 극강 캐릭터

막시무스의 재림같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로빈 후드는

막시무스처럼 왕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만큼의 충복이 아니다.

그래서 나라 꼴을 심히 걱정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도하긴 했지만

걱정할 만한 트라우마를 안겨주지는 않았고,

무엇보다도 온 가족을 잃은 막시무스의 고통에 비할바는 아니다.

애절하게 누군가를 그리워 하지도 않고(러브라인은 슬램덩크의 왼손일 뿐)

피를 나눈 혹은 나눌 동료들과의 관계도 밍밍하다.

영화 속 모든 역사적 사실 혹은 설정들이

모두 그의 활약을 위해 깔아놓은 포석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이 영화가 로빈 후드가 의적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

위 모든 상황들이 낯설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지만

2010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서,

또 새삼스럽게『글래디에이터』까지 들먹여가며

화려한 캐스팅과 물량으로 몰아붙인걸 생각하면

빈약한 감응이었던 건 분명하다.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가는 스토리를 나무랄 것 까지야 없지만

생각보다 심심했던 하이라이트 전투씬을 포함해

다소 부족한 것 같은 액션 시퀀스는

드라마 부분과 그 애매한 비중을 형성하며

모르는 사람 뒤통수 후려갈긴 듯

민망한 시추에이션을 형성하고 있었다.

 

반면 배우들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케이트 블랜쳇'을 이런 식으로 소모해버린 것이 괘씸하지만,

(하긴 그것도 리들리 스콧쯤이나 되니까 가능하다 싶었다.)

진정한 마초 캐릭터의 달인 '러셀 크로우'와

어디에 등장하든 눈길을 끄는 '마크 스트롱'은 물론

위엄빼면 시체인 '윌리엄 허트'와 위대한 배우 '막스 폰 시도우'는 대단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알아보지 못했겠지만 나는 알아 본,

영국배우 '매튜 맥파든'의 평소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도 흥미로웠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극장에서 봤던

'케빈 코스트너'의 1991년 작 『로빈 훗』에는

화살이 날아가 가느다란 밧줄을 끊어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 멋진 장면에 극장에 있던 많은 관객들이 박수를 쳐주었던 기억이 난다.

위 스틸 컷은 이 영화 『로빈 후드』에 등장하는(내 생각에)

가장 멋진 장면이 연출되기 직전의 컷이다.

하지만 그 장면의 70%정도는 예고편에서 맛볼 수 있다.

 

...써놓고 다시 읽어보니

오늘은 내 어투가 왜이리 건조한지 모르겠다.

기분 탓인가? 아님 차가운 도시 남자라서?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bb.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