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그리스전 보여주신 그님 찾아요

수유역그님2010.06.12
조회281

오늘 그러니까 방금전..

당고개행 4호선에서 핸드폰 DMB로 한국VS그리스전 보신 님 찾으려고

무작정 컴퓨터를 켰네요

아직 축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간절한 마음에 그만..ㅎㅎ;;

현재 스코어 한국2:0그리스

 

톡이니 판이니 그냥 그냥 보기만하고 써본적없어

어디다가 올려야 할지도 모르는데 혹시 톡이라도 되서 그님이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몇자 끄적여 봅니다

 

일이 늦게 끝나서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

축구경기가 한창이라 그런지 한산하더군요

외국인 둘이 앉아 있길래 왠지 금방 내릴거 같아 그앞에 서있는데

제가 지금 찾고 싶은 님이 제 옆에 오시더니

핸드폰으로 축구를 보고 계시더군요

역시나 외국이 둘은 금방 내렸고

그님이 옆에 앉기를 바라면서 냉큼 앉았습니다

그때까지는 축구가 보고 싶었을 뿐..

제 옆에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일부로 아주머니 쪽으로 앉았습니다

그래야 그님 쪽으로 자리가 비거든요

(그님은 그걸 아셨을까요 ,,ㅎ)

제 바램이 들렸는지 제 옆에 앉으셨고

저는 기회다 싶어 힐끔힐끔 핸드폰을 보았습니다

두번쯤 힐끔거렸을까..

그님이 같이 보자고 선뜻 제 옆으로 내밀어주시더라구요

쑥쓰러워서 눈 인사만 하고 열중했습니다

 

한정거장 두정거장 당고개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전반이 끝나가더라고요

미아역에 다다르자 주섬주섬 짐꾸리시던 그님

마침 전반이 끝났고

수유에 도착하니 내리시네요

내리시면서 눈인사와 함께 하시는 말

"후반은 못보시겠네요"

............

후반을 못보게 되서였을까요

그님이 가신다는 거에서였을까요

뭔가 허전..해지더라고요

한국전 축구라는 이유로 친절하게 핸드폰 화면 한 귀퉁이를 빌려주신

(화면을 제쪽으로 더 기울려 주셨습니다)

그님께 이미 마음이 빼앗겨 버린거 같았습니다

 

"후반도 보고 싶은데요.."라든지

"후반은 다른곳에서 같이 볼 수 있을까요.."

라고 한마디만 했다면 상황이 바꼈을지도...

 

그렇게 그님은 수유에서 내리셨고

저는 당고개로 향하는 내내 속으로 스스로를 욕하면서 음악을 들었습니다

 

메세지가 왔는데도 전반이 끝날때까지 안보시고 축구를 보여주신

그님..

용기가 없어서 말을 전하지 못했네요

"덕분에 재밌게 보았고요..기회가 닿는다면 17일 아르헨티나전엔

 핸드폰이 아닌 큰 화면에서 옆자리에 앉아 또 같이 보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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