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체적 컴플렉스

새신부2010.06.22
조회1,333

슴아홉, 계란한판이 낼모레인 설사는 새신부 입니다..

 

매일아침 핸드폰으로 네이트 판을 보는데, 댓글을 달 수 없어 괴로움에 미쳐가고 있지만,

회사와서 네이트 판 접속이 너무 힘들어서 ㅠㅠ 늘 눈팅만 하다가,

어떤 글을 보다가, 아 나도.. 아 나도.. 판꺼리가 생기는구나 싶은 맘에

'한글 2007'에다 써서 나중에 붙여넣기를 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덕분에 이모티콘 쓰는 것은 무리가 있군요. 자꾸만 빨간 밑줄이 꼬불꼬불 생기네요. 흑.

 

쨌든.

공감이 될 수도 있고, 없을 확률이 더 큰 저의 신체적 컴플렉스를 써보도록 할게요.

 

1. 다섯살, 엄마가 너무 집에서 싸고만 키운 저는, 아무래도 바깥을 나갈 기회가 거의 없었나봐요.

근데 제 생각에는 아마도 못생겨서 안데리고 나간 것 같아요.

제가 바깥 출입을 시작한 것이 5살이라는 것이 그걸 증명하죠.

이유는, 동생이 제가 4살 때 태어났기 때문이예요.

4살 때 태어난 동생이 돌잔치를 마치고 아장아장 걸어다닐 수 있을 때부터 저는 바깥 출입을 시작했나봐요.

근데, 그 때 제게 특별한 신체적 변화가 오기 시작했어요.

바로 '찬바람 알레르기' .. 이거 쓰는 순간 제 지인들은 "아 너구나!" 할지도..

참 특수한 병이거든요. 정확히 말하자면 찬바람이 휙 불어오면 찬바람에게 노출된 살의 일부가 우둘두둘,, 알레르기, 두드레기 올라오듯 확 올라옵니다.

비슷한 케이스로 몸을 찬 물에 넣었을 때도, 찬 물에 닿은 부분만 팅팅 붑니다.

피가 몰리면서 뜨거워지기까지 합니다.. 덕분에 겨울 스포츠와 찬물 스포츠는 할 줄 아는게 없어요..

 

엄마가 듣도보도 못한 너무 이상한 병이라 절 데리고 피부과에 갔더니, 살점을 뜯어내어 조직검사를 해야하고, 피를 뽑아서 분석해야하고, 병원에 입원을 시켜야할 것이고, 완치된다는 보장도 없고, 현재 보고된 바 없는 병이기 때문에 많은 실험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네요. 마루타...?

결론은, 집이 부유하지 못하기에 "그냥 그렇게 살아라"로 마무리가 되었죠.

덕분에 대인 기피증이 생길뻔했습니다... ㅠㅠㅠㅠ

아마, 더 옛날에 이런 병이 있었다면 어른들이 "나쁜 피를 가지고 있기 때문" 이라고 하시면서 어떻게 됐을지... 묶어놓고 의식을 치뤘을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섬뜩하네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이건 더 심해졌던 것 같아요.

3월 되면 꽃샘추위가 극성이잖아요. 그때가 완전 대박이죠. 화르르 불처럼 타오르는 시뻘건 얼굴은.. 흠.. 무시무시하죠. 더군다가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엄마는 제가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할까봐 그런 날엔 항상 목도리로 얼굴을 복면강도처럼 칭칭 감아주셨어요.

 

발그림이군요..

 

쨌든. 그래도 순수한 친구들은 저에게 "옮지 않는다" 는 것을 배우고

2학년이 되자, 1학년때 같은반인 친구들이 얘기해주더라고요. "얘 이거 옮는건 아니야~" 착한 친구들이었어요. 3학년땐 1~2학년때 같은반이었던 친구들이 또 얘길 해주고..

거의 15년 가까이를 그렇게 고생했지만, 21살이 되던 해에 저는 이 질병을 졸업했죠.

화장을 하니까 -_- 두드레기가 안나더군요!!!!...

초반에는 화장을 한 얼굴은 안나고, 목이나 손, 팔꿈치 이런데 나더니.. 점점 줄어들곤 없어졌어요.. 얼마나 화장이 독한지 알게됐던 기회였답니다.

 

2. 중학교 3학년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 6명이 있었어요.

그 중 한 친구가 이사를 가면서, 친구네 엄마께서 집들이를 해준다고 하셨어요.

주택으로 이사간거라 두개 층을 다 쓰는 집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엄마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친구들 집들이 하는 것도 쩔쩔매고 있는데...

 

쨌든~ 놀러를 갔죠. 어머니께서 정말 반갑게 우리들을 맞아주셨어요.

"어머~ 너 오랫만이다, 어머 넌 이름이 뭐니?" 그러시던 중 절 보시더니

"어머~ 넌 우리 딸처럼 너무 말랐구나! 살 좀 쪄야겠다! " 이러시길래

"어머~ 어머니 아니예요. 저 상체만 말랐어요. 하체는 쪘어요~" 라며 호호호 하는 훈훈한 덕담을 나누고...

