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알수가 없다.

우히2010.05.29
조회1,537

회사에 들어가 여러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 중에 코드가 맞는 사람들 몇몇과 친분을 갖게 되었습니다.
고객 센터라는 회사 특성상 85% 이상의 여직원들과 근무하는 환경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처신을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던 와중 타센터로 발령 받아 간 친한 누나가 근처에 놀러왔다 해서 얼굴을 보러 갔더니,
이미 누난 만취 상태, 같이 노래방에 갔더니 낯익은 얼굴들이 다들 거나하게 취해 놀고 있더군요,

그 중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사내연애를 한다는게 절대 쉽지 않고 또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안좋은 결말을 갖고 오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기에
사내연애는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었어요,

다들 취해서 노래방에서 놀만큼 놀고 (절 노래방에 데려간 누나는 중간에 아무도 모르게 도망가버렸구요)
집에 돌아가는 와중에 4명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한명은 제 눈에 들어와있던 사람이었구요,
다른 한명이 자기는 꼭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어야겠다며 고집을 부려 4명이서 맥도날드를 들어갔고,
간단히 햄버거를 먹고 택시타고 다들 집으로 갔지요,

마음이 좀 묘했지만, 에이 설마 하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고,
별 생각 없이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 후 눈에 들어온 사람이 아닌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과 친분이 생기며 일주일에 3~4일을 사람들과 함께 보냈어요,

그러던 어느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던 멤버들끼리 끝나고 함께 저녁을 먹고,
술 한잔 하는 자리가 생기고, 혹 야근 하는 날이면 그녀에게 연락이와서 야근하면 저녁먹자고 햄버거를 사와 같이 먹기도 하구요,

그렇게 편하게 지내며 회사 지하에 있는 커피샵에 가서 둘이 같이 커피도 먹고,
그녀가 영화 보러 가자 해서 영화도 보고 했습니다.

넷이서 친해지고 볼링도 치러 다니고 같이 저녁도 먹고, 그러면서 제 눈에 점점 더 그녀가 들어왔지요,
넷이서 같이 여행을 갈까 놀러갈까 이런 저런 계획들도 세우곤 했었습니다.

어느날 스케이트 얘기가 나오고,
스케이트를 타러 가자고 합의가 된 후 날짜를 잡고 보니 일년전부터 기다리던 전시회가 열리던 날이었어요,
어쩔 수 없어 고민하던 찰나에 다행히 약속 시간을 오후로 잡아 그럼 오전에 난 그 전시회에 다녀오겠다고 이야기하니
그녀가 함께 가겠다고 했고,
아침부터 그녀와 함께 전시회를 갔다가 저녁에 스케이트를 타러 갔었어요,

4명 중 한명이 과음으로 인해 못오게 되고,
셋이서 스케이트 타고 신나게 놀다가 저녁을 먹고 술 한잔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전 사진전을 간다고 하니 그녀도 같이 가겠다고 하더군요,
아침부터 만나 사진전을 보고, 인사동, 청계천, 종로를 함께 돌아다녔어요,

그리고 얼마 전 친구 결혼식이 있어 지방에 내려갔는데
그녀에게 토요일에 올라올테니 맛집을 가자 하니 그러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친구 결혼식이 끝나고 부랴부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올라왔어요,
그녀를 보니 기분이 그냥 좋았어요,
피곤함과는 별개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았지요,
평소 술을 잘 먹지 않던 그녀가 유독 그날 맥주를 시키고, 두병이나 먹더군요,

그리고 나와서 집에 가겠구나 했는데,
사와 한잔 하러 가자 해서 다시 술집으로 들어가 사와를 한잔 하고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했지요,
시간을 보니 어느덧 12시가 넘었더라구요,
나와서 걸어서 집에 데려다주고 들어갔지요,

이런 만남을 다른 회사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지만,
그냥 영화보고, 사진전 보고,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 그녀가 절 좋아하는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평소 그녀는 외출하는걸 귀찮아 한다며,
전화도 잘 안하고, 문자도 잘 안하는 스타일의 그녀인데 저와는 자주 만나고 노는것 같다고,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리고 지난 주에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아서 회사 마치고 혼자 여의도에서 맥주를 먹으며 바람을 쐬곤 했는데,
그녀에게 연락이 오고, 처음엔 위에 햄버거를 먹겠다던 동생과 함께 나타났었는데,

그 다음엔 그녀 혼자 오더라구요,
그녀 역시 최근 회사에서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많아져서,
둘이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맥주 한캔하고 집에 들어갔었죠,

이렇게 몇일이 지나고 여의도에서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전 제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그녀에게 고백을 하려던 날,
가슴이 미친듯이 뛰어 주체할 수가 없어 주저주저 하던 때에
막차 시간이 다되어 서둘러 자리를 뜨고 일어났지요,
그래도 어느정도 눈치를 줘야겠기에,
오늘 할 이야기가 있었다...라고만 이야기를 했지요,

그리고 그녀에게 온 문자 한통,
"우리 베프 된거 맞죠? 앞으로도 내 고민 이야기 잘 들어줄꺼죠?"

