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우리아빠

. 2010.06.15
조회140

 

안녕하세요? 톡에는 글을 첨 써보는 2X세 잉여중생입니다.

 

오늘 술드시고 들어오셔서 주정아닌 주정 부리는 아빠가 넘 귀엽 ㅡ.ㅡ;기도 하구

(60년이신데도 아직까지 정정하심.. 본인 말씀으로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함-.-;)

아빠가 하는 행동이 넘ㅋㅋㅋ 민망할 정도로 웃겨서 톡이란걸 첨 써보네요. ㅋㅋ

아래부턴 내용이 길어지니까 말이 짧아지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0^

 

스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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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울 아빠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평소에도 이런 저런 에피소드로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유명하신 분임...........좋은 의미..만은 아니지만..ㅠㅠ

9남매 중에 막내로 자라서 아직까지도 애같은 면이 많으신 분임.

(대표적으로 나쁜 예를 들자면 초등학생인 사촌동생과 맞짱뜨다가 친척

싸움까지 벌이게 된 적이 있음 ㅠㅜ)

 

실제나이와는 다르게 매우 동안이시며 심지어는 아빠대신 서류떼러 동사무서에

갔다가 엄마에게 아드님이 참 장성하시네요~ 라는 소리를 듣게 만들어 가슴에

못을 박은 사건을 만들기도 한 장본인.

평소에도 안해본 것 없으며 사고 발상이 매우~^.^; 자유로운 분이시라

가정이 아니었다면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싶은 생각을 갖게 만들기도 함ㅋ

 

각설하고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아빠가 술을 참! 좋아하셔서 일이 끝나시고나면 집에서 밥과함께 술을 드시는

일도 많지만 간혹 술자리가 생기면 마다하지 않고 실컷 드시고 들어오심.

 

오늘은 같이 일하는 분 아들이 군대에 들어가게 되어서 술 한잔 하셨다함.

(몇달전에 이제 20살인 남동생이 입대한 후 아빠가 그렇게 기죽은 모습 처음봤음 ㅜㅜ)

 

안그래도 술 마시러 가는동안 동료들과 집에 올테니 삼겹살 준비해놓으라던

아빠가 연락이 없길래 엄마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친구도 떼어놓고 혼자 만취한

상태로 들어온 아빠.......................................

 

신발장에서부터 쿠당탕거리며 들어오더니 왔구나 싶어 밥상차리는 엄마한테

가더니 평소에 하지도 않는 콧소리로... 생전 해본적 없는 애교란걸 부리기 시작한

거시였슴.........................ㅋ..

 

"여보옹~~ 나 술 마시고 들어왔습니다?"

"XX 있지, XX 아들이 군대에 들어갔데여~~~~"

 

라며............. 술드시고 기분이 좋으신지 한참 흐흐흫 거리며 웃으니

이젠 화낼 힘도 없는 엄마가 조용히 요리를 하셨음...

(참고로 아빠는 60년 쥐띠. 엄마는 61년 소띠로 아빠가 약올리면 엄마가 약올라죽는

전형적인(??) 쥐띠소띠 커플이십니다. 오랫동안 긴긴 세월을 약빨올리기에

열중하며 신기할정도로 싸우고 잘 지내고 계심.

아빠가 어찌나 아는게 많은지 뻑하면 엄마가 모르는 문제 가지고 슬슬 꼬투리잡아

열받게 만들기 선수라서 시골태생으로 성격이 불같은 엄마님이 차 창문을 바위로

박살낸 ㅡ.ㅡ;;;;;;;;;;;;; 과거가 있을만큼 아빠의 말빨은 위력이 대단함.

가끔 옆에서 듣고 있는 내가 낚일 정도.............................)

 

아무튼 본인도 자신의 말빨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자존심은 또 어찌나

높은지 남한테 지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아빠가... 그 가장 지기 싫은 대상인

엄마한테 존댓말 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웃겼던 건 아빠의 주정이

점점 엄마의 주정을 닮아간다는 거시여씀..........ㅋ..

