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그 녀석 길들이기.

유쾌한 사랑200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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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또 지각을 하게 생겼다.

분명 밤 10시도 되기전에 잠을 잤것만 왜 매일 이렇게 지각을 하는지...아침 8시까지 잠을 자는 딸을 이제는 포기를 했는지 빨리 일어나라는 재촉도 하지 않을 뿐더러 언제까지 잠을 자나 지켜보는 엄마의 눈빛은 한심하기 그지 없어보이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를 버리지 않으셨다. 난 이 모든 굴육과 구박을 꿋꿋히 견디고도 남을수 있는 강한 심장과 무딘 성격과 철면피같은 뻔뻔한 성격을 내려주셨다.

감사한지고...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마주치지 않고 싶은 시간이 있다면 그건 매번 월요일 수요일마다 교문에서 학교의 명예를  지키고 있는 선도부생들이다.

그 선도부들중에도 우리 학교 여학생들은 물론 주변 여학교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전교회장을 맡고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그 녀석은 나에게 있어 가시같은 존재이다.

 184cm정도 되는 키에 짙은 속눈썹과  맑은 눈동자 꼭 조각칼로 다듬어 놓은듯한 콧날 그리고 선이 분명한 입술과 남자들도 탐내는 갸름한 턱선...미술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손모델은 여자가 아닌 그 녀석이며 언제 운동은 하는지 체육시간 가끔 볼수 있는 복근은 같은 여학생들의 상사병에 불을 질러놓고는 나 몰라라 하는 녀석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그 녀석은 그저 그 녀석일 뿐이다.

왜냐면 나에 왕자님은 이런 누구나 좋아하는 남자가 아닌 약간 배도 나오고 통통하며 쌍커플도 없어야 하며 무엇보다 성격이 좋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그 녀석은 나에게 있어 매일 내 단점을 지적하는 그저 싸가지 없는 녀석일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를 발견하자 마자...급히 교문을 닫으려고 하지만 나의 이 날쌘 몸은 어느새 녀석의 빠른 손놀림을 뛰어넘어 미꾸라지처럼 교문안으로 들어섰다.

 

" 헤헤 내가 이겼다....수고~!"

 

여유롭게 손을 흔들고 앞으로 걸어가는 순간 내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체육선생님이 어이가 없는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는 이내 들고 있던 노트로 내 머리를 한대 툭 치자 내 표정도 일그러지고 있었다.

 

" 아..진짜 선생님 왜 때리세요...저 지각도 안했는데...."

 

" 얌마...겨우 1분전이냐?? 그래 지각은 아니다고 치자...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두고 나닌거냐? "

 

난 그제서야 집에서 나오고 난 이후 처음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나를 보고 웃고 있는 녀석과 그 외 복장불량으로 걸린 후배나 친구들을 보는 순간 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정말 숨고 싶었다.

정말 블라우스에 자켓까지는 제대로 입었는데 점점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속치마가 밖으로 당당하게 나와 있고 그것보다 더 어이가 없는건 한쪽은 단화에 한쪽은 언니 구두를 신고 온것이다.

 

"아....글...쎄요....선생님...죄송한데요...저...운동장 나중에 돌께요~~ "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빨갛다 못해 터질것같은 열감이 후끈 달아올랐다. 난 뒤도 안돌아보고 뛰고 뛰었다.

그리고 교실로 들어선 순간 나를 보는 친구들은 무슨일이라도 일어난것 같은 표정으로 들어온 나를 보고 또 뒤집어진 치마를 보고는 그제서야 웃음을 터트렸다.

 

" 오우~~뻔순이 오늘 또 한건 했구나~~!!"

 

난 재밌다는듯 나를 보고 놀리는 진구를 보고는 굳은 표정으로 녀석의 뒷통수를 한대 후려치고는 자리에 앉아 절망하는 표정으로 그대로 머리를 박아버렸다.

그리고 얼마뒤 교실로 들어선 녀석이 나를 한번 힐끔 쳐다보고는 웃는다.

 

우리반은 한달에 한번씩 서로 친해지길 바래라는 선생님의 취지하에 짝궁을 바꾸게끔 되어 있다.

