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 양말 신고 병원간 날 -사진-

fhua2010.06.16
조회1,606

 

 

8:30am

 

된장.. 늦었다

 

브래크 파스트- 패스

 

떡진 머리- 다행이 오늘은 수술들어가는 날이라서 모자가 가려줌

 

얼굴- 철저한 고양이 세수

 

슈퍼 우사인 스피드로 옷입고 버스 잡으러 뛰어 나간다

 

겨우 버스 잡고 자리에 딱 앉는데

 

아오

 

밑에 내 발에 붙어있는 미키마우스의 웃는 얼굴이

 

내 심장을 멈추게 한다

 

두둥 둥 둥 득 <- 이렇게

 

그것도 발목 양말. . . 

 

어제 밀린 무한도전을 본게 급 후회된다

 

하지만 여기선 무한도전 is my only 행복

 

다행이 수술할땐 쓰래파가 커버해주겠지 하고 내 심장을 위로해준다

 

 

병원 도착 수술복으로 갈아 입고 수술실로 들어간다

 

다행이 담당 의사 선생님이 아직 안 오셨다

 

아직 학생이라 그런지 수술을 몇번 봤어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처음 들어왔을때,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저기 뒤에 방해 안되게 멀리서 보라고 그런다

 

멀리에선 선생님들이 환자분 둘러싸고 뭐 이렇게 저렇게 피 뭍히며 하는것밖에 안보이는데

 

왠지 언뜻보면 식인종들이 사람 둘러싸서 일보는듯;;

 

거기다가 음악이 틀어지면 (보통 수술은 음악들어면서 함)

 

'식인종의 파티' 라고 처음 생각했음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가까이에서도 보게 해주는데

 

가까이에선 칼로 자르고 실로 꽤매고 스테이플러로 찍고 그러는거 보면 옛날 미술 시간이 생각남

 

 

오늘 수술은 coronary artery by-pass grafting (CABG)

 

드디어 심장을 처음으로 보는 날

 

선생님이 오늘은 가까이에서 보게 허락함

 

내가 뉴페이스라서 궁금한지 대장 의사선생님이 말거심:

 

대장: which year are you in?

 

나: 3rd year 

 

대장: where are you from?

 

나: Korea

 

그 다음 질문은 영국에 오랫동안 산 경험으로 예측할수 있음

 

대장: oh really? north or south?

 

나: south

 

보통 여기서 대화종료인데, 가끔씩 'do people really eat dogs?'까지 나온다

 

이때 조심해야되는게 영국에선 이런 말이 있다

 'dog is man's best friend' 결국, '개는 사람의 배프'

 

이땐 그냥 대충 넘어가는게 제일 문안하다

 

'some people do, some don't'

 

하지만 대장님은 안 물어보시고 그냥 수술시작하신다

 

수술 시작하고

 

1시간 뒤: 우와, 모든게 신기하고 정말 멋짐

 

2시간 뒤: 다리가 슬슬 저리기 시작, 남자지만 갑자기 꿀벅지 가진 연애인들이 부러움, 핼스에서 왜 하채운동을 안했을까 자책함

 

3시간 뒤: 우와 심장이다! 정말 책에서 본, 만화에서 본 심장이랑 완전 다르게.... 못생겼구나... 심장이 하트모양이 아닌줄 알았지만... 이렇게 이상하게 생겼을거라곤...

 

4시간 뒤: 우와.. 아직도 심장이다.. 배고프기 시작함.. 등도 아프고.. 다리는 이미 마비 걸렸음

 

5시간 뒤: 드디어 끝이 보임, 마무리 하고 신나는 점심 시간! 음~ 스멜~

 

친구들이랑 병원 카페에서 꾸역꾸역 먹고 집에 가려는데..

 

친구: where are you going? we have spirometry teaching! 어디가삼? 우리 spirometry(?) 배우러 가야됨!

 

나: oh! you are joking! 장난하삼? ㅋㅋ킄

 

친구: no.  농담아니거든

 

아... 그렇구나..

 

천식과 copd(?) 진단을 내릴래면 쓰는 도구가 spirometry인데, 오늘 이거 배우는거 까먹었음

 

할수없이 친구들이랑 가서 열심히 사용법 배움

 

이제 누가 환자 역활로 시범했으면 좋겠다는데

 

우리 그룹에 나만 남자라서 그런건지

 

애들이 다 나 쳐다봄 -_-

 

아오 정말

 

그냥 쿨하게 okay! 함

 

선생님: okay, first of all let's measure your height, take off your shoes, 일단 키 재게 신발 벗어주세요

 

첫번째 굴욕:

 

아무 생각 없이 신발 벗는데 애들이 'ㅋ큭ㅋㅋ큭' 거리기 시작함

 

그리고 선생님도 갑자기 '풉으헝흐히이' 하심

 

왜 그러지 하고 시선을 따라가보니

 

미키마우스가 환하게 웃고 있음

 

자세히 보니 그것도 짝짝이 신었음 -_-

 

 

창피하지만 최대한 쿨하게 그냥 웃어줌

 

허허허허허- 인심 좋은 아저씨쳐럼

 

2번째 굴욕:

 

그리고 키재는데 내가 평소에 외치는 180이 아닌 '176cm' 나옴

 

애들: heeey! you lied! 야 니 키 뻥이였잖아!

 

아오 오늘 정말 죽는 날

 

3번째 굴욕:

 

spirometry를 하는데 내 나이 비에 비정상 나옴 -_-

 

담배도 안피는데.. 그냥 시작할까..

 

 

트리플 굴욕 수업끝나고 애들이 날 붙잡고 물어봄

 

애들: where did you get those socks??!! I want one!! 양말 어디서 구했노? 나도 하나 사고 싶다!

 

나: in korea, from very expensive place. 한국에서 비싸게 샀지.. 사실 여름에 놀러갔을때 밀리오레에서 샀음.

 

갑자기 미키 덕분에 인기남 됨

애들이랑 원래 안친한데 밀리오레 바겐 세일이 friendship을 시작해줌

 

짱

 

 

 

-끗-

 

 

끝까지 제 어설픈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