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외치는 "대~한민국"

김잔디201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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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한국의 월드컵 예선 두번째 경기가 있는 날.

어학원 갈 준비하면서 배로 부쳤다고 생각했던 Reds 티를 옷장 구석에서 발견했다.

어학원 내에서 한국인이라는 광고하고 다니기 창피하나 기념으로 하루쯤 입어줘야겠지?

 

독일 시각으로 오후에는 한국 zu 아르헨티나,

저녁에는 멕시코 zu 프랑스 경기가 있었다.

같은 반인 멕시칸 Ramiro 역시 멕시코 색깔인 초록색의 티를 입고 나왔다.

선생님이 우리를 Ampelmann & Ampelfrau라고 하셨다. 내가 이렇게 불릴 줄 알았다. -_-;

(독일은 신호등 Ampel 의 사람을 캐릭터로 만든 상품이 많다. Mann은 남자, 남편/Frau는 부인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Ramiro! 아빠는 멕시칸이지만, 엄마는 아르헨티나 출신이란다. 알고 보니 반은 적이었다.

 

 

 

매력적인 멕시칸 소녀 Renata. 내게 항상 손으로 키스를 날려주는 열정적인 친구.

다른 반에서 만난 멕시칸 소녀는 욕심만 많고, 남 배려할 줄 몰라서 멕시칸이 다 이런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Ramiro와 Renata는 남미 특유의 열정과 유쾌함이 느껴지는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 안만났으면 괜히 멕시칸에 대한 오해를 했겠지?

(아, 이 곳에서는 언제나 대두 굴욕. ㅠㅠ 나 얼굴 크긴 하지만 이렇게 2배로 크진 않다규.)

 

 

 

사실 Renata가 Ramiro 옷 뺏어 입은 것. 서양 남정네들은 아무데서나 옷을 훌러덩 잘 벗더라고. 후훗~

 

 

 

베를린의 번화가인 Alexanderplatz역 근처, 까페에서 경기를 보게 되었다.

어학원에서 알게 된 한국인 커플과 동행한 자리인데

컨테이너를 쌓아 공간을 만든 특이한 곳이다. 햇빛을 정면으로 맞는 단점이 있지만

여러 명의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응원할 수 있었다.

 

전반전 2-1로 마무리하고 좀 다행이다 싶은 심정으로 쉬고 있는 중.

 

 

 

축구 보면서 불고기와 김치, 나물을 점심으로 먹었다.

매일 점심은 빵만 먹었었는데 맛있는 밥과 불고기 먹으니까 그야말로 진수성찬!

하지만 전반전 보면서 식사하다가 한국이 2골 먹는 것 보고 체했다.

 

 

 

월드컵의 모든 경기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판.

후반전에도 잘 싸워서 2-1 정도로 마무리하길 바랬는데... 아흑.

저 판에 4-1로 진 스코어가 적힐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다.

 

 

 

이 곳에서는 월드컵에서의 승리가 또다른 자긍심이 된다.

축구 강국인 독일이니만큼 월드컵에 대한 관심 역시 대단해서

"한국은 어제 이겼다."라는 이야기를 화제거리 삼기 좋았는데... 오늘 경기는 너무 아쉽다.

내일 수업 가서 "한국은 어제 4:1로 졌다."를 독어로 이야기해야 하는군.

Gestern haben wir vier zu eins verloren. 아, 이 말만은 하기 싫었는데.

 

아무래도 우리 부부가 빨간 티를 입어서 그런가? 나이지리아 전에는 입지 않을 생각이다.

나이지리아 전에 꼭 승리해서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세계인의 관심 받으며 이름을 널리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G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