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추억하나를 간직하고 산다는 것은

보스201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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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추억하나를 간직하고 산다는 것은

 

/ 문경찬

 

 


파도처럼 모였다 흩어지는
인파의 한 가운데 서서
우산 위로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다.


우산을 타고 흘러 내리는 빗줄기 속에서
조각조각
정갈하게 씻어 내고 싶었던
쓸쓸한 내 삶의 단상들을 발견한다.

 

 

 

 

 

 

 


오늘처럼

목마름으로 쩍쩍 갈라진 척박한 대지처럼
굳은 살이 박혀
갈라질대로 갈라져 버린 가슴 속까지
촉촉히 젖게하는 날이면

 

눅눅한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 온
추억하나가
손등에 떨어져

방울방울 맺혀있다가
눈물처럼 흘러내린다.

 

 

 

 

 

 

 

 

 


중년에 추억하나를 간직하고 산다는 것은

결국
손가락 사이로 흔적도 없이 빠져 나가버리는
한줄기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은 일...

 
그러나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목구멍에 가시박힌 사람처럼
아무런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가슴에 깊이 박혀버린
가시하나를 빼 내려고
꾸역꾸역 마른 침을 삼키다가
가슴이 갈라질 것같은 기침을 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