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우리 영자님..정말 제 글을 좋아하시나봐요. 전 게시판에 글을 쓰고 판보내기 버튼을 누르기만 하는데.. 쑥스럽고.. 그리고.. 저 7번째 판 되는거거든요? (리플이 많진 않았지만..글이 길다고 스크롤 내리겠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지만.....마음에 담아두는거 못함..아 속시원하다) 메인이 아니라서 그렇지.. 그래도 메인 세번 해봤거든요?? 감사합니다. 영자님.. 다음에 도토리묵 더 만들어드릴게요. ...........................................................................................정말 꿉꿉하고 눅눅한 여름밤이네요. 더운 것 같으면서도 안 덥고, 시원한것 같으면서 더운 뭐 이런 요상한 기분이 드는 밤입니다. 이럴 땐, 보일러 한번 시원하게 돌려주고... 꿉꿉한 방을 보송보송하게 한 다음에, 자리에 누우면 솔솔솔 잠도 잘 올 것 같아요. 장마가 언제 끝날까요? # 아버지에게 대들다. 아버지는 엄청난 권위주의자셨어요. 아버지 말은 곧 법이었지요. 시크한 어머니도 아버지 말엔 늘 복종하셨어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까지 살았는지 어머니가 이해되지 않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방식이니,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전 왼손잡이네요. 초등학교 6학년까진 올 왼손잡이였어요. 글씨도 밥먹는것도 모조리 다 왼손잡이였기 때문에 아버지는 늘 고민을 하셨죠. 제가 왼손으로 밥을 먹을 때마다 아버지는 숟가락으로 제 왼손을 탁 치셨어요. 밥먹을 땐 개님도 안 건드린다는 소문도 있는데 우리 아버진 늘 밥먹을 때마다 저를 서럽게 했어요 그래서 제가 먹는거에 그렇게 집착하나봐요. 흣.. 그날도 어김없이 아버지는 숟가락으로 제 손등을 치세요 어린나이에 얼마나 서럽겠어요. 닭똥같은 눈물이 흘러요. 아버진 또 밥상머리에서 운다고 난리세요 더 서러워요 마음속에서 아버지한테 대들고 싶다는 욕구가 샘 솟아요. 그 순간에도 내가 대들었을 때의 상황이 눈앞에 펼쳐져요. 할까말까.. 이 말을 할까말까.. 엄청난 고민을 해요.. 그런데 하지 않으면 제가 너무 서러울 것 같고.. 언젠가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앞으로 닥칠 모든 일들을 제쳐두고...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말대꾸를 합니다.. 폭풍 눈물을 흘리면서.... " 워따...진짜.. 밥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드만...." ..............'''';;;;;;;;;;;;;;;;(정적....) 가식이는 눈이 동그래지며 밥상을 꽉 잡고 있고.... 밥상 밑에서 맛나게 밥을 먹던 나비싯키도... 야옹야옹( 미화가 드디어 미쳤구나) 그러고 있고 엄마는 금방이라도 나의 전용매인 부엌 빗자루를 들고 오셔서 이눔의지지배가 드디어 실성을 했구나..라고 하실 기세고.. 그렇게 방안은 정적이 흐르고 시계소리만 눈치없이 크게 들리고 전 여전히 이 사태를 눈물로 씻어버리겠다는 일념으로.. 콧물과 눈물을 사정없이 분출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밥상이 엎어져 마당으로 나뒹굴었을 예상된 시나리오는 아무리기 기다려도 나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묵묵히 식사만 하시며 딱 한마디 하셨습니다. ' 닌 개가 아니다." 음......... 무슨 뜻이였을까요? ㅋ # 잔머리대왕 아버지 머리위의 그 딸. 아버지는 밥 먹을 때 텔레비젼 보는걸 가장 싫어하셨습니다. 밥상 쪽을 보지 않고 텔레비젼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걸 극도로 싫어하신 아버지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텔레비전을 마당으로 던져버리시는 엄청난 힘과 터프함과 폭력을 행사하셨죠. 제가 기억하는것만도 대략 열대정도의 흑백티비가 처절하게 희생당했죠..