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정말 무섭다는걸 느꼈습니다

어리굴젓2010.05.20
조회116,548

안녕하세요 지방쪽 학원에서 보조강사로 일하고 있는 직딩남입니다

 

어제 학원에서 일을 하다가 겪은 어처구니 없고 황당한 일 하나를 써볼까 합니다

대부분의 학원이 그렇듯 저희 학원도 담임제로 운영 되고 있습니다.

각 학년마다 클래스가 나뉘어있고 담임 선생님들이 그 클래스 아이들을 관리하고있지요

저 역시 중2의 한 클래스 담임을 맡고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생활까지 같이 관리 한다는게 그리 쉬운일은 아니더라구요

 

시험이 끝나면 성적을 가지고 상담을 합니다. 아이들의 시험기간동안의 학습태도나 이해정도등을 같이 상담하면서 어떻게 하면 다음번에 좀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같이 얘기를 해보는거지요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저 역시 저희반 아이들과 성적상담을 했습니다. 그중 한 남학생이 그만 쉬고싶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학생은 평소 생활 자체가 그렇게 좋지는 않은 학생이었습니다. 모든 선생님께 말대꾸를 또박또박하고 아이들에게 물건 강매하라고 시키고, 돈과 여자라면 그저 사죽을 못쓰는..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학원의 모든 여학생들한테 한번씩은 사귀자고 찝쩍대고 번호 따는.. 정말 보기 안좋을정도로 그런 행실을 하고 다니는 아이였습니다

 

결국 그 학생은 학원을 그만 두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부터였습니다

자꾸만 학원안으로 들어와 아이들과 접촉을 하며 보기 안좋은 행실을 계속 하는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다녔던 학생이니까.. 하고 넘어갔지만 그 행동이 지속되면서 그 무리의 아이들이 점점 산만해지는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제 밤, 역시나 계단에 앉아있는 그 남학생을 발견했습니다. 전 지나가다가 그 학생이 보이길래 그냥 보면서 지나가려는데 그 남학생이 이러더군요

 

" 저 쌍시옷.. 뭐같은 미친XX 아 조카 죽여버려 병신#%^%$^#$&^4 "

 

그러더니 마시던 음료수를 계단에 집어던지고 가버렸습니다.

전 순간 멍해서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학생이 집한 사정이 평탄치가 않은 학생이었기때문에.. (부모님께서 이혼하시고 어머님께서 혼자 아이를 키우고 계십니다.. 변변한 직장도 없으시고 일일 알바 하시면서 생활비 모으시거든요), 게다가 학교에서는 선배들한테 찍혀서 맨날 맞고 다니고..  담임으로써 올바른 행실을 잡아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는데, 돌아온것은 그 학생의 욕 한바가지였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전화를 했습니다. 우선은 학원 안으로 들어오지말고 밖에서 기다리라고 말해야 했기때문에..

 

" 너 아까 선생님한테 그런식으로 말하면 어떻게하니 "

" 선생님한테 한거 아닌데요 , A(학원을 다니는 학생)가 쉬는시간에 내려온다고 했는데 안와서 욕한건데요 "

" 선생님 쳐다보면서 말 한거 아니라고? "

" 네 못봤는데요, A한테 한건데요 "

 

.. 이런식으로 대화를 했습니다. 정말 속에서는 욕이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러다 제가 한마디 던졌습니다

 

" 너 원래 이런 녀석밖에 안되니? 원래 이렇게 싸가지 없었어? "

" .. 좀 듣기 거북하네요"

 

허... 좀 듣기 거북... 하아 쓰다보니 어제일이 또 생각나서 화가 나네요

이렇게 통화를 하고 끝내고 나니 한편으론 조금 무섭기도 했습니다. 정말 .. 겁대가리가 없구나.. 괜히 저런 녀석 잘못건드렸다가 나만 피보는거 아닌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요즘 아이들'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은 정말 점점 겁 없어지고 예의도 잘 모르는것 같습니다. 또 개념이라는 것도 찾아 볼 수도 없구요

 

우리가 어렸을때 부모님뻘분들도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하셨겠지요..

정말 요즘 아이들이 무섭다는걸 제대로 체감한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자라서 "요즘 아이들"이라고 불릴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어떨지..

걱정이 먼저 앞서네요

미래에는 이런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길 바랄 뿐입니다

 

두서 없이 막 써서 글이 조금 정신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리플들 잘 보았습니다. 여러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도, 다양한 의견 써주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제가 아직 대학생이다보니 제 나름대로의 아이들을 다루는 스킬이나 노하우가 많이 부족한 부분도 있을것이고, 또한 이런 내용 자체를 헤드라인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학생과 싸우는것도 아니고 선생으로써의 자질이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 드실수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선생님이라는 일을 한지 나름 2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수많은 아이들을 대해주면서 정말 선생과 학생의 벽을 깨고 인간대 인간, 사람대 사람으로 대하면서 아이들의 본심을 끌어내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같이 고쳐보려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또 같이 놀아주면서 조금더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친근한 선생님이 되려고 했었습니다.

이 아이 역시 정말 열과 성을 다하여 아이가 잘못 나가는 부분을 바로잡아 주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었습니다. 학생과 여러차례 상담, 학부모님과 여러차례 상담, 휴일날은 저희반 아이들을 다같이 데리고 가까운 공원으로 마실도 자주 나갔구요..

 

결국 제게 돌아온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애초에 바라는것도 없었지만.. 언젠간 바로잡아지겠지 바로잡아지겠지 라고 참고 또 참았지만 결국 이렇게 되버린 셈입니다. 너무 아이에게 큰 믿음을 주었던 저로써는 적지않은 충격이었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스스로의 자질이 부족해서 일어닌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오해의 소지를 조금이라도 없애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단순히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한탄하는 글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수많은 비판과 격려, 그리고 충고의 글 감사합니다. 더욱더 노력하여 정말 모든 아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멋진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