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셔알바 굴욕女

돈毒2010.06.22
조회1,278

 

안녕하세요~

톡을 즐겨보는 22.5세의 알바녀대생입니다! (생일이 빨라서....)

어머님이 넌 공부도 안 하는데 주말하고 방학 때 놀아서 뭐하냐고 돈 벌어서 네 학비는 네가 대라고 하시길래

2008년 9월부터 주말 캐셔로 일을 시작했어요. 중간에 반 년 정도 쉰 적도 있었지만..

아무튼 일하면서 겪었던, 생각해보면 당황스럽고 웃긴 얘기 공유하러 왔습니다^_^~

 

1. 송림점에서 일하던 때였어요.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마다 주변 실버타운에서 할아버지 할머님들이 쇼핑하러 오셨었거든요?

송림점은 3,4번 계산대가 소량상품 전용이라고 5개 미만 구매시에만 이용 가능한데

어르신들은 빠른 걸 좋아하니까 많이 사셔도 앞 계산대에서 계산해드렸죠.

근데 아실 분들은 아시다시피 오전 중에는 출근한 캐셔들이 많지 않아서 계산대가 자꾸 밀려요.

한창 정신없이 어르신들 계산을 해드리는 중이었어요.

어떤 할아버지가 검은 봉투를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이마트에는 검은 봉투가 없다고 하면서 노란 걸 드렸죠.

그랬더니 그 할아버지... 갑자기 버럭 썽을 내시는거예요ㅠㅠ

 

"야, 너 내가 검은 거 달랬지 누가 이딴 거 달래."

 

"네?? 아.. 할아버지 이마트 봉투는 다 노란 색이라서요, 검은 봉투는 고객만족센터 가보시.."

 

"이 년이 아주 똥배짱이구만?! 에라이 드러운년. 퉷."

 

내가 검은 봉투로 달랬지 언제 이딴 거 달라 그랬냐고 하시면서 한참 욕하시더라구요.

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고, 그런 경험은 또 살면서 처음이라 진짜 손이 덜덜 떨리고 막 눈물이 나는거예요..

그래서 일단 슈퍼바이저 불러서 할아버지 고객만족센터로 보내드리고 울면서 계산함ㅋㅋㅋㅋㅋㅋㅋ

뒤에 계셨던 중년 부부 고객님들이 위로해주셨습니다ㅠㅠ

 

  

2 이건 지점을 옮기고 나서의 이야기.

  

지난 일요일 퇴근하기 30분 전에 어떤 노부부 손님이 오셨어요. 두 분이 한 21만원정도를 현금으로 구매하셨는데.

천 원짜리가 많다며 천원짜리 37장 주셨어요. 천원짜리 37장이랑 만원짜리 17장을 세야했지만 저는 항상 퇴근이 1시간 앞으로 다가오면 진짜 세상에 더 없을 정도로 친절해집니다..

완전 웃으면서 돈 세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할머니가, "아가씨 인상이 참 좋네~"라고 하시더라구요.

"네~ 저 쫌 이따 퇴근해요^0^~"라고 대답했더니 할머니 말없이 한심하단 표정 지으셨음...

 

돈 다 세고 "현금 영수증 필요하세여???"이랬더니 할아버지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저:번호 불러주시게써여?

할아버지:?? 그걸 어떻게 외워.

저:네???

할아버지:너같음 외우겠냐

 

진짜 어이없고 당황스럽고 그 때부터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아... 그럼, 풉... 안 하시..ㄹ..ㅋ..

할아버지:아 빨랑 깁미 거스름돈+영수증. 현기증남.

나:앜.. 이백삼십..원..크..킥..거스름.. 으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찐따처럼 거스름돈을 드렸어요. 근데 그 때부터 한 번 터진 웃음이 멈추질 않는거예요.

뒷손님 물건 계산하면서도 계속 웃었네요. 진짜 30분 내내 미친것처럼 큭킥쿡풉훗퓌식 하면서...

 

바로 뒤에 있던 손님이 직격타를 날리셨음... "... 그게 그렇게 웃겨요?ㅡㅡ;"

앜ㅋㅋㅋㅋ ... 음. 왠지 혼자 웃긴 삘이네요! 암튼 전 지금도 웃김ㅠㅠ...

 

 

 

옷에 하드텍 떼는 거 어떤 고객님이 옷 망가뜨리냐고 너 뭐하는 년이냐고 짤라버린다고 했던 얘기랑,

왜 계산대엔 무료 쇼핑백이 없고 센터로 가야하냐고 장사속이라 기분나쁘다고 재수없어서 여기 안 온다고 하시던

고객님 얘기랑~ 굴욕 얘기는 많지만 읽기 힘드실까봐 삭제 했어요!

 

요즘에는 일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다보니까, 웬만한 일에는 스트레스도 안 받더라구요~

레지, 특히 사무직 이외의 업종에서 일하는 레지라면 우습게 보는 분들 많으신데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진짜 우스운 사람이 되는 건 아니고, 사회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무턱대고 사람 깔보는 그 분들이 오히려..... 흠.

그렇다고 진상인 손님만 있는 것도 아니구~ 대접받고 싶다면 상대를 먼저 대접해주어야 한다는 점을 알았어요!

제가 고객의 입장이 되었을 때, 버릇없이 군다고 해도 의무적으로 웃어주긴 하겠지만, 그건 그냥 가식이지, 진짜로

고객'님'으로 생각해서 보이는 미소는 아닐거잖아요? 음 그렇더라구요. 바른 인간이 되고 싶어요.

다양한 계층의 여러 사람들을 보고 접촉하면서 느끼는 점, 배우는 점도 많이 있어서 정말 즐거워요~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