아마 더 했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날도 어김없이.. 오손도손 아무말 없이 숟가락이 반찬그릇에 부딪히는 소리만 날 뿐 조용하던 저녁시간이었습니다. 그날 저녁은 수사반장이라는 재미난 프로가 하던 날이었지요. 대도시에서 일어난 토막살인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예고편이 무척 많이 나오던 날이었어요. 제 뒷통수에서 자꾸 수사반장 예고편을 하는데...아 아 아..너무 궁금한거에요.. 또 고민을해요 돌아볼까 말까.. 밥을 씹으면서 텔레비전을 보면 괜찮지 않을까? 잽싸게 돌아보고 아닌 척 다시 밥을 먹을까??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게 되고... 청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예고편에 전 넋을 잃고 맙니다.. 그 사이 아버진 경고음을 내셨다고 해요.. 숟가락으로 밥상을 탁탁 두번 치시는...경고음...전 그걸 듣지도 못하고.. ㅠ.ㅠ 세번째 경고음을 내시고 아버지는..... 결국 텔레비전을 마당으로 던지셨습니다...우당탕.........펑~~~~~~~~ 텔레비전은 또 그렇게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처음에 저 소리가 났을 땐 뒷집 할아버지 옆집 할머니 우아래집 아저씨들이 무슨일이냐며 달려와 우는 저를 달래고.. 마당의 텔레비젼 파편들을 치워주셨지만... 뭐.. 더 이상 오시지도 않았습니다. 저흰 그렇게 텔레비전 없이 또 몇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텔레비전을 사오십니다. 그것도 칼라텔레비전..두둥 아버지 말씀으로는 더 이상 흑백티비를 구하실 수 없다는 대리점 아저씨의 말씀으로 어쩔 수 없이 칼라텔레비전을 사오셨다는 아름다운 뒷 이야기가 있었다고 해요.. 그 뒤로 아버지께선, 절대 텔레비전을 던지시지 않았습니다 왜냐....비쌌으니까요^^ 흐뭇한 이야기죠? 그런데 아버지..ㅠ.ㅠ 이젠... 안테나와 텔레비전을 연결하는 선을 끊어버리시는거죠. 그러시곤 아버지께서 보실 때마다 선을 연결해서 보시는 왠지 모를 이기적인것 같기도 하고 굉장히 똑똑해 보이시는 행동을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누구입니까.. 공부 빼고 다 잘하는 남잘함, 남호기심, 남말똥~ 아니겠습니까..아버지의 행동을 호기심 어리게 말똥말똥 지켜봅니다. 아...저리저리 연결해서 검정테이프로 사사사삭 감아놓으시는구나... 그리고 아버지께서 출타하시고 어머니께서 집을 비우신.. 그 시간에 전 아버지가 하시는대로 선을 연결해봅니다.. 꺄아아악 .. 선명하게 나오진 않지만.. 만화주인공 얼굴이 누구인지 구분이 갈 수 있을정도의 화질로 텔레비전이 나오기 시작해요.. 아버지는 정말 꿈에도 모르셨을거네요.. ㅎ 그렇게 아버지 몰래..선을 이어서 텔레비전을 본 지.. 몇일이 지났을까.. 그날도 장마가 졌어요.. 오늘처럼 눅눅하고 꿉꿉하고 비가 흐물흐물 내리던 날이었지요. 그날도 전 아버지 몰래 텔레비전을 보고.. 완전범죄를 위해서 원래대로 선을 끊어놓을 작정이었지요.. 검정테이프를 떼어내고.. 황금색 구리선을.. 손으로..만지작만지작..떼어내려는 그 순간에... 머리끝에서 전해지는 지지직함... 화장실에서 오래 앉이있다가 일어날 때 야옹야옹을 외쳐야했던 발절임 같은 요상한 느낌... 발끝까지 전해지는 짜릿함... 감전이 된거네요.. ㅋ 나란 여자 전기통한여자. 원래 그정도의 전류로는.. 기절까진 안 한다고 하는데, 전선에 비가 닿아서 기절까지 한 해프닝이 벌어지고 만것...... 잔머리대왕 아버지 위에 그의 딸이 있었으니.. 아버진 그 이후로 절대 선도 안 자르고 텔레비전도 던지지 않았다는 흐뭇한 결말이 유년시절에 텔레비전을 맘껏 보게 해준 풍족한 추억이 되었달까? ㅎㅎㅎ # 아버지와 딸은 하나!! 멧돼지 사냥. 동네에서 슬픈 소식이 있었어요. 멧돼지가 갑자기 마을로 내려와 동네 어르신 팔을 물어버린거네요.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그 더운날 깁스를 하고 다니셔야 했어요. 아버지는 어김없이 어르신댁의 일을 도맡아 해주셨고, 그덕분에.. 제 피부는 나날이 까맣게 타 들어갔지요. 그런일이 있엇음에도 불구하고 멧돼지 행패는 계속 됐어요. 심어놓은 고구마를 다 엉망으로 해놓고.. 