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택배 상차알바후기

미르코크로캅2010.07.07
조회3,216

야간택배 상차알바에 대한 후기를 써보려한다.

 

벌써 한달전쯤 했던 아르바이트 였지만 내 인생 최악의 경험을 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정도니까...

 

내 나이 32... 전에 하던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이었다.

 

하지만 일자리는 쉽게 구해지지 않았고 돈은 필요한 시점에서 언제든지

 

그만둘수 있고 매일 하고싶을때만 골라서 할 수 있다는 야간택배알바라는걸

 

알게되었다.

 

일당은 4만5천원.

 

호오...솔깃한걸?

 

어차피 그걸 직장으로 생각하는건 절대로 아니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려고 전화를 했다.

 

아주 친절했다.

 

그리고 알바공고에 써있었다.

 

처음 해보시는 분이라도 상관없어요~기존에 일하시던 분들이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주실겁니다^^

 

난 그래서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그날 일을 하려고 마음 먹었다.

 

차는 있었지만 다소 먼탓에 기름값을 아끼고자 통근버스가 있다기에 그걸 이용했다.

 

그날은 마침 월드컵축구 평가전을 하던 날이었다.

 

차에서 축구도 틀어주고 해서 참 재미나게 일하러 갔었다.

 

7시반에 차를 탔다. 도착하니 밥도 준단다.

 

근데 그걸 모르고 밥을 먹고 왔다. 이런 제길...

 

덕분에 쓰잘데기 없이 시간을 떼워야 했다. 에휴...뭐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거의 한시간 반을 내다버리고 9시쯤이 되자 거기 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이

 

사람들을 모아놓고 뭐라뭐라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뭐 주 내용은 오늘은 월요일이라 일거리가 많다.

 

그니깐 열심히 하자 뭐 그런거였다.

 

그리고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의 구역으로 가게 되었다.

 

날 맡은걸로 보이는 직원놈이 갑자기 내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냥 이름만 불렀다. 누구누구씨도 아니었다.

 

좀 짜증났지만 네~그러고 가봤다.

 

나보다 척봐도 나이도 한참 어려보이는 놈이 나한테 반말로 이리오란다.

 

아나...뭐 이딴놈이 다있지? 싶으면서도 그냥 꾹꾹 참고 일터로 향했다.

 

내가 하는 일은 택배 물건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오면 그걸 다음 장소로 이동할

 

택배차에 싣는거였다.

 

원래 힘은 남들한테 뒤지지 않기 때문에 이쯤이야~하는 생각을 하면서 초반의

 

기분 더러움은 살짝 날려버리고 가뿐하게 일을 시작했다.

 

옆차에 있던놈이 와서 일을 가르쳐주겠다고 하면서 한번만 설명할테니

 

잘 들으란다. 기본 태도가 참 더럽게 거들먹 거리는 태도였다.

 

원래 이딴데서 일하는 인간들은 다 이모양인가...참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일은 해야하니

 

잘 들었다.

 

물건을 쌓는데 안에부터 차곡차곡 잘 쌓아서 꽉꽉 채워야 한단다.

 

하나하나 실을때마다 바코드를 찍으란다.

 

뭐 그닥 어려운건 없었다.

 

다만 바코드 찍는것도 내가해야하고 싣는것도 내가 해야하기 때문에 짐이 많아지면

 

귀찮을거란 정도의 예상을 하는 정도였다.

 

그렇게 시작된 상차일...

 

처음엔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근데 이 물건을 쌓는다는게 보기보다 쉽지 않았다.

 

내 상식으론 차곡차곡 이쁘게 잘 쌓아야 할것 같은데 그렇게 쌓다보니 이 택배

 

상자들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서 생각처럼 되질 않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이쁘게 잘 쌓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옆차에 있던 아까 일가르쳐준

 

원숭이닮은놈이 오더니 왜 그렇게 느리게 하고 못쌓냐고 갈구기 시작했다.

 

시불...그럼 어떻게 쌓는거라고 좀 잘 가르쳐 주든가?

