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즐거움> - '소심소고'의 마음가짐

. 201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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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한지 3달이 지나간다. 군대에 있을 때는 이곳만 벗어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자신감이 넘쳤었는데, 지금의 나에게는 그때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어 졌다. 그러던 중에 군대 있을 때 사용하던 작은 노트 한권을 발견했다. 개인 시간이 많았던 군대에서 독서를 한 후에 깊은 감동을 받았던 책의 구절을 옮겨놓은 노트였다. 감동의 정도에 따라 여러 구절을 옮겨놓은 책도 많았다. 그 중에서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가 쓴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은 몇 구절만 읽었는데도 그 때의 감동이 되 살아났다.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는 1931년 일본 야마구치 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의 일곱 번째 아들로 태어나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대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수학을 시작했는데, 오일러나 가우스와 같은 천재 수학자들이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보였던 것과는 다른 경우이다. 그는 끈기 하나를 유일한 밑천으로 삼아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이 책이 나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필즈상을 수상한 천재의 이야기’가 아니라, ‘필즈상을 수상한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는 하버드에서 천재라 불리는 학생들과 같이 경쟁을 했다. 내가 만약 히로나카 교수였다면 질투심을 느껴서라도 더 열심히 했을 텐데 그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질투는 무엇인가를 창조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지 않은 감정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은가? 여기서 체념하는 것이 필요해진다. 체념한다고 해서 모두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질투심이 안 생긴다. 그리고 남을 질투하는 마음이 없으면 자기의 정신에너지가 조금도 소모되는 일이 없고 판단력도 둔해지지 않는다. 결국 그것이 창조로 이어져 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히로나카 헤이스케, 『학문의 즐거움』, 김영사, 2008, 99쪽.)

 

   악을 쓰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히로나카 교수가 생각했던 창조의 기반이었다. 또한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인을 해줄 때 ‘소심소고’라고 쓴다고 했다. 그 이유는 ‘소박한 마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깊이 생각하라’고 자신에게 항상 타이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나를 보더라도 너무 의욕이 앞서고 항상 욕심이 생겨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한꺼번에 많은 걸 이루려고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 나가는 ‘소심소고’의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