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약속한 남친, 1년간 양다리 걸친 여자랑 상견례를...

까미~♬2010.06.07
조회2,219

안녕하세요..

큰 이별의 아픔을 딛고 잘 살고 있던 어느날...

5년 전 저와 똑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던 한 여성분의 라디오 사연을 접하고...

나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라는 생각에..한번 또 아파왔지만...

다 지나간 일이기에..그냥 한번 끄적끄적 적어 봅니다...

 

97년 21살 겨울...

중학교 때 알던 오빠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며 차한잔 하자고 전화가 와서 집근처에서 만났습니다..예전 그대로더군요..머 이런저런 세상 살아가는 얘기들을 했습니다...

그러고 잠시 후..저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어서 불렀다구..조금 있다 올거라구 하더라구요..

누굴까..궁금하기도 했지만 별루 신경 안썼습니다...30분 정도 지났을까...

저를 보고 싶어했다던 그 사람은...중학교 1학년 때...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남녀공학에서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2년 선배 첫사랑 오빠 였습니다...

중학교 시절..제가 좋아한다는 걸 아는 오빤...어느날 문득...

"오빠랑 사귈래? 아님 말구..." 이러고 나선...

그 다음날부턴 언제 그랬냐는듯이 절 본체만체 무시했었죠...

그 순간 전 얼마나 가슴떨리고 설레였었는데...오빤 순진한 저에게 장난이었었나봐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거의 7년 이란 시간이 지나 둘다 성인이 되어서 처음 보게 된거죠...

촌티 줄줄 흐르던 제가 아니었져...사회 생활도 하고 있었고...아는 지인의 소개로 잡지 피팅모델도 하고 있었고...저보고 묻더 군요...그때 그 순진하던 여학생 맞냐구여...

 

저 역시 어렸을 적 예전 감정이었기에 신경 안썼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휴대폰, 삐삐 번홀 어찌 알았는지...매일전화하고 호출하고...

그래서 몇 번 만났습니다...학창시절 버릇없던, 철없던 그 오빠가 아니었어요...

두달 정도 지나고...해가 바뀌어 98년 1월 중순쯤...

서로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자고 약속하면서 사귀에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군 제대후 여서 한동안 좀 놀다가...

공무원(소방관) 시험 준비를 시작했구요...저는 늦게나마 대학생(2년제)이 되었습니다...

즐거웠습니다...제가 학교가 용인이어서 오빠가 학원 공부 끝나면 터미널로 마중나와줬구...

집에 오는 전철에서 웃으며 수다도 떨구...경제력이 전혀 없던 남친이었기에 제 용돈을 거의 데이트 비용으로 다 쓰고...제 차비까지 오빠 배 고플때 빵이라도 사 먹으라고 얼마 되지 않지만 쥐어주곤 했습니다...저야 머 돼지 저금통을 털어서 차비를 했지만요...그래도 정말 행복했습니다....

 

2학년 말...저희 어머님께서 쓰러지셨어요...다른 동기들은 졸업작품 한다고 학교에서 밤새고 할 때...

전 낮엔 학교...저녁엔 엄마 간호로 정신 없었습니다...

매일 고속버스타고 학교 가서 수업받고...졸업작품 준비하다가 7시쯤 다시 고속버스 타고 올라와 엄마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다시 학교로...그 생활을 반복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학교에선 취업을 하면 졸업작품 1개, 미취업시 2개를 제출하라 했습니다...

엄마 병간호로 2개를 할 상황이 아니었고 병원비 때문에 취업이 우선이었습니다...

 

졸업을 몇달 앞두고 전산전공이었기에 컴퓨터 학원 전임강사로 취업을 했습니다...

남친 역시 공무원 공부땜에 많이 힘들어 했구...결국엔 포기하고 골프장 볼보이 알바를 시작했져...

그러면서 골프에 욕심이 생기고...4년후...남친은 골프선수가 되었구요....

가끔 대회 출전도 하면서 생활했지요...그러다 제의가 들어온거죠....

경기도 모 골프장에 사람이 필요한데 레슨하면서 관리좀 해달라고...일명 책임자(총괄 팀장)였져...

 

남친이 경기도로 직장을 옮기면서 저 역시 은행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서로 바쁘게 살면서 한달에 3번정도 남자친구가 서울로 와줬습니다...

많이 미안했습니다...오빠가 일하고 있는 경기도 골프장은 승용차가 없으면 갈 수 없는 곳이었기에

매일 서울로 와서 제 얼굴 보고 또 2시간 가량을 달려 다시 직장이자 거처인 경기도로 또 가고...

 

그러면서 서울로 올라오는 횟수가 줄더니...올때마다...피곤하다고...쉬러 가자고...

미안해하며 쑥스러워하며 얘길 하더라구여...쉬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레슨 하다가 저 보겠다고

2시간을 달려온 그에게 잠시나마 쉬게 해 주고 싶었어요...

근데...그게 다 였던거 같았어요...언젠가부터 내가 지방에서 내려왔으니...

난 쉬어야해...모텔 가잔 얘길 아무렇지 않게...넘 당연하게 얘길 하더라구여...

응하진 않았어요...사랑하지만...그런....단지 그런 상대이고 싶지 않았어요...

