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안쓰러워 보일 때 ?

불효녀20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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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수술을 하시고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께서 돌아겼습니다.

 

 

딸래미 저 하나고.

외가 친가 쪽에서 어린 아빠를 대신해 저를 키우신다고 하셨지만

저희 아빠, 꿋꿋하게 저를 책임 지셨습니다.

 

물론, 힘들었습니다.

아빠 담배 한 개피 살 수 없을 정도로 돈도 없었고.

 

( 그 당시에는 보험 따위 없었어요. 두번의 암 수술 비용 입원비 모두 싸그리 냈지요.

할머니한테 들은 말로는 저희 아빠, 낮에는 공장, 밤에는 경비일로 하루에 잠을

제대로 자는 시간이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제 어린 기억에

아빠가 담배 필 돈이 없어 담배각에 있는 담배재를 털어

종이에 싸서 피시던 것이 기억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엄청 몸에 안 좋은 짓이지만 (담배 자체가 안 좋지만)

저는 어릴 때 할 수 있는 거라곤

담배재 모아 아빠 스트레스 풀 수 있도록 담배를 만드는 것 밖에 없었어요.

 

끽해봐야 담배종이에 들은 담배재, 바닥에 떨어진 꽁초의 담배재. 모으는 정도 였지만

 

 

담배, 엄청 안 좋은 거 알아요.

그치만 어린 제 마음엔 밥도 제대로 못 드시고

바쁘실 땐 일주일 중에 5일을 집에 들어오시지 못하는

아빠의 최고의 선문이라 생각했어요.

 

(그때 당시 담배는 몸에 나쁜 것, 이런 거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냄새는 진짜 싫었지만 나의 하나 밖에 없는 아빠가 담배를 좋아했으니까.)

 

 

어렸을 때라 일 때문에 집에 못 들어오시고.

밤 늦게 들어 오시는 아빠를 원망했습니다.

 

 

저는 너무 어렸거든요. 무서웠고. 외로웠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에겐 혼자 집 지키는 것이 무서웠으니까요.

 

 

솔직히 지금은 이해 합니다.

 

 

아빠가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하신 이유가 저 때문인지 알거든요.

 

 

 

 

 

 

 고 2때 새 어머니가 들어오셨고

그 새어머니가 좋았던 이유는 단 하나,

 

우리 아빠를 저보다 더 사랑하는 느낌이 들어서 였습니다.

(사실상 주변에서 선이 많이 들어왔지만

저는 철이 없었는지 어쨌는지 새어머니 라는 것 자체를 싫어했거든요)

 

 

 

제가 20살이 되고 아빠 머리에 흰 머리가 생길 때부터, 그렇게 엄하신 우리 아빠가

서글서글하게 변했을 때부터, 아, 우리 아빠 나이를 드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없이 커 보이던 우리 아빠가 작아 보이던 그 순간....

진짜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 돌아가신 이후로 저는 엄마 보고 싶다고 운 적 없습니다.

사고 쳐서 아빠한테 맞아 죽을 뻔 해서 운 적은 있어도.

엄마 보고 싶어서 운 적은 없거든요.

 

엄마 보고 싶어 울면 우리 맘 여린 아빠 저 보다 더 울거 아니까.

 

 

 

 

 

 

 

어떡하면 좋을까요.

저 혼자 살기도 막막합니다.

22살 때 제 힘으로 혼자 독립해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전세집 얻어 살고 있습니다.

 

 

저 집에 가기 싫어요.

 

어느 집이나 당연하겠지만...

나이가 먹으면 아버지들 당연히 돈도 많이 못 벌게 되고 힘들잖아요?

(짤리거나 월급 삭감)

 

 

 

새 엄마는 그런 우리 아빠를 구박합니다.

 

 

 

진짜 너무 화나요.

진짜 아, 울컥 눈물이 나올 정도로 화가 나고 짜증나요.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새 어머니 제가 가끔 서울가서 자는 것도 싫어 합니다.

대놓고 싫어하진 않지만 눈에 보여요.

 

한 번은 제가 예전 제 방에서 잔다고 했더니

'니가 왜 자?'

라고 물었으니까요.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솔직히 피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가질 않아요.

서울에 가면 새 엄마 아빠 싸우는 모습 밖에 보질 못 하니까.

나 편하자고 그거 피하고 있습니다.

 

스무살 때부터 스물 두살까진 꽤 돈을 많이 벌었고

제가 일하는 세계에선 조금 유명했던지라 돈도 많이 벌어

저희 아빠 큰 돈은 벌지 못해도 떵떵 거리며 새 엄마와 같이 살았는데.

 

(그땐 엄마편을 들었어요. 아시잖아요? 핏줄이 핏줄편 들면 핏줄 아닌 사람은 더 서럽습니다.

우리 새 엄마 저를 사랑한다는 생각은 많이 안 들었지만 저희 아빠를 사랑한다는 느낌은 들엇거든요.

지금은... 솔직히 안 들지만 )

 

 

 

저도 돈 많이 못 벌고.

아빠도 많이 나이가 드셔서 많이 못 버시고.

 

 

저만 보시면 경상도 남자라 대놓고 미안하다 말씀 못 하시지만

술 드시곤 항상 제 손을 잡고 우시는 우리 아빠.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