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표도 프린트하세요

박은별2010.07.08
조회1,533

사람들이 내게 취미가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편지쓰기'라고 얘기한다. 요즘처럼 이메일, 미니홈피가 보편화된 세상에서 아직도 펜을 들어 편지를 쓴다는 것이 다소 구닥다리 느낌이 풍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동안 사귄 몇 명의 여자친구들은 이런 구닥다리 연애방식에 꽤 감동했던 것 같다. (나쁜 기집애들(?!) 편지를 받기만하고 별루 답장은 안해주더라)

 

어쨌든 자칭 편지족인 내가 편지를 쓰면서 느낀 가장 불편한 점은 바로 우표를 사는 일이었다. 우리나라 우표값이 비교적 싼편이긴 하지만 그것도 여러통 보내다보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우체국까지 방문해서 우표를 사는 일! 우체통이야 길거리에 돌아다니면 많이 볼 수 있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편지만 넣으면 언제라도 쉽게 이용 가능하지만, 우체국은 정규 근무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턱에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우표를 사러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했다. 고맙게도 우리나라 우정산업도 드디어 E-STAMP를 발매한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올해초 미국에서 엽서를 부치다가 우연히 알게되어 참 좋은 서비스라도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이 서비스가 상륙한 것이다.

 

이젠 우표도 프린트하세요

대한민국 전자우표 서비스

이젠 우표도 프린트하세요

미국 전자우표 서비스

 

세계 최초의 전자 우표는 미국 HP사가 1998년 자사 레이져 프린터기를 통해서 찍어낸 우표라고 한다. 원래 목적은 HP 프린트를 홍보하기 위해 미국 우정사업국과의 계약을 통해 제한적인 프린트기기 모델만 우표인쇄가 가능하게 했었다. 그 후 10여년이 지난 오늘,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 그 아이디어가 드디어 전자우표 서비스란 이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전자우편 사용이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PC보급률이 높아짐 요즘, 우정사업도 유비쿼터스 시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이제 우체국까지 가서 발품을 파는 일은 줄어들었지만, 집에다 편지 무게를 달 수 있는 저울을 구비해야할 필요가 대두되었다. (잘된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살이 많이 찐 요즘 체중계를 살까 생각중이었다)

 

프린팅하는 우표라… 생각해보면 당연히 중복 사용이 가능할 것이기에 위조방지 기술들이 많이 접목되어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위조방지라고 하면 왠지 최첨단 기술이 사용되었을 것 같지만 생각외로 단순히 2D 바코드가 사용되고 있었다. 이쯤에서 각 나라 우표를 살펴보자.

 

이젠 우표도 프린트하세요

대한민국

 

이젠 우표도 프린트하세요

미국

이젠 우표도 프린트하세요

스위스

이젠 우표도 프린트하세요

독일

 

구글링으로 찾아본 전자 우표는 생각보다 세련적이지는 않았다. 서비스의 성격상 아무래도 실용성을 강조하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많은 가정에서 프린트를 사용하고 있지만 누구나 형형색색의 그림을 프린트할 만한 컬러 프린트를 갖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흑백의 단조로움 때문에 어쩌면 젊은 사람들에겐 크게 어필이 되지 못할듯하다.

 

이메일과 문자가 보편화된 요즘 어쩌면 이 서비스는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개인적인 취미를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된데 대해 매우 고마운 맘이 든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전자 우표 서비스를 이용해 오래된 지인에게 편지라도 한통 써보길 바란다. 편지지를 체워가는 뿌듯함이 맘을 풍성하게 할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