농작물들을 파헤치는 멧돼지같은 짓도 서슴치 않았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절대 안 되겠다 생각하신 아버지는.. 멧돼지를 사냥하셔야 겠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도와줄 멋진 조수를 찾으시죠... 아버지는 용감무쌍한 저에게 멧돼지를 잡아서 쳐묵쳐묵 하지 않겠냐는 호기심 자극하는 말씀을 저에게 하셨어요..아버지의 용맹하신 모습을 나의 부하들인 동네꼬마들에게 널리 알리고.. 일요일날 새벽!! 전 아버지와 멧돼지 사냥을 하러 갑니다.. 사냥이라 하면..길다란 총도 필요했을것이고.. 뭐 대충 날카로운 연장이 필요했을지언데... 아버지와 난 그런건 하나도 없이.. 오로지.. 삽과 곡괭이만 들고 산으로 올라갔지요... 그리고..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위치에다가 땅을 파기 시작해요. 이건..뭐.....ㅠ.ㅠ 어린 딸내미를 쉬지도 못하게 하고 땅을 파게 하시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손엔 벌써부터 물집이 생겨나기 시작하는데..아버진 꼬맹이가 허리가 어디냤면서.. 핑계대지말고.. 땅을 파라 하셨어요.. 제 글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제가 남자인줄 아시겠지요?? 그래도 여전히 아버지는 용감하고 터프해 보이십니다. 맨손으로 멧돼지를 잡으시겠다는데 얼마나 멋져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려서 아버지를 도와 열심히 땅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라...어디선가.. 풀 헤집는 소리가 들려요.. 샤샤샤샤샥... 아버지와 전.. 서로 눈을 마주치며... 소리나는곳으로 귀를 쫑긋 하게 되요.... 또..샤샤샤샤샤샥..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네요 등치가 큰 동물이 움직이는 소리에요..소리가 아주 둔탁했거든요 꺄아아아악 멧돼지네요 !!!!!!!! 멧돼지가 정말 나타났어요 검고.. 여기저기 더러운 이물질이 많이 붙은..멧돼지였어요. 아버지는 저에게 야 피해라!!라는 눈빛을 보내시고 뒤로 물러나셨어요.. 헉...갑자기 멧돼지가 저희쪽으로 돌진해요.. 아버진 갑자기..제게 오시더니 절 낚아채듯 낚아채시어..등에 업고 냅다 달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어찌나 빨리 뛰시던지.. 그당시 제 몸무게가 평균보다 미달이어서 망정이지.. 통통하고 그랬다면 어찌 됐을지... 상상하지 않을래요. 아버지께서 뛰실 때 마다 제 머리는 아버지의 등을 사정없이 들이 받았고.. 웨이브 타듯이.. 커다란 파도에 항해하는 배에 탄듯 그렇게 온 몸이 아버지의 등에 마찰 되는 그 느낌... 나중에 한참 커서 성인이 되었을 때 나왔던 디스코타가다를 처음 탔을 때 그 당시 멧돼지에 쫓겨서 달아났던 아버지의 등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낯설지 않은 디스코 타가다의 통통튀는 느낌... 좋았어요(^^) 아무튼 그렇게 뛰다보니까.. 멧돼지가 보이지 않았어요 도망가는 내내 뒤를 돌아보며... 아빠 뛰어를 외쳤던 전... 보이지 않는.. 멧돼지를 찾으려 이리저리 눈알을 굴렸지요. 어디로 갔을가요.. 자식을 들춰업고 냅다 도망치시는 아버지의 부정이 안타까웠을까요..아니면 보기 좋았을까요... 멧돼지도 새끼를 키우는 부모라고 부모의 마음을 알았던 걸 까요? 그렇게 아버지와의 멧돼지 사냥은 도망치는걸로 ..끝이 났지만 결국엔 아버지께서 허용 된 총을 구입하시어 멧돼지를 잡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아.... 아버지 보고싶네요..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이런 추억을 이야기 했다면 더욱더 재밌고 좋았을텐데.. 그땐 너무 어려서 권위적인 아버지가 너무 싫고, 이기적인 아버지가 정말 미웠는데 모든게 그리운 지금입니다. 다들... 아버지와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계시죠?? 늘 사랑합니다.! 48
아버지와 딸 2탄.
