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세계 역대 최고 10번은? 10번이라 쓰고 '예비 황제'라 읽는다스트라이커-플레이메이커 등 32개국'에이스 상징' 메시-루니-카카-파브레가스-박주영… 이번엔 누가 전설이 될까
◇대한민국 박주영 "위대한 전설들은 10번을 달았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가 2007년 소속팀 맨유로부터 10번 유니폼을 부여받으며 한 말이다. 당시 10번의 주인이었던 스트라이커 반 니스텔루이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8번의 루니가 10번을 계승하게 된 것. 10번 유니폼을 전달받은 루니는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처음 10번을 제의받았을 때 기뻐서 펄쩍 뛰었다"며 "위대한 선수들은 10번을 달고 전설적인 선수가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10번을 단 루니는 신들린 플레이로 배번 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지난해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맨유 스타플레이어들이 즐겨 단 7번이 호날두의 이적으로 주인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후 영국 언론은 루니가 7번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을 쏟아냈다. 맨유 7번 유니폼은 조지 베스트, 에릭 칸토나, 브라이언 롭슨, 데이비드 베컴, 호날두 등 팀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입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니는 7번 유니폼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는 "맨유엔 데니스 로, 보비 찰턴, 데니스 바이얼렛 등 10번을 단 위대한 선수들도 많다"며 "펠레나 마라도나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은 모두 10번이었다"고 이유를 들었다. 루니는 7번의 존재가 맨유에선 클지 모르지만, 세계무대를 놓고 봤을 땐 7번보단 10번의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축구황제' 펠레로부터 시작된 10번의 역사
10번은 간판 골잡이, 플레이메이커 등 에이스가 주로 쓰는 등번호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10번의 역사는 우연의 계기로 시작됐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브라질축구협회는 선수들의 등번호를 빠트린 채 명단을 보냈다. 등번호를 담당한 FIFA(국제축구연맹) 직원은 선수들에게 등번호를 마음대로 배분했고, 그 결과 '축구황제' 펠레가 10번을 받게 됐다. 펠레의 10번은 그 후 많은 축구 스타들이 선호하는 번호가 됐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 프랑스 아트사커의 두 영웅 미셸 플라티니와 지네딘 지단, 브라질의 축구 스타 호나우디뉴 등 팀의 스트라이커 및 플레이메이커들이 10번을 달았다.
남아공월드컵에서도 10번 선수들의 면모는 화려하다. 한국과 같은 조인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의 10번은 리오넬 메시다. 메시는 현존하는 선수 중 최고로 평가받는 만능 플레이어다. 2004년 FC바르셀로나에서 뛰기 시작해 지금까지 총 144경기에서 88골을 넣으며 팀의 핵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남아공월드컵 남미예선에서부터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의 10번을 물려받은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마라도나 감독이 나에게 직접 10번을 부여해 매우 행복했다"며 "두 벌의 유니폼을 받았는데 한 벌은 어머니, 한 벌은 형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삼바축구 브라질은 '축구 황태자' 카카가 10번의 주인이다. 2007년 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그는 레알 마드리드의 팀 동료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매번 비교될 정도로 뛰어난 축구 감각을 지니고 있다. A매치 76경기에서 26골을 넣는 등 브라질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다. 둥가 브라질 감독은 3년 전, 10번 배정을 놓고 기존 10번인 호나우디뉴와 카카를 놓고 고심하다 결국 카카를 선택했다. 당시 둥가 감독은 "모든 팀엔 10번을 달만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3명 정도 있기 마련"이라며 "현 시점에선 카카야 말로 최고의 선수"라고 설명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유로 2008부터 아스널의 에이스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10번을 맡겼다. 스페인은 지금까지 10번을 차지한 선수가 주요 무대에서 부진했던 징크스가 있어 파브레가스의 어깨가 무거웠다. 파브레가스는 "내게 기회를 준만큼 아스널에서처럼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파브레가스는 자신의 말처럼 유로 2008에서 첫 A매치 골을 비롯해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넣는 등 팀 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차군단 독일은 최전방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FC쾰른)에게 10번을 배정했다. 포돌스키는 25세의 젊은 나이지만 지금까지 A매치 72경기(37골)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포돌스키는 유로 2008에서도 맹활약하며 조국 독일을 결승에 진출시켰다.