답장을 했지요,
"고민 이야기는 얼마든지 들어줄께요, 근데 난 좋아하는 여자랑 친구는 안해요"

"왜 그래요 나랑 어색하게 지내고 싶어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전 다시 여의도에 갔고,
다른 곳에서 저녁 먹던 그녀가 다시 택시를 타고 여의도로 왔더라구요,

이야기를 나누고 가면서
"내가 싫어요?"
"어제 끝난 얘기 왜 또 해요"
...

비가 오던 날이었고, 전 그날 비를 쫄딱 맞고 집에 들어갔지요,
바로 감기 몸살이 오더군요,

그렇게 된 후 회사에서 마주칠때마다 전 죽겠더라구요,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눈 앞에 있는데,
태어나 결혼이라는 걸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여자를 만났는데,
안타깝게도 나와는 다른 마음을 갖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조퇴를 하고 집에 가는 도중 그녀와 문자를 주고 받았어요,

"나한테 왜 그렇게 냉정하게 굴어요"
"난 잘 지내고 싶은데, 그 전처럼 편하게"

머 이런 내용들의 문자들을 주고 받고,
전 집에 와서 조용히 잠들었고,
그 다음날은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
타이레놀을 12알을 먹으며 하루를 견뎌내고 그녀와는 최선을 다해 편하게 지냈어요,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어렵다는게
그녀가 편하게 지내길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지 하면서도,
잘 안되더라구요,
조금만 나한테 친절한것 같아도 "혹시..."하는 생각이 들고,

어제 밖에 나가며 "잘 쉬고 있어요?" 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이제 일어났다며 "어디 가요?" 라고 답장이 오고,
그냥 밖에 나간다니,
그녀도 나오겠다고 하더라구요,

시청에서 만나 덕수궁 구경하고 남산가서 케이블카도 타고, 전망대도 올라갔다가 오고,
저녁에 여의도 맥주도 한잔 했지요,
그리고 어제 또 그녀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녀는 편한 친구라고 그러더라구요,

 

그렇게 되고 나서 회사에서 그녀와 마주칠때마다 참 어렵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고 가며 마주치기만 해도 가슴이 아려오지요,

마음이라는게 이렇게 순식간에 커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힘이 듭니다.

회사에서는 행여나 티가 날까 더 조심하는 걸 제가 느낄 수 있을 정도니까요,

 

얼마전 사내 메신져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이 바뀌죠?"

"그냥 편하게 할까? 사무적으로 대할까?"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다 알고 있으면서 나한테 왜 이러는걸까...하는 생각도 들고,

이게 말로만 듣던 어장관리인가?

남주긴 아깝고 자기 갖긴 모자라서 그러는걸까?

 

"수십번은 무슨, 수백번씩 바껴요,"

 

그런데,

퇴근하고 나면 문자를 주고 받고, 전화 통화를 하고,

어제도 자정부터 4시까지 통화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저리 주저리 하더라구요,

그녀는 아이돌을 격하게 좋아하거든요,

아이돌 이야기부터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은 이야기까지, 한참을 이야기 한 후

이야기 하고 나니 답답한게 풀렸다고 이야기 합니다.

마음이 아파요...
아주 많이...

그녀는 그냥 제가 잘 챙겨주고 말이 잘 통해서 편한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녀는 나이가 적지 않아 이제 확신이 드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아, 전 그녀보다 한살 연하입니다.
그녀는 그 전에 회사에서 다른 남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적이 있어, 회사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하더군요,

전 결혼이라는 일에 대해 그냥 남일 정도로 생각하고,
결혼은 안해도 그만 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녀를 만나고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녀에게 그냥 편한 친구로 남아주어야 할까요?
힘들어도 그게 그녀를 위해 좋은걸까요?

날 정말 편한 친구로 생각하는건 아닐까?
내 말을 가볍게 생각하는건 아닐까?
여러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그녀를 모르는 제 주위 사람들은 제가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처음 본다며 걱정들을 하더라구요,
그녀만 제 마음을 모르는것 같아 참 마음이 힘드네요,

너무 답답해 주저리 주저리 길게 썼어요,
다시 회사에 가서 그녀와 아무렇지 않은듯이 지내야겠지요,
힘든 일주일이 시작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