 

나이도 한참 어린눔이 갈구는거 더러웠지만 그래도 참았다.

 

배운대로 열심히 물건을 쌓았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좀 수월해 졌던것 같았다.

 

그때까진...

 

몇시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시작할때 전화기를 다 수거해 가고 안에 시계따윈

 

없었던 탓에 확인할 길이 없었다.

 

점점 땀이나고 목이 말라왔다.

 

그날 잠을 자고 나온게 아닌탓에 수면욕과 피로가 겹쳐 너무나 힘들었다.

 

근데...그때부터 물량이 갑자기 미친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쌩초보였던 난 엄청나게 당황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빨리...그리고 파손없이

 

쌓아보겠다고 최대한 조심조심 쌓았다.

 

근데 옆 원숭이놈이 오더니 왜 그렇게 느리게 하냐더니 갑자기 물건들을 마구 집어던져

 

대기 시작했다. 저렇게 던지면 안에거 다 깨질텐데...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 원숭이놈은

 

신들린듯이 던져댔다.

 

아...이래서 가끔 택배가 오면 물건이 엉망이 되 있는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옷종류는 완전 천대받았다.

 

위에다 막 집어던지고 물건사이에 끼고 무거운거 들어오면 받침대로 쓰고...

 

긴 봉이나 빨래 거치대 같은경우는 어디 세우기도 애매하고 껴놓기엔 삐죽 튀어나오고

 

짜증 지대로 나게 하는 물건이었다.

 

한약이나 스티로폼은 워낙 잘 깨지는거라서 앞에 따로 쌓았는데 이건 그래도 좀

 

잘 취급 받는 거였다. 근데 가끔 굴비나 그런 생선류 스티로폼이 오면 비린내 때문에

 

미쳐버릴것 같았다.

 

그래도 가벼운 물건들은 위에 쌓기도 부담없고 나르기도 편해서 괜찮았는데

 

무거운 물건들이 문제였다.

 

이건 위에쌓으면 밑에 물건들이 다 박살나기 때문에 무조건 밑에 쌓아야했는데

 

그런 박스가 열몇개씩 되면 밑에 다 깔수가 없었다.

 

그럼 어쩔수없이 위로 쌓아야 하는데 어쩌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또 옆원숭이가

 

와서 뭐하냐고 갈구면서 마구 집어던져댔다.

 

가볍거나 잘 뭉개지는 박스들은 그냥 다 뭉개져 버렸다.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젤로 짜증났던 물건은 쌀...아~시불 쌀좀 택배로 시키지마!~ 라고 하고싶을만큼

 

들기도 애매하고 쌓기도 애매한게 쌀이었다.

 

옆원숭이가 자꾸 갈궈대는게 짜증나서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 뭉개지든 말든!

 

하면서 나도 원숭이가 한것처럼 마구 물건을 집어던져댔다.

 

그랬더니 이번엔 이 원숭이가 오더니 왜 그렇게 막쌓냐고 지롤을 떤다.

 

아나 이 몽키매직이 진짜...

 

꼼꼼이 쌓으면 느리다고 지롤, 빨리 쌓으면 대충 쌓는다고 지롤...

 

물론 내가 일을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그날 처음 나간거 아닌가!

 

해도 너무한다싶었다.

 

진짜 한소리 하고 집에 가버리고 싶었지만 그러면 돈도 못받을거고 차도 없어서

 

십몇킬로 길을 걸어가야 할 판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참으면서 일했다.

 

근데 이 빌어먹을 택배회사는 쉬는시간이 아예 없었다.

 

화장실조차도 맘대로 못간다.

 

땀은 비오듯나고 목도 미친듯이 말랐지만 물도 없었다.

 

중간에 잠시 짬을 내서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화장실가서 화장실 수도를 틀고

 

물을 마셨다. 내가...이딴거 하려고 여길 왔단 말인가...

 

진짜 눈물날것같았다. 진짜 서러웠다.

 

하지만 그냥 참았다.

 

어차피 조금만 버티면 끝나겠지 싶었다.

