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 크게 진화했다.' '(무회전 프리킥을 성공시킨) 혼다는 호나우두를 연상시킨다.'
일본이 25일(이하 한국시각) 예상을 깨고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를 3대1로 물리치고 아시아팀 가운데 한국에 뒤이어 16강 진출을 일궈내자 전세계 언론의 찬사가 쏟아졌다. '역대 최악이자 최약체'라며 혹평의 대상이었던 일본 대표팀이 '매직'을 일궈내자 그동안 비난 일색이던 일본 언론들이 머쓱해졌다.
한 달전이었던 5월24일,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한국과의 평가전서 0대2로 완패했던 '블루 사무라이'의 축 처진 어깨는 온데간데 없고, 이미 세계 축구의 중심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고 있다. 불과 한 달만에 일본 축구가 왜 이렇게 싹 달라졌을까?
▶자신을 안다
일본 대표팀 오카다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서 한국이 4강에 오른 것에 빗대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남아공월드컵 목표를 4강으로 잡았다. '스스로를 몰라도 정말 모른다'며 조롱의 대상이 됐지만, 오카다 감독으로선 일본인 특유의 '혼네(속 마음)'와 '다테마에(겉 마음)'를 표현한 셈이다. 표면적으로는 거창한 목표를 설정하고, 속으로는 이에 근접하기 위해 스스로의 '주제'를 알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
킬러 본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 주로 혼다를 원톱으로 내세운 후 장점인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똘똘 뭉쳐 수비에 전력하는 일명 '파리 수비'가 세계 정상을 넘어설 수 있는 일본 축구의 유일한 해법이라 계속 주입시킨 것. 대표팀 소집이 늦어 초반 평가전에선 제대로 호흡이 안 맞았지만, 한 달여동안 손발을 맞춘 끝에 이제는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기는 부족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몸에 밴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이 수비에서 발현되고 있고, 해외 축구를 경험하며 개인기를 연마한 혼다와 툴리오 등을 활용한 공격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다 약팀이 강팀을 넘어설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술인 세트피스의 완성도를 높였다. 덴마크의 모르텐 올센 감독은 "(혼다와 엔도의) 프리킥 2방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모방과 역발상의 미학
모방(벤치마킹)에 관해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고 좋은 점은 취하고 나쁜 점은 '반면교사'로 삼는 일본인 특성이 축구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오카다 감독은 한국이 그리스전에서 첫 승을 거둔 후 "한국을 보면서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얻었다"고 대놓고 말했고, 일본 선수들은 이 경기서 박지성의 골을 보면서 "상대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킨 박지성을 따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전 골키퍼 나라자키 대신 국제 대회 경험이 일천한 가와시마를 전격 기용하고, 일본 조직 사회라면 좀처럼 용납될 수 없는 '이단아' 혼다를 중용한 것도 안정을 추구하는 일본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의 그것과 닮아있다.
오카다 감독의 역발상도 한 몫 했다. 당초 덴마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기 때문에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공격에 중점을 둔 것은 대표적인 예. 오카다 감독은 "사실 처음부터 이길 생각으로 나섰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나가자 상대는 당황한 것 같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27m 무회전 중거리포로 승리를 견인한 혼다도 "골키퍼가 내 예상대로 움직여 이를 역으로 활용했다"며 역발상이 원천이었음을 밝혔다.
일본 축구, 어떻게 한달만에 싹 달라졌나?
[스포츠조선 2010-06-25]
'일본 축구, 크게 진화했다.' '(무회전 프리킥을 성공시킨) 혼다는 호나우두를 연상시킨다.'
일본이 25일(이하 한국시각) 예상을 깨고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를 3대1로 물리치고 아시아팀 가운데 한국에 뒤이어 16강 진출을 일궈내자 전세계 언론의 찬사가 쏟아졌다. '역대 최악이자 최약체'라며 혹평의 대상이었던 일본 대표팀이 '매직'을 일궈내자 그동안 비난 일색이던 일본 언론들이 머쓱해졌다.
한 달전이었던 5월24일,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한국과의 평가전서 0대2로 완패했던 '블루 사무라이'의 축 처진 어깨는 온데간데 없고, 이미 세계 축구의 중심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고 있다. 불과 한 달만에 일본 축구가 왜 이렇게 싹 달라졌을까?
▶자신을 안다
일본 대표팀 오카다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서 한국이 4강에 오른 것에 빗대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남아공월드컵 목표를 4강으로 잡았다. '스스로를 몰라도 정말 모른다'며 조롱의 대상이 됐지만, 오카다 감독으로선 일본인 특유의 '혼네(속 마음)'와 '다테마에(겉 마음)'를 표현한 셈이다. 표면적으로는 거창한 목표를 설정하고, 속으로는 이에 근접하기 위해 스스로의 '주제'를 알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
킬러 본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 주로 혼다를 원톱으로 내세운 후 장점인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똘똘 뭉쳐 수비에 전력하는 일명 '파리 수비'가 세계 정상을 넘어설 수 있는 일본 축구의 유일한 해법이라 계속 주입시킨 것. 대표팀 소집이 늦어 초반 평가전에선 제대로 호흡이 안 맞았지만, 한 달여동안 손발을 맞춘 끝에 이제는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기는 부족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몸에 밴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이 수비에서 발현되고 있고, 해외 축구를 경험하며 개인기를 연마한 혼다와 툴리오 등을 활용한 공격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다 약팀이 강팀을 넘어설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술인 세트피스의 완성도를 높였다. 덴마크의 모르텐 올센 감독은 "(혼다와 엔도의) 프리킥 2방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모방과 역발상의 미학
모방(벤치마킹)에 관해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고 좋은 점은 취하고 나쁜 점은 '반면교사'로 삼는 일본인 특성이 축구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오카다 감독은 한국이 그리스전에서 첫 승을 거둔 후 "한국을 보면서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얻었다"고 대놓고 말했고, 일본 선수들은 이 경기서 박지성의 골을 보면서 "상대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킨 박지성을 따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전 골키퍼 나라자키 대신 국제 대회 경험이 일천한 가와시마를 전격 기용하고, 일본 조직 사회라면 좀처럼 용납될 수 없는 '이단아' 혼다를 중용한 것도 안정을 추구하는 일본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의 그것과 닮아있다.
오카다 감독의 역발상도 한 몫 했다. 당초 덴마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기 때문에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공격에 중점을 둔 것은 대표적인 예. 오카다 감독은 "사실 처음부터 이길 생각으로 나섰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나가자 상대는 당황한 것 같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27m 무회전 중거리포로 승리를 견인한 혼다도 "골키퍼가 내 예상대로 움직여 이를 역으로 활용했다"며 역발상이 원천이었음을 밝혔다.
〈스포츠조선 남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