 

저녁을 먹고 배 두들기면서 쇼파에 나란히 여섯명이 앉아서 TV를 보고 있는데, 친구 엄마께서 핸디 청소기로 저희 앞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흡입 하시다가.. 그 뾰족한 흡입구로 제 다리를 툭툭 치시면서

 

아 발그림 죄송해요 ㅠㅠ

 

"넌 살좀 빼야겠다!!"

(꾸벅) "어머니.. 아까 전데요.."

(카오스 @ㅅ@) 친구들은 다 쓰러졌죠..

 

네. 그래요. 저 자타공인 하체비만녀예요.

그래도 그렇지.. 아까는 저더러 날씬하다고 하셨잖아요..ㅠㅠ

1시간만에 넌 살좀 빼야겠다니요.... 정말 슬펐었어요. 그러나 뭐 그 이후로도 상하체 불균형은 사라지지 않는 숙제네요.

 

3. 제가 고등학교 다니고, 동생이 중학교 다닐 때.. 한참 아이러브스쿨이 유명할 때였어요.

동생이 아이러브 스쿨로 고작 이제 막 초등학교 졸업한지 3년 된 친구들하고 만나던 중..

저한테 이런 얘길 하더군요

 

"누나. 동네에서 되게 유명하대."

저 그래도 나름 동네에서 서클같은거 해서 이모임 저모임 오지랍 넓게 많이 다녔었거든요.

그래서 "써클 부단장이라서?" 라고 물었더니

 

"아니? 치마입고 다니는 다리 굵은 애라고"

"아니? 치마입고 다니는 다리 굵은 애라고"

"아니? 치마입고 다니는 다리 굵은 애라고"

"아니? 치마입고 다니는 다리 굵은 애라고"

"아니? 치마입고 다니는 다리 굵은 애라고"

 

아 네.. 적잖이 충격은 왔지만,

다리 굵으신 몇몇 분 중 이해하실 몇 분 계시리라 믿어요. (극 소수일꺼란건 알아요)

허리가 길고, 다리가 굵고, 엉덩이가 너무 큰 경우, 청바지 입기도 버거운 상황.

그게 제 하체거든요. 그나마 다행히 허벅보단 종아리가 가늘어서 무릎길이 딱 오는 치마를 입는 애긴 하지만.. 맞아요. 저 바지없어요..

아 이거쓰고나면 제가 누군지 아마 주위 사람은 다 알겠군요... 이제 완전 확정 되겠군요..

쨌든 그랬어요. 네. 저 치마입고 다니는 다리 굵은애 맞아요.

그치만.. 바지 입으면 너무 껴서.. 허벅에 맞추자니 허리가 너무남고, 허리에 맞추면 종아리부터 안들어가는 제 맘은.. 누가 알까요.. ㅠㅠ

 

4. 친구가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약간의 공사를 했어요.

살짝 손봤을 뿐인데 너무 예뻐지는거예요. 그래서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before-after  찍고 싸게 했대요. 게다가 막 생긴 병원이라서 기존 성형수술 자료가 없기 때문에, 제가 찍을 수 있는 샘플 케이스가 엄청 많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눈을 수술하면 코를 가려주고, 코를 수술하면 눈을 가려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게는 해준다고 하는거예요.

혹했죠. 친구를 따라갔어요.

저하고 또 다른 친구, 수술한 친구 셋이 쪼로록 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제 친구에겐 조목조목 설명해주더라고요. 눈을 조금 하셔도 될 것 같고, 코를 해도 되고, 둘 중 하나를 하면 괜찮아질꺼라며, 가격과 before 사진 찍어서 할인되는 가격까지.

근데 저한테 암말도 안해주시는거예요. 그래서 "저도 상담받으러 왔어요 ^^" 했더니

 

의사선생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에이 고칠데 없는데"

 

제가 제 자신을 좀 알긴 하거든요.. 흠.. 이거 놀리는 것도 아니고. 제가 돈 없어 보여서 그랬나 싶은게 자존심이 상해서, 하나하나 말씀을 드렸죠.

"저 눈은 쌍커풀도 없고, 코 완전 없고, 얼굴 광대도 심하고... 코를 해야할지 눈을 해야할지.. 고민도 좀 되고, 치아 교정도 해야할 것 같은데..."

라고 했더니 의사선생님은 절 대충 보시면서 말씀하시더군요.

 

"하나 고치면 도미노 됩니다."

 

무슨말인지 잠시 갸우뚱 했지만, 곧 알게됐어요..

네~ 그런거군요~ 전.. 알아들었다고요..

 

알아들었음에도, 의사선생님은 제 앞으로 의자를 고쳐 앉으시곤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더라고요. ㅠㅠ

 

학생같은 얼굴은, 지금 눈이 옆으로 길고 쌍커풀이 없는 눈이지.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건 쌍커풀 수술인데, 굳이 앞트임은 필요 없을 정도로 눈이 기니깐, 쌍커풀 수술만 한다고 치면..

얼굴에 비해 눈이 너무 커져. 게다가 눈 사이가 멀지. 그럼 결국 코를 세우게 된다는 얘긴데. 코를 또 세우면 눈이 조금은 길어질 것을 감안해야돼.