(엄마가 술드시면 아빠한테 애교작살 존댓말&호호홓하고 웃으심)

엄마 옆에서 왔다 갔다 거리면서 애교도 마구마구 피우던 아빠는

엄마가 반응이 없자 재미가 없었는지 시큰둥해져서 방으로 들어가시고...

들어가자마자 안방에서 "시끄럽다 이뇨나~~ 에잇, 떠들지마!!!!"라며

엄한 TV를 두고 훈계 아닌 훈계를 하셨음.......................ㅋ....................

 

그러다 엄마가 이인간 안돼겠다 싶어 일단 급한대로 준비해둔 음식부터 차려서

밥상을 갖다주고 먼저 먹고 있으라 하자 아빠왈 "계란부치미 업짜나~~~!!"

잉잉하고 엄마한테 계속 후라이 내놓으라 함 ㅋ

참고로 아빠가 원할때는 매우 집요하심. 정말 집요함. 어릴적에 과자가 먹고싶어

주말에 신나게 쳐 자고있는 나를 꼬집어 깨워서 내보내기도 하고 태풍이

몰아치던 날 떡이 너무 먹고 싶어서 이웃집 드럼통 날아가고 창문 깨지고 비바람

몰아칠 때 동생과 나 셋이 가위바위보 내기를 해서 결국 내동생과 나를 나란히

떡심부름 시킨 적도 있을 정도임 ㅜㅠ

먹고싶은 것 피우고 싶은 것(구름과자) 마시고 싶은게 있어도 결코 혼자서 해결할

생각은 없다는 점에서 엄마와 난 아빠를 철없는 아들 내지는 우리집안 왕자님이라

부르고 있음. ㅋ

 

여튼 계란 후라이가 너무 먹고싶었는지 아라따아라따 하며 계란후라이를 하러가시는

엄마 등 뒤에서 계속 계란 후라이를 내놓으라며 재촉하심 ㅜㅠ 엄마 약간 짜증..

 

"계란 후라이가 엄써!!!!!"

"여보~ 계란 죠~!!!"

"계란 내놔!!!!"

"계란 부쳐죠!!!!!!!!!!!!!!!!!!!!!!!!!!!!!!!!"

 

술을 쪄들게 하셔서 혀도 풀림..ㅜㅠ 말도 잉잉대셔씀............

평소 약간 중저음에 설득력 있는 어조로 설명하시는 훈훈한 아빠 그딴모습 없음..

그냥 우기면 되는거임................

 

엄마가 계란 부치면서 "알았어, 하고있어" "계란 다 부쳤어" " 쫌만 기다려봐요~"

라고 대답해주다가 점점 말이 없어져씀...............

 

그러다 바닥에 젓가락 던지는 소리와 함께 아빠가 우렁찬 목소리로 외침.

 

"나 밥 안머거!!!!!!!!!!!!!!!!!!!!!!!!!!!!!!!!!!!!!!!!!!!!!!!!!!!!!!!!!!!!!!!"

 

엄마도 빡쳐씀!!!

 

"먹지마!!!!!!!!!!!!!!!!!!!!!!!!!!!!!!!!!!!!!!!!!!!!!!!!"

 

 

 

 

 

아...

 

순간 옆방에서 듣고있던 난 이게 50 넘은 아빠와 엄마의 대화인지

5살짜리 꼬꼬마랑 엄마의 대화인지 헷깔려서 쪼끔 슬퍼졌음..............ㅜㅠ

 

아빠 이런 모습이라도 사랑...........하지...않는 건 아니지만...

문득 동생이 군대에 있어서 이런 모습을 못봐서 다행이다.. 편지쓸 땐 이런건

말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ㅜㅠ

아빠가 동생 훈련소 있을때 대신 편지써달래서 -훈련소에 있을때 게시판에 편지

쓰면 출력해서 훈련병들에게 전달됨- 열심히 아빠가 썼던 편지를 타이핑할때

보았던 감동과 벅차오름, 아버지의 아우라.........를 떠올릴때마다 동생은

속고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픔. 내가 볼때 편지 쓸 때는 아버지였지만 현실에선

그냥 아빠밖에 안보임. 내동생은 아직도 울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크고 멋있고

남자답고 아빠가 하는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데도 믿고 따를 넘임..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