아 우리 영자님..정말 제 글을 좋아하시나봐요.
전 게시판에 글을 쓰고 판보내기 버튼을 누르기만 하는데.. 쑥스럽고..
그리고.. 저 7번째 판 되는거거든요? (리플이 많진 않았지만..글이
길다고 스크롤 내리겠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지만.....마음에 담아두는거 못함..아 속시원하다)
메인이 아니라서 그렇지.. 그래도 메인 세번 해봤거든요??
감사합니다. 영자님.. 다음에 도토리묵 더 만들어드릴게요.
...........................................................................................
정말 꿉꿉하고 눅눅한 여름밤이네요.
더운 것 같으면서도 안 덥고, 시원한것 같으면서 더운 뭐
이런 요상한 기분이 드는 밤입니다.
이럴 땐, 보일러 한번 시원하게 돌려주고... 꿉꿉한 방을
보송보송하게 한 다음에, 자리에 누우면 솔솔솔 잠도 잘 올 것
같아요. 장마가 언제 끝날까요?
# 아버지에게 대들다.
아버지는 엄청난 권위주의자셨어요. 아버지 말은 곧 법이었지요.
시크한 어머니도 아버지 말엔 늘 복종하셨어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까지 살았는지 어머니가 이해되지 않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방식이니,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전 왼손잡이네요. 초등학교 6학년까진 올 왼손잡이였어요. 글씨도
밥먹는것도 모조리 다 왼손잡이였기 때문에 아버지는 늘 고민을
하셨죠. 제가 왼손으로 밥을 먹을 때마다 아버지는 숟가락으로
제 왼손을 탁 치셨어요. 밥먹을 땐 개님도 안 건드린다는 소문도
있는데 우리 아버진 늘 밥먹을 때마다 저를 서럽게 했어요
그래서 제가 먹는거에 그렇게 집착하나봐요. 흣..
그날도 어김없이 아버지는 숟가락으로 제 손등을 치세요
어린나이에 얼마나 서럽겠어요. 닭똥같은 눈물이
흘러요. 아버진 또 밥상머리에서 운다고 난리세요 더 서러워요
마음속에서 아버지한테 대들고 싶다는 욕구가 샘 솟아요.
그 순간에도 내가 대들었을 때의 상황이 눈앞에 펼쳐져요.
할까말까.. 이 말을 할까말까.. 엄청난 고민을 해요.. 그런데 하지
않으면 제가 너무 서러울 것 같고.. 언젠가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앞으로 닥칠 모든 일들을 제쳐두고...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말대꾸를 합니다..
폭풍 눈물을 흘리면서....
" 워따...진짜.. 밥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드만...."
..............'''';;;;;;;;;;;;;;;;(정적....)
가식이는 눈이 동그래지며 밥상을 꽉 잡고 있고....
밥상 밑에서 맛나게 밥을 먹던 나비싯키도...
야옹야옹( 미화가 드디어 미쳤구나) 그러고 있고
엄마는 금방이라도 나의 전용매인 부엌 빗자루를 들고 오셔서
이눔의지지배가 드디어 실성을 했구나..라고 하실 기세고..
그렇게 방안은 정적이 흐르고 시계소리만 눈치없이 크게 들리고
전 여전히 이 사태를 눈물로 씻어버리겠다는 일념으로.. 콧물과
눈물을 사정없이 분출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밥상이 엎어져 마당으로 나뒹굴었을 예상된 시나리오는
아무리기 기다려도 나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묵묵히 식사만 하시며
딱 한마디 하셨습니다.
' 닌 개가 아니다." 음......... 무슨 뜻이였을까요? ㅋ
# 잔머리대왕 아버지 머리위의 그 딸.
아버지는 밥 먹을 때 텔레비젼 보는걸 가장 싫어하셨습니다.
밥상 쪽을 보지 않고 텔레비젼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걸 극도로
싫어하신 아버지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텔레비전을
마당으로 던져버리시는 엄청난 힘과 터프함과 폭력을 행사하셨죠.
제가 기억하는것만도 대략 열대정도의 흑백티비가 처절하게
희생당했죠..아마 더 했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날도 어김없이.. 오손도손 아무말 없이 숟가락이 반찬그릇에
부딪히는 소리만 날 뿐 조용하던 저녁시간이었습니다.
그날 저녁은 수사반장이라는 재미난 프로가 하던 날이었지요.