 

결혼을 약속했습니다...집안이 많이 엄해서...부모님 뵙기 전에 저랑 10살 차이나는 큰 오빠에게

먼저 인살 시켜줬습니다...모든게 순탄했습니다...

 

남자친구가 몇달 후면 있을 시합땜에 베트남에 전지 훈련을 가게 되었습니다...

두달 가는 것이 2년 군대 보내는 심정이었습니다...

아프지 말고..밥 잘 챙겨먹고....난 신경쓰지 말구...시합에 열중하라고 했습니다...

 

한달간 전화가 2~3번 정도 왔을까요.....남자친구가 전지 훈련 간지 한달 조금 지났을까...

투병중이시던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세상을 다 잃은 듯 정말 슬펐습니다....

이럴 때...남자친구 목소리라도 들었으면...숙소 전화번호도 몰랐구요....

 

그러고 몇일 후 전화가 왔습니다...넘 쌀쌀 맞은 목소리로 힘 없는 제 목소리를 듣더니...

" 너 무슨 일 있냐? " ... 자기 전활 반갑게 안 받았다는 거져....

그 뒤로 전흰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구요...한국에 도착하기로 한날이 3일 지났는데도 연락 한통 없더군요...여자의 직감이란게...남친 미니홈피를 들어가봤습니다...

보란듯이 메인 화면에 여자랑 안고 있는 사진이 있더라구여...

방명록엔 베트남 훈련가서 하루에 몇번씩 글을 남겼는지...

사랑하는 XX야...XX만 생각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건강히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말라구...

그 밑으론...잘 되겠지?  우리 겁 먹지 말자....이제 내일이네...

우리 상견례 무사히 잘 끝냈음 좋겠다...이런 내용들이............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화를 내야 하는 건지...모르는 척 조용히 사라져줘야 하는 건지....

정말 멀 어찌해야 할지 암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몇날 몇일 울기만 했습니다...

이러지 말자...차근차근 대화로 풀어보자...전활 했습니다...

"오빠...메인 사진 누구야? 왜 한국와서 연락 안했어?"

"응~! 나 선 봤어~ 그리고 우리 사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그러고 끊더라구여...차라리 제가 멀 잘못했는지...머가 맘에 안드는 건지 얘기라도 해 줬으면...

훈련가기전 큰오빠랑 인사까지 하고 정말 좋았는데....ㅜㅜ

 

몇일이 지나서 술먹고 전화해서 그러더라구여...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그 여자 한테 2,000만원을 빌렸다구...

돈 갚아야 한다구...차근차근 열씸히 일해서 갚을 거라구...

날 아직 사랑을 하지만...고생없이 골프만 편하게 하면서 살고 싶다구...

그래서 현실을 택할거라구...첨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천만원땜에 그런 거라면 내가 무슨짓을 해서라도 갚아주겠다구...

왜 나한테 힘든거 얘기 안했냐구...설득도 해보고....울면서 잡아도 봤지만...

결론은....돈이 이기더라구요....

 

더이상 혼자는 감당하기 힘들어서 친언니에게 얘기했어요...

언니 첫 마디가....너 혹시...........

네...저 그 남자가 첫 남자였어요...결혼을 약속했기에.....

내 꽃다운 20대를 그 남자에게 다.....그래서 더 힘들었을지도 모르져...

 

마음은 포기했습니다...보내주기로 했어요....

하지만 오빠에겐 정리할 때 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어요...

부담갖지 말라구 하면서요....

그래야 나 스스로 상철 덜 받을 거 같아서...돌아오지 않을 걸 알았거든요....

돌아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하루하루 기다리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5개월 정도 지났을까...연락 없던 친구들이 전화를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야~! 너 남자친구 어떤 여자랑 결혼한거 알어? 골프장에서 어린여자 꼬신거라던데~!!"

네.....친구들은 저와 남친과의 일을 전혀 모릅니다...돌아올 걸 생각해서 제가 얘길 안하고 조용히 기다렸는데...그 사이 결혼을 했더라구요....휴~~

지금은 중국 라오스에서 살고 있구요....부인 이름으로 만든 미니홈피엔 정말 행복해보이는 사진들이...

그 사진을 왜 봤는지 저도 참.....

 

정말 무너지는 배신감...그래도 기다렸는데....

커플 번호 지우지 말고 쫌만 기다리라 했으면서....절 진정시키기 위한 거짓말이었어요.....

 

제 나이 34살..오빤 36...

무려 5년 전 일이네요....

왜 자꾸 꿈에 나올까요...첨엔 왜 내 꿈에 나오고 난리야...그랬었는데....

이젠 걱정돼요...제가 걱정 할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

몇일 전 라디오 사연을 듣는데....

제 얘기인듯 넘 똑같은 사연이.....괜찮아...다 지나간 일이야...하면서도 맘이 아픈 건 왜 일까요...

TV나 라디오, 여기저기서 골프 얘기나 경기도지사 성함(남친 이름이랑 같거든요...)이 들려오면 아직도 맘이......

누가 그러더라구요...1년 사랑하면 잊는데 1년 걸리고 10년 사랑하면 10년 걸린다고....

전 이제 1년 남았네요...다 잊을 수 있겠죠?

마무리를 어찌 지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허접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모두들 아픔없는 행복한 날들만 있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