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커플. 혜정과 동욱이의 일기 -299일째

주동희201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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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의 일기

 

동욱- (통화중)어 그래~ 나중에 보자~ 오빠가 한잔 살게~그래 잘지내~
혜정- 누구야?
동욱- 어?아는동생
혜정- 아는동생 누구?
동욱- 그냥 학교 후배 동생. 오랜만에 연락왔길래.
혜정- 그럼 자기는 아는오빠야?
동욱- 뭐...그런거지~?

문득..묘한 상실감이 느껴진다.
그가..다른 여자 동생의 전화를 받아서라기 보다는..
‘아는 오빠’와 ‘아는 동생’의 관계에 대한 부러움 같은거?
그와 나는 한 살 차이밖에 안나지만,
남과 여의 사회적 나이는 역시 좀 다른것 같다.
나도 예전엔 아는 오빠들이 엄청 많았는데..점점..그 오빠들은 어디가서
뭐하고 사는지 소식이 뜸해졌다.
학교선배도 아는오빠였고, 오가다 만난 남자들도 죄다 아는 오빠였는데,
이젠 누굴 만나도 ‘오빠’소리가 쉽게 안 나오는 나이가 되버렸다.
오래전 그 오빠들도..이제 하나둘 장가를 가고, 먹고살기 바빠지다 보니..
‘아는동생’ 챙길 정신이 없어지는거겠지.
내 주변엔 이렇게 아는 오빠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그의 주변엔 아직 아는동생들이 많이 남아있는거 같다.

혜정- 남자가 아는 동생을 만나는 심리는 어떤거야? 뭔가 여지를 열어두고 그런건가?
동욱- 에이 왜 또이래~ 그냥 아는 동생이라니깐~
혜정- 치..누구는 아는동생 안해봤나~ 몰라! 암튼 괜히 돈쓰고 그러지마~ 아는동생 많아봐야 아무 소용없어~


동욱의 일기

 

혜정- 남자가 아는 동생을 만나는 심리는 어떤거야? 뭔가 여지를 열어두는건가?
동욱- 에이 왜 또이래~ 그냥 아는 동생이라니깐~
혜정- 치..누구는 아는동생 안해봤나~ 몰라! 암튼 괜히 돈쓰고 그러지마~아는동생 많아봐야 아무 소용없어~
동욱- 어쭈? 아는오빠 쫌 있나분데?
혜정- 그럼~ 한둘이 아니지~ 근데 뭐..내가 남친 생기고 별로 가능성 없겠다 싶으니깐 슬슬 연락 끊기든데 뭐.
          자기도 혹시 걔들한테 그런거 아니냐고~
동욱- 애가 생각하는게 그렇게 불순하냐~ 나는 진짜 순수해~ 우정! 아는동생! 응?~~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본다.
아는오빠와 아는 동생의 관계, 그 정체는 무엇인가.
나는 애인이 있지만, 가끔 내 애인과 다른 분위기의 아는동생들을 만난다.
같이 떠들기도 하고 술도 한잔 하는 사이. 노래방에 갈때도 있다.
물론 술값은 대체로 내가 낸다.
걔 중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고, 좀 더 정성들여 관리했던 동생도
한둘 있었지만, 지금은 뭐..굳이 그런 마음은 없다.
지가 먼저 좋다고 달려들면 모를까...내가 먼저 뭘 어째볼 생각은 별로 없다.
애인이 생기고 나서..아는 동생들 만나는 횟수가 당연히 줄어들긴 했지만,
가끔이라도 그애들을 만나고 나면..정서적으로 좀 신선하긴 하다.
말하자면 나에게 있어 아는동생을 만나는 건,
가끔 스파게티나 카레라이스가 먹고 싶어져서 별미집을 찾아가는 정도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딱 그정도지만, 그래도 남자에게 아는동생 한둘쯤은 필요하다고 본다.
여자에게 아는오빤....필요한가? 고거까진 잘 모르겠다만...
그녀는 이제 철이 좀 든 나이라,
영양가 없는 오빠들은 알아서 안만나는거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