대도시에서 일어난 토막살인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예고편이
무척 많이 나오던 날이었어요. 제 뒷통수에서 자꾸 수사반장
예고편을 하는데...아 아 아..너무 궁금한거에요.. 또 고민을해요
돌아볼까 말까.. 밥을 씹으면서 텔레비전을 보면 괜찮지 않을까?
잽싸게 돌아보고 아닌 척 다시 밥을 먹을까??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게 되고...
청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예고편에 전 넋을 잃고 맙니다..
그 사이 아버진 경고음을 내셨다고 해요.. 숟가락으로 밥상을
탁탁 두번 치시는...경고음...전 그걸 듣지도 못하고.. ㅠ.ㅠ
세번째 경고음을 내시고 아버지는..... 결국 텔레비전을
마당으로 던지셨습니다...우당탕.........펑~~~~~~~~
텔레비전은 또 그렇게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처음에 저 소리가
났을 땐 뒷집 할아버지 옆집 할머니 우아래집 아저씨들이
무슨일이냐며 달려와 우는 저를 달래고.. 마당의 텔레비젼
파편들을 치워주셨지만... 뭐.. 더 이상 오시지도 않았습니다.
저흰 그렇게 텔레비전 없이 또 몇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텔레비전을 사오십니다. 그것도 칼라텔레비전..두둥
아버지 말씀으로는 더 이상 흑백티비를 구하실 수 없다는
대리점 아저씨의 말씀으로 어쩔 수 없이 칼라텔레비전을
사오셨다는 아름다운 뒷 이야기가 있었다고 해요..
그 뒤로 아버지께선, 절대 텔레비전을 던지시지 않았습니다
왜냐....비쌌으니까요^^ 흐뭇한 이야기죠? 그런데 아버지..ㅠ.ㅠ
이젠... 안테나와 텔레비전을 연결하는 선을 끊어버리시는거죠.
그러시곤 아버지께서 보실 때마다 선을 연결해서 보시는 왠지
모를 이기적인것 같기도 하고 굉장히 똑똑해 보이시는 행동을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누구입니까.. 공부 빼고 다 잘하는
남잘함, 남호기심, 남말똥~ 아니겠습니까..아버지의 행동을
호기심 어리게 말똥말똥 지켜봅니다. 아...저리저리 연결해서
검정테이프로 사사사삭 감아놓으시는구나...
그리고 아버지께서 출타하시고 어머니께서 집을 비우신..
그 시간에 전 아버지가 하시는대로 선을 연결해봅니다..
꺄아아악 .. 선명하게 나오진 않지만.. 만화주인공 얼굴이
누구인지 구분이 갈 수 있을정도의 화질로 텔레비전이 나오기
시작해요.. 아버지는 정말 꿈에도 모르셨을거네요.. ㅎ
그렇게 아버지 몰래..선을 이어서 텔레비전을 본 지.. 몇일이
지났을까.. 그날도 장마가 졌어요.. 오늘처럼 눅눅하고 꿉꿉하고
비가 흐물흐물 내리던 날이었지요. 그날도 전 아버지 몰래
텔레비전을 보고.. 완전범죄를 위해서 원래대로 선을 끊어놓을
작정이었지요.. 검정테이프를 떼어내고.. 황금색 구리선을..
손으로..만지작만지작..떼어내려는 그 순간에... 머리끝에서
전해지는 지지직함... 화장실에서 오래 앉이있다가 일어날 때
야옹야옹을 외쳐야했던 발절임 같은 요상한 느낌... 발끝까지
전해지는 짜릿함... 감전이 된거네요.. ㅋ 나란 여자 전기통한여자.
원래 그정도의 전류로는.. 기절까진 안 한다고 하는데, 전선에 비가
닿아서 기절까지 한 해프닝이 벌어지고 만것......
잔머리대왕 아버지 위에 그의 딸이 있었으니.. 아버진 그 이후로
절대 선도 안 자르고 텔레비전도 던지지 않았다는 흐뭇한 결말이
유년시절에 텔레비전을 맘껏 보게 해준 풍족한 추억이 되었달까?