한국은 2005년 본프레레호에서 처음으로 10번을 단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이 골 사냥에 나선다. FC서울 때부터 10번을 단 박주영은 현 소속팀 AS 모나코로 이적할 때 10번을 부여받아 화제가 됐다. 현재 A매치 40경기에서 14골을 넣으며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한편, 남아공월드컵 10번 선수 중엔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했거나 눈앞에 둔 선수들이 있다. 미국의 랜던 도너번(122경기ㆍ42골), 멕시코의 콰우테모크 블랑코(118경기ㆍ38골)는 센추리클럽에 가입했고, 일본의 나카무라 뼠스케(96경기ㆍ24골), 덴마크의 마르틴 예르겐센(95경기ㆍ12골)은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10번을 계승한 낯선 선수들
아트사커 프랑스의 10번은 지네딘 지단의 몫이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세 대회에서 프랑스를 이끈 그는 10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선 다른 선수가 10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다. 그 주인공은 A매치 43경기에 출전하며 10골을 터뜨린 공격수 시드니 고부. 31세인 고부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리옹에서 활약하며 2001년 프랑스리그 신인상, 2002, 2007년 프랑스리그 챔피언스컵 최우수선수상을 품에 안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공격수 지브릴 시세가 부상해 어부지리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유로 2008 예선에선 이탈리아를 상대로 2골을 몰아넣으며 팀에 3대1 승리를 안겼다.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의 10번은 세계 3대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혔던 프란체스코 토티의 것이었다. 하지만 2006년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은퇴를 선언, 이후 미드필더 다니엘 데로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선 데로시는 6번, 공격수 안토니오 디나탈레는 10번을 받았다. 디나탈레는 33세로 이탈리아 우디네세의 주장이자 팀 10번을 맡고 있다. 2004년부터 현 소속팀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총 192경기에서 86골을 터뜨리며 팀의 주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2002년 11월, 터키전을 통해 첫 A매치를 치른 그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총 31경기에 나서 9골을 넣었다.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지난해 세리에A 득점왕(29골)인 디나탈레를 주축으로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그를 믿는다는 상징으로 10번을 그에게 맡겼다.
월드컵 출전 32개국의 에이스로 상징되는 10번 선수들. 남아공월드컵에선 그중 누가 팀의 우승을 견인하며 펠레 마라도나 플라티니 지단 등을 이어 최고의 넘버 텐으로 기억될 지 궁금해진다.
10번이라 쓰고 '예비 황제'라 읽는다
메시-루니-카카-파브레가스-박주영…
이번엔 누가 전설이 될까

◇대한민국 박주영 "위대한 전설들은 10번을 달았다."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가 2007년 소속팀 맨유로부터 10번 유니폼을 부여받으며 한 말이다. 당시 10번의 주인이었던 스트라이커 반 니스텔루이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8번의 루니가 10번을 계승하게 된 것. 10번 유니폼을 전달받은 루니는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처음 10번을 제의받았을 때 기뻐서 펄쩍 뛰었다"며 "위대한 선수들은 10번을 달고 전설적인 선수가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10번을 단 루니는 신들린 플레이로 배번 값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지난해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맨유 스타플레이어들이 즐겨 단 7번이 호날두의 이적으로 주인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후 영국 언론은 루니가 7번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을 쏟아냈다. 맨유 7번 유니폼은 조지 베스트, 에릭 칸토나, 브라이언 롭슨, 데이비드 베컴, 호날두 등 팀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입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니는 7번 유니폼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는 "맨유엔 데니스 로, 보비 찰턴, 데니스 바이얼렛 등 10번을 단 위대한 선수들도 많다"며 "펠레나 마라도나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은 모두 10번이었다"고 이유를 들었다. 루니는 7번의 존재가 맨유에선 클지 모르지만, 세계무대를 놓고 봤을 땐 7번보단 10번의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축구황제' 펠레로부터 시작된 10번의 역사
10번은 간판 골잡이, 플레이메이커 등 에이스가 주로 쓰는 등번호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10번의 역사는 우연의 계기로 시작됐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브라질축구협회는 선수들의 등번호를 빠트린 채 명단을 보냈다. 등번호를 담당한 FIFA(국제축구연맹) 직원은 선수들에게 등번호를 마음대로 배분했고, 그 결과 '축구황제' 펠레가 10번을 받게 됐다. 펠레의 10번은 그 후 많은 축구 스타들이 선호하는 번호가 됐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 프랑스 아트사커의 두 영웅 미셸 플라티니와 지네딘 지단, 브라질의 축구 스타 호나우디뉴 등 팀의 스트라이커 및 플레이메이커들이 10번을 달았다.