결국 눈이 더 길어지고 쌍커풀이 생긴 상태로, 코가 선다.. 그렇게 되면..

눈이 모여.. 그럼.. 광대가 더 두드러지지..

광대를 깎아야해... 흠.. 그럼.. 거기서부턴 공사가 커진다?..

 

만약에 광대를 안깎으면.. 얼굴이 참 많이 비어보일꺼야. 모여라 눈코입이라고 알아? 그야말로 고치나마나 한 얼굴이 되지..

광대를 깎았다 치자? 그럼.. 치아가 너무 도드라질꺼야. 결국 치아 교정을 해야한다...

자.. 그럼 여기서 학생 얼굴이 남은게 뭐가 있지? 피부 하나 있겠네...

 

난 학생같은 얼굴이 정말 좋아, 저렴하게 눈만 손대주면 계속 올꺼거든.. 코해야돼요, 턱깎아주세요 이러면서..

보면 볼 수록 구색이 안맞고 어색한 얼굴이 될 상이라서 말이야..

그치만 내가 병원 개원한지 정말 얼마 안되서.. 히포크라테스 선서 한 것도 생각나고..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거예요. 지금 이 눈 코 입으로 이런 조화 나오기 힘들어요. 정말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요. 나도 나중에 시간이 지난 뒤에 돈 욕심이 좀 생기고 이럴 때 오면, 눈만 해도 예뻐질꺼라고 하면서 수술해줄 수도 있어 허허허~

 

이렇게 얘기하시는데 말문이 막히더군요. 한 마디도 틀린말이 없었어요. 그냥 인정하고 집으로 왔네요. 그 날 이후로는 한 번도 성형외과 문턱에도 가 본 적이 없었어요.

맞아요.. 눈 코 입 뜯어봐도 예쁜 구석 하나도 없는거 맞아요. 인정해요.

그치만 그당시 고쳐도 지금보다 못할거란 말은 좀 상처이긴 했죠..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돈도 없는 마당에.. 고쳤더라면 완전 쓰나미였겠죠. 지금은 정말 감사한 성형외과 의사 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ㅠㅠ

 

근데 그 덕분에 한동안 친구들이 놀렸어요. 성형외과 의사도 손댈 수 없는 베린 얼굴이라고...

 

5. 전 덧니가 있었어요.

그야말로 일명 토끼이빨에 드라큐라 덧니. 상상이 되실까 모르겠네요.

앞니 두 개는 나오고, 바로 옆니는 들어가고, 송곳니는 앞으로 나온... 묘한 구조...

외할머니는 엄마를 탓했어요. 덧니가 나도록 뭐했냐며, 근데 어쩌다가 덧니가 됐는지는 저도 잘 기억나지 않아요. 그게 꼭 엄마를 탓할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웃을 때 항상 입을 가리고 웃거나, 새초롬하게 웃거나, 밝게 웃는건 잘 못하고 입을 좀 다물면서 웃는 습관이 있었죠.

 

그러던 중, 안되겠다 싶어서 교정을 할까 했어요. 근데 교정은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돈이 우선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ㅠㅠ 사는게 쉽지 않던 집에선 차마 교정을 해줄 수 없다 하였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나고, 덧니가 가장 위험한 것은 썩을 위험이 크다는걸 나이 스물에 알았죠..

썩어가더군요. 숨겨져있던 들어간 옆니 두개가...

 

결국 그 이 두개를 들어내야했고,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원칙은 제대로 뽑고 교정을 하는게 맞지만... 그랬다면 저는..

 

저 점찍힌 이가 없어지..고.. 교정을 하게되..면.. 저는..

나이스물하나에.. 영구가 ㅠㅠㅠㅠㅠㅠ

되는 상황이었죠...

 

결국.. 급한데로 처방을 받았어요. 그냥 저 앞 토끼이빨 + 송곳니 라인에 맞추어 가짜 이를 심고..

송곳니는 좀 갈아주는 처방..

 

 

그랬더니.. 아.. 완전 앞니 돌출...

아................................................... ㅠㅠ

다 같이 튀어나온 토끼 이빨에 맞추어... 여섯개의 이가 나란히 줄을 섰죠.

아... 오. 마이. 갓.. ㅠㅠ

뭐 어쩔 수 있나요.. 그때는 영구보단 그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이 상황이 되니.. 결국, 영구만도 못한 앞니 돌출이 되어,,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내 오빠 같고, 김영철을 보면 왠지 반가운 상황..

전엔 그래도 이 네개가 앞에 있었지만, 지금은 여섯개가 앞에...

 

후우..

아마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이게 해넣은 이 두개가 포함이라는걸 모를꺼예요.

돈주고 했는데 이렇게 했을꺼라고 누가 상상하겠어요 ㅠ

 

허접한 글 읽어주시고, 발그림 봐주셔서 감사해요 흑.

틈틈히 적은 글을 한방에 올려야겠네요 호호하하!

오늘은 빨리 퇴근해서 빨리자고 3시반에 일어나서 응원한 뒤 바로 출근하는 그날이네요.

훈훈한 새벽이 되길 바랍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