ㅎㅎㅎ
# 아버지와 딸은 하나!! 멧돼지 사냥.
동네에서 슬픈 소식이 있었어요. 멧돼지가 갑자기 마을로 내려와
동네 어르신 팔을 물어버린거네요.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그 더운날 깁스를 하고 다니셔야 했어요. 아버지는 어김없이
어르신댁의 일을 도맡아 해주셨고, 그덕분에.. 제 피부는
나날이 까맣게 타 들어갔지요. 그런일이 있엇음에도 불구하고
멧돼지 행패는 계속 됐어요. 심어놓은 고구마를 다 엉망으로
해놓고.. 농작물들을 파헤치는 멧돼지같은 짓도 서슴치 않았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절대 안 되겠다 생각하신 아버지는..
멧돼지를 사냥하셔야 겠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도와줄 멋진 조수를 찾으시죠... 아버지는 용감무쌍한 저에게
멧돼지를 잡아서 쳐묵쳐묵 하지 않겠냐는 호기심 자극하는
말씀을 저에게 하셨어요..아버지의 용맹하신 모습을 나의
부하들인 동네꼬마들에게 널리 알리고.. 일요일날 새벽!!
전 아버지와 멧돼지 사냥을 하러 갑니다..
사냥이라 하면..길다란 총도 필요했을것이고.. 뭐 대충 날카로운
연장이 필요했을지언데... 아버지와 난 그런건 하나도 없이..
오로지.. 삽과 곡괭이만 들고 산으로 올라갔지요...
그리고..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위치에다가 땅을 파기 시작해요.
이건..뭐.....ㅠ.ㅠ 어린 딸내미를 쉬지도 못하게 하고 땅을
파게 하시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손엔 벌써부터 물집이
생겨나기 시작하는데..아버진 꼬맹이가 허리가 어디냤면서..
핑계대지말고.. 땅을 파라 하셨어요.. 제 글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제가 남자인줄 아시겠지요?? 그래도 여전히
아버지는 용감하고 터프해 보이십니다. 맨손으로 멧돼지를
잡으시겠다는데 얼마나 멋져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려서 아버지를 도와 열심히 땅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라...어디선가.. 풀 헤집는 소리가 들려요.. 샤샤샤샤샥...
아버지와 전.. 서로 눈을 마주치며... 소리나는곳으로 귀를
쫑긋 하게 되요.... 또..샤샤샤샤샤샥..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네요
등치가 큰 동물이 움직이는 소리에요..소리가 아주 둔탁했거든요
꺄아아아악 멧돼지네요 !!!!!!!! 멧돼지가 정말 나타났어요
검고.. 여기저기 더러운 이물질이 많이 붙은..멧돼지였어요.
아버지는 저에게 야 피해라!!라는 눈빛을 보내시고 뒤로 물러나셨어요..
헉...갑자기 멧돼지가 저희쪽으로 돌진해요..
아버진 갑자기..제게 오시더니 절 낚아채듯 낚아채시어..등에 업고
냅다 달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어찌나 빨리 뛰시던지.. 그당시
제 몸무게가 평균보다 미달이어서 망정이지.. 통통하고 그랬다면
어찌 됐을지... 상상하지 않을래요.
아버지께서 뛰실 때 마다 제 머리는 아버지의 등을 사정없이
들이 받았고.. 웨이브 타듯이.. 커다란 파도에 항해하는 배에
탄듯 그렇게 온 몸이 아버지의 등에 마찰 되는 그 느낌...
나중에 한참 커서 성인이 되었을 때 나왔던 디스코타가다를
처음 탔을 때 그 당시 멧돼지에 쫓겨서 달아났던 아버지의
등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낯설지 않은 디스코 타가다의
통통튀는 느낌... 좋았어요(^^)
아무튼 그렇게 뛰다보니까.. 멧돼지가 보이지 않았어요
도망가는 내내 뒤를 돌아보며... 아빠 뛰어를 외쳤던 전...
보이지 않는.. 멧돼지를 찾으려 이리저리 눈알을 굴렸지요.
어디로 갔을가요.. 자식을 들춰업고 냅다 도망치시는 아버지의
부정이 안타까웠을까요..아니면 보기 좋았을까요...
멧돼지도 새끼를 키우는 부모라고 부모의 마음을 알았던 걸 까요?
그렇게 아버지와의 멧돼지 사냥은 도망치는걸로 ..끝이 났지만
결국엔 아버지께서 허용 된 총을 구입하시어 멧돼지를
잡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아.... 아버지 보고싶네요..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이런 추억을
이야기 했다면 더욱더 재밌고 좋았을텐데.. 그땐 너무 어려서
권위적인 아버지가 너무 싫고, 이기적인 아버지가 정말 미웠는데
모든게 그리운 지금입니다. 다들... 아버지와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계시죠??
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