 

그리고 돌아갔더니 내가 싣던 차가 거의 다 찼다.

 

아...드디어 끝이구나! 하는 생각에 그동안 힘들었던게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그 차가 빠지고 다음차가 또 들어왔다.

 

아까보다 더 큰 차였다.

 

시...시...불...

 

그래도 첫차보단 좀 쉬웠다.

 

한차 실었다고 아까보단 좀 수월했지만 옆원숭이의 갈굼은 더 지롤맞아졌다.

 

물론 원숭이가 도와주기도 많이 도와줬지만 그딴게 하나도 고맙지 않을만큼

 

갈궈댔다.

 

시불 나이도 어린놈이 진짜...

 

한대까고싶은 충동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몇시간남기고 이제까지의 고생을 수포로

 

돌리고 싶지 않아서 꽉꽉 눌러 참았다.

 

몇살이냐는둥 직장생활은 해봤냐는둥 중간에 이상한거 물어보길래 다 알려줬다.

 

그랬더니 직장생활도 해보신분이 왜 그러냐는둥 나이도 드실만큼 드신분이 어쩌구

 

저쩌구...아나 내가 지깟놈한테 그딴소리나 듣게 생겼나...

 

내가 이딴걸 직장이라고 생각하면서 온거라고 생각하니?

 

별 시덥잖은 일 하는주제에 죽고싶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노무 4만5천원이 뭔지...역시 돈의 힘은 위대했다.

 

시간도 정말 안갔다.

 

몇시인지도 몰랐다.

 

내 몸은 죽어라고 택배짐들을 나를 뿐이었다.

 

나르고 또나르고 가끔 몽키매직와서 갈구는거 듣고...

 

그러다보니 동이텄다.

 

원랜 네시까지라 그랬는데 동이 트는 꼬라지를 보니 네시는 훨씬 지난것 같았다.

 

그래도 일 더했으니 돈 더주겠지 하는 말도안되는 기대를 했다.

 

그렇게...두차를 꽉꽉 채워서 실어보내고 나서야 드디어 길고긴 야간 상차 알바가

 

끝이났다.

 

끝나니 청소를 시켰다.

 

아나 별걸 다시키네...뭐 어쨌든 군말없이 했다.

 

다 끝나니까 빵하나랑 음료수 하나 줬다.

 

아까 처음에 나한테 반말했던 어린쉽시키가 또 반말했다.

 

수고했다.라고...아나 혀가 반토막인가...

 

그때 어차피 다 끝나고 돈도 받은거 한마디 했었어야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땐 아무 생각도 안났다.

 

그때 아무 소리도 못하고 등신같이 나온게 지금 생각해도 너무 열받는다.

 

빌어먹을...

 

그리고 나서 버스를 타고 집에왔다.

 

내손엔 4만5천원이 들려있었다.

 

밤새도록 먹고싶었던 콜라를 사서 원샷해버렸다.

 

시불...내가 겨우 4만5천원 벌려고 이짓을 했단 말인가...

 

돈은 벌었지만 너무너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런생각도 들었다.

 

그래...겨우 4만5천원 받으면서 밤새도록 이렇게 개고생해서 돈버는 사람들도

 

이렇게나 많은데 어디가면 이거보다 못하겠나?

 

그 개고생 덕분일까...

 

지금은 이렇게 회사 들어와서 시간날때 이런것도 쓰면서 재미나게 잘 보내고 있다.

 

아무튼 내인생 최악의 알바 경험이었다.

 

노가다,식당서빙 기타등등 수많은 힘든 알바를 해봤지만 이렇게 거지같은 알바는

 

정말 처음이었던것 같다.

 

나야 그냥 알바지만...거기엔 그걸 직업으로 삼고 일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물론 대학생 알바생들도 많았지만...

 

세상엔 참 힘들게 사는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래서 부모님들이 학창시절에 그렇게 공부를 시키신 거구나...

 

왜 사람이 배워야 하는지를 알게 해준 나름대로는 고마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