▶10번의 역사는 남아공월드컵에서도 계속된다
남아공월드컵에서도 10번 선수들의 면모는 화려하다. 한국과 같은 조인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의 10번은 리오넬 메시다. 메시는 현존하는 선수 중 최고로 평가받는 만능 플레이어다. 2004년 FC바르셀로나에서 뛰기 시작해 지금까지 총 144경기에서 88골을 넣으며 팀의 핵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남아공월드컵 남미예선에서부터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의 10번을 물려받은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마라도나 감독이 나에게 직접 10번을 부여해 매우 행복했다"며 "두 벌의 유니폼을 받았는데 한 벌은 어머니, 한 벌은 형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삼바축구 브라질은 '축구 황태자' 카카가 10번의 주인이다. 2007년 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그는 레알 마드리드의 팀 동료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매번 비교될 정도로 뛰어난 축구 감각을 지니고 있다. A매치 76경기에서 26골을 넣는 등 브라질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다. 둥가 브라질 감독은 3년 전, 10번 배정을 놓고 기존 10번인 호나우디뉴와 카카를 놓고 고심하다 결국 카카를 선택했다. 당시 둥가 감독은 "모든 팀엔 10번을 달만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3명 정도 있기 마련"이라며 "현 시점에선 카카야 말로 최고의 선수"라고 설명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유로 2008부터 아스널의 에이스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10번을 맡겼다. 스페인은 지금까지 10번을 차지한 선수가 주요 무대에서 부진했던 징크스가 있어 파브레가스의 어깨가 무거웠다. 파브레가스는 "내게 기회를 준만큼 아스널에서처럼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파브레가스는 자신의 말처럼 유로 2008에서 첫 A매치 골을 비롯해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넣는 등 팀 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차군단 독일은 최전방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FC쾰른)에게 10번을 배정했다. 포돌스키는 25세의 젊은 나이지만 지금까지 A매치 72경기(37골)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포돌스키는 유로 2008에서도 맹활약하며 조국 독일을 결승에 진출시켰다.
한국은 2005년 본프레레호에서 처음으로 10번을 단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이 골 사냥에 나선다. FC서울 때부터 10번을 단 박주영은 현 소속팀 AS 모나코로 이적할 때 10번을 부여받아 화제가 됐다. 현재 A매치 40경기에서 14골을 넣으며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한편, 남아공월드컵 10번 선수 중엔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했거나 눈앞에 둔 선수들이 있다. 미국의 랜던 도너번(122경기ㆍ42골), 멕시코의 콰우테모크 블랑코(118경기ㆍ38골)는 센추리클럽에 가입했고, 일본의 나카무라 뼠스케(96경기ㆍ24골), 덴마크의 마르틴 예르겐센(95경기ㆍ12골)은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10번을 계승한 낯선 선수들
아트사커 프랑스의 10번은 지네딘 지단의 몫이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세 대회에서 프랑스를 이끈 그는 10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선 다른 선수가 10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다. 그 주인공은 A매치 43경기에 출전하며 10골을 터뜨린 공격수 시드니 고부. 31세인 고부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리옹에서 활약하며 2001년 프랑스리그 신인상, 2002, 2007년 프랑스리그 챔피언스컵 최우수선수상을 품에 안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공격수 지브릴 시세가 부상해 어부지리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유로 2008 예선에선 이탈리아를 상대로 2골을 몰아넣으며 팀에 3대1 승리를 안겼다.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의 10번은 세계 3대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혔던 프란체스코 토티의 것이었다. 하지만 2006년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은퇴를 선언, 이후 미드필더 다니엘 데로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선 데로시는 6번, 공격수 안토니오 디나탈레는 10번을 받았다. 디나탈레는 33세로 이탈리아 우디네세의 주장이자 팀 10번을 맡고 있다. 2004년부터 현 소속팀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총 192경기에서 86골을 터뜨리며 팀의 주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2002년 11월, 터키전을 통해 첫 A매치를 치른 그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총 31경기에 나서 9골을 넣었다.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지난해 세리에A 득점왕(29골)인 디나탈레를 주축으로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그를 믿는다는 상징으로 10번을 그에게 맡겼다.
월드컵 출전 32개국의 에이스로 상징되는 10번 선수들. 남아공월드컵에선 그중 누가 팀의 우승을 견인하며 펠레 마라도나 플라티니 지단 등을 이어 최고의 넘버 텐으로 기억될 지 궁금해진다.
< 이해완 기자 paras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