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커플. 혜정과 동욱이의 일기 -234일째

주동희2010.06.15
조회170

 

혜정의 일기

 

혜정- 아~ 날씨좋다~ 여기 좀 앉았다 가자~
동욱- 어. 커피 죠 따줄게  .....자!
혜정- 쌩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초여름 밤. 작은 벤치에 앉아 함께 마시는 커피..
특별할 것도 없는 소박한 풍경이지만...문득..뭉클하게 행복해진다.
생각해보니 그는...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늘 이렇게 캔커피 뚜껑을 따주곤
했다. 처음부터 호감을 느꼈었지만..결정적으로 마음이 끌렸던 순간. 그건..
그가 처음으로 내 캔커피의 뚜껑을 따주던 그때였다.

동욱- 아. 주세요. 제가 따드릴게요. 여기요
혜정- 네 고맙습니다

깡통을 정성껏 닦더니 톡~ 하고 따서 내밀어주던 그의 눈빛이..송아지처럼 착해
보였다. 아주 작은 배려였지만..앞으로 내가 캔 커피를 마실때는..늘 이남자가
따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지금까지 나의 캔커피 최면은 계속되고
있다. 다른걸로 속 썪일때는 종종 있었지만..여전히 그는 내 깡통을 닦아 톡~
하고 따주는 사람인채로 내 옆에 있다. 그게 뭐라고...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이렇게 깊은 최면에 빠져버렸을까.

혜정- 난...자기가 캔커피 따줄때 ..첨 반했었다? ㅋㅋ. 자기는 언제였어? 나한테 반한게?

 

동욱의 일기

 

혜정- 난...자기가 캔커피 따줄때 ..첨 반했었다? ㅋㅋ. 자기는 언제였어? 나한테 반한게?
동욱- 캔커피?? 왠 캔커피??멋있어서 반했겠지 캔커피는 무슨~~
혜정- 맨처음은..우리집앞 벤치였는데 ..‘주세요 제가 따드릴게요’ 이러더니 쓱쓱 닦아서...톡 따주는거야. 그때..뿅~ 넘어갔잖아. 그 다음부터 한번도 내가 딴적 없어~ 기억안나?

몰랐었다. 처음 캔커피를 따준게 언제였는지...지금껏 늘 그걸 해주고 있었다는것도
..의식해본적이 없었다. 캔커피라....그녀는 정말..그거에 반해서 뿅~하고 최면에
걸려버린걸까. 연애라는게...참 신기한거다. 그게 뭐 별거라고.
이쁘게 손질한 손톱이 아까워보여서 ..무심코 따줬던건데..
그녀의 기억속에 캔커피는 ..무엇보다 커다란 애정의 증거로 자리잡고 있었나보다.
나는 언제였더라.
그녀의 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더니...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던 순간.
기억난다. 우리가 처음 만나서..말도 채 놓기 전이었다.
손을 잡을까 말까..그런것만 생각하면서 걷고있는데 그녀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혜정- 어? 잠깐만요 운동화 끈풀렸어요
동욱- 아...(약간 당황)아니 제가 할게요
혜정- 아~ 제가 이쁘게 맬줄 알거든요~

내가 캔커피를 무심코 땄던것처럼 그녀역시 무심코 운동화 끈에만 집중했던
거였다. 그렇지만 우리둘다...그랬을거다. 나는 그녀라서 캔커피를 따줬을거고..
그녀는 나라서 운동화끈을 매줬을거다.
솜씨좋게 매듭지어진 운동화끈을 보고 뿌듯하게 웃던 그녀의 미소가...
내 심장에 뜨겁게 와 닿았었다.
아마....그 순간은...내 인생에 아주 오래도록 기억될 명장면으로 남을거같다
결국 우리의 인연은.. 캔커피와 운동화끈 때문에...여기까지 흘러오게 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