다행히도 7번의 자리를 바꿈에도 사방 세다리 건너에 모두 녀석과의 인연이 없어 너무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번에도 두손을 모아 기도를 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방구현이랑 짝궁을 되게 해달라고...방구현이는 내가 1학년때부터 좋아하는 동그란 얼굴에 눈코입이 귀여운 아이다.

방구를 조금 잘 뀌는게 조금은 흠이긴 하지만 하는 모든게 너무나 귀엽다.

이번만은 제발....

접혀진 종이를 펼치는 순간 난 주위를 살펴보았다.

다행히도 옆자리에는 아직 아무도 앉지 않아 난 내 옆에 방구현이가 앉길 바라며 두 눈을 꼭 감은채로 두손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몇초가 지나지 않아 가방을 내려놓는 소리가 턱하고 들려왔다.

난 두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서서히 눈을 뜨자마자 다시 눈을 감고 싶었다.

두손을 모으고 게슴츠레 뜬 눈을 자신의 면상앞에 들이대는 나를 무슨 외계인 보듯 쳐다보며 그 길고 큰 손을 내 얼굴에 대고는 자신의 팔이 뻗을수 있을만큼 쭈우욱 밀어버리는 녀석이다.

 

" 한달이 고달프게 생겼네..."

 

" 치....누가 할소리...철장없는 감옥이 따로없다...지가 무슨 연애인이야~?? 아이구 옆에서 보니까 김치 먹고 싶다."

 

" 뭐?? "

 

" 너한테 하는 소리 아냐~~ 남자 피부가 무슨 파리가 내려와서 똥싸면 쭈우우욱 내려가겠다..."

 

" 여자 입에서 참으로 향기나는 말이다~ "

 

" 니 입이나 관리하세요~~ 뭐야 재들은 왜 날 째려보고 난리야~~누군 좋냐고..."

 

녀석과 짝궁이 된후로 변화가 생긴게 하나가 있다.

우선은 녀석에게는 항상 좋은 냄새가 난다.

음 뭐랄까 향수를 쓰는건 아닌것 같은데 여하튼 교복에서든 그리고 녀석이 두 눈을 깜박거리며 칠판을 볼때면 가끔 옆을 보다가 난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앞 짝궁은 참으로 평면이었는데 녀석의 놀라운 입체감때문일지도 모른다.

한번은 나도 모르게 한참을 녀석의 코날과 턱선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어디서 날아든 손이 내 얼굴위를 덮치더니 이내 내 얼굴을 칠판으로 돌려놓았다.

쉬는 시간이 되자 녀석은 뒤에 있는 미선이에게 거울좀 달라고는 하고는 내 앞에 거울을 들이밀었다.

 

" 뭔 생각이 드냐? "

 

나는 거울에 보이는 내 얼굴이 꽤나 귀엽다는 생각에 귀여운척 웃음을 지어보였다.

 

" 귀엽구만..."

 

" 난 무섭다...자꾸 그렇게 느끼하게 쳐다볼래?? "

 

" 내가 언제?? "

 

" 미선이한테 물어봐~ "

 

" 미선아 니가 말해봐~..."

 

녀석과 내가 미선을 뚜러지게 쳐다보며 뭔가 대답을 요구하자 미선은 나를 보며 씨익 웃어보였다.

 

" 침 안흘린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언제는 시후 싫다고 난리치더니만~~"

 

" 내가 언제??? 내가 언제 이 싸가지를 보고 침을 흘린다고 그래~ 니들 눈이 썩은게냐?? 얼른 한달이 가든가 해야지...완전...어이상실이야..."

 

괜한 흥분을 하는 나를 놀란듯 쳐다보는 녀석과 뭐 그럴줄 알았다는듯 태연하게 반응하는 미선을 두고는 나는 복도로 나왔다.

아...구현이다...매점을 갔다 왔는지 이것저것 먹을것을 사오는 구현을 보자 난 최대한 이쁜 표정을 지으며 구현이 이름을 불렀다.

 

" 구현아~~~~"

그래...난 구현이를 아직도 좋아한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