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경찰서까지 갔다왔습니다...

ㅋ_ㅋ2010.07.14
조회1,075

몇년전에 한창 떠들썩했던 다단계... 제가 당할꺼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네요....

 

때는 지금으로부터 일주일전쯤이었죠.

군대선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출장와있으니까 이쪽으로 오라고...

 

한두달전부터 계속 전화가 왔습니다. 처음엔 안부전화인줄 알았죠.

군대 제대하고 알바하면서 간간이 전화가 왔었습니다.

어느순간인가 제가 이일은 그만두고 돈더벌려고 딴일을 구해야겠다고 아무생각없이 말했던 것이 시초였습니다. 그때 저는 진짜 다른일을 구하려고 마음먹었었습니다.

그 이후로 자기가 평택쪽 출장뷔페에서 일하는데 180을 준다는겁니다.

그러면서 계속 저랑 같이 일하고싶다고 꼬드기더군요.

자기 작은아버지가 여기 임원이라고... 원룸에 같이 사는형이 너무 잘해준다고....

제가 왜 자꾸 저를 끌어들이려하냐고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그 순간 정색하면서 말하더군요. 끌어들이려는게 아니라 너가 정말 불쌍해서 그런다고...

힘들게 일하는데 돈도 적게 받고, 군대에 있을 때 과자뺏어 먹은게 미안해서 그런다고....

 

그런 미친놈 말을 듣는게 아니었죠. 제가 너무 순진했습니다. 제가 너무 바보같고, 화가납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저는 여기 알바를 그만두고 평택으로 내려가려 했습니다.

월요일부터 일을 하기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날 전화가 오더군요.

지금 서울로 출장와있으니까 같이 놀고, 내일 같이 내려가자고...

몸상태가 별로 안좋아 안갈려 했으나, 결국 밤늦게 급하게 짐싸들고 잠실에서 만났습니다.

 

전역하고 처음 만나는 거였는데 사람이 달라보였습니다.

머리는 노랑색으로 물들이고, 세미정장 차림에 시계도 좋아보였습니다.

전 정말 속으로 `좋은곳에서 일하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 선임이 더 가야된다고 하더군요 성남 산성역까지 갔습니다.

 

중간중간에 지하철안에서 물어봤습니다. 일은 어떻게 하는거냐고 자세히좀 알려달라고.

그러니까 전역하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지금 일이 더 중요하냐고. 오늘은 그냥 옛날얘기 하면서 놀자고 그러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조카 빡치네요  어떻게 그렇게 웃는얼굴로 그딴소리 지껄일 수 있는지...

죽빵한대 후려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무튼 제가 묻는 의견은 다 회피하면서 지 얘기만 줄줄이 얘기하더군요. 얘가 이렇게 말이 많았었나 할 정도로 깜짝놀랐습니다. 끊임없이 입을 쉬지 않더군요 거기서 이런것도 교육하나봅니다.

 

그렇게 어두운 골목골목 계속 들어갔습니다. 그러더니 어느순간 멈춰서서 말을 하더군요.

사실은 출장뷔페는 일이 있어서 그만뒀고, 지금은 다단계 비슷한 광고회사에서 근무한다고... 너는 그냥 서류정리정도만 하면 된다고....

그때 눈치깠죠. 걸렸구나

근데 날이 너무 어두웠습니다.

대중교통은 다 끊겼고, 길도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새끼가 사정사정하더군요 나 믿고 한번만 교육받아보라고

그냥 갈려는거 그 친구 믿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허름한 민박집 2층이었습니다.

 

들어가니까 노숙자처럼 보이는 얘들이 열댓명 넘게 있었습니다.

여자도 2명 있었구요

거긴 진짜 말이 끊이지 않더군요 무슨 카드놀이를 하는데 서로서로 말을 계속 시킵니다.

거기까지 별 문제 없었습니다.

저는 어차피 내일아침에 집에 갈 생각이었으니까요

근데 어느순간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장실 갈때 뒤에 두세명이 따라옵니다. 그리고 화장실 들어가자마자 바로 문을 뚜드립니다. 그리고 잠잘때도 핸드폰을 가져가더군요 핸드폰소리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다고..

 

아무튼 전 자기전에 계급좀 있어보이는 통통한 놈한테 교육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열흘동안 교육을 받아야된다고, 지입으로 말하더군요 여기는 다단계다, 피라미드다, 네트워크 마케팅이다. 거의 반강제적으로 너는 이일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한 10분정도 씨부렸습니다.

 

그러고는 잠자리에 들었죠... 낯선 곳에서 잠이 들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내일 아침에 집에 간다해도 과연 보내줄까? 어떻게 말해야되지? 이런저런 생각들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옆에선 군대선임 새끼가 계속 자는지 감시하더만요. 진짜 기분 더러웠습니다. 죄 지은것도 아닌데 왜 감시 받아야 합니까?

그래도 좀만 참자라는 생각으로 잘려고 했습니다. 그때였죠.

저 멀리 옆에서 들리는 소리....  "야 자냐?"

진짜 온몸에 소름이 끼치더만요... 물론 그게 다른사람한테 물어본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때 저는 저한테 하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그소리를 들으니 진짜 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이러다 자고 있을때 온몸이 묶여서 봉고차에 실려 어디 멀리 팔려가는거 아닌가...

말로만 듣던 배타고 멀리 끌려나가는건가... 아님 장기매매로 장기 다 떼이고 어디 산속에 버려지는게 아닌가...

 

별의별 생각 다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과했다 싶지만 저 상황은 그럴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여긴 더 이상 있기싫다는 생각과 함께 바로 화장실 가는척 하며 짐을 싸들고 거실로 나갔습니다. 거실에는 아까 그 통통한 놈과 또 한놈이 지키고 있더군요. 뒤에서 군대선임이라는 친구새끼도 따라나왔구요.

 

그때가 새벽 2시경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말했습니다. 저 여기서 나가고 싶다고, 생각해봤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셋이 갑자기 둘러 싸면서 그 통통한 새끼가 갑자기 왜 나가냐고, 누구 맘대로 나가냐는 식으로 험악하게 말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제 생각에 그냥 나가고 싶다고 말하자

지도 지 생각대로 하겠다고 윽박지르더니 갑자기 멱살을 잡고 저를 내동댕이 치는겁니다.

 

저는 그때 신발을 신으려고 하던중에 넘어지면서 현관문을 얼핏 봤는데 왠지 잠겨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 일어나면서 거실에 있던 큰 창문을 봤죠...

문이 활짝 열려있더군요... 바로 뛰었습니다.

여기 더 있다가는 떡실신 되겠다는 위협감이라할까? 1:1이라면 진짜 어떻게 해보겠는데 3:1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습니다. 더군다나 방안에는 똑같은 무리들이 열댓명 넘게 잠들어 있었으니까요...

 

그 새끼가 다시 주먹으로 때릴려는 찰나 저는 창문을 뛰어 넘었습니다.

그러면서 바로 2층과 1층으로 연결된 계단 난간쪽으로 훌쩍 뛰었죠.

그 때 뒤에서 그 세명이 제 윗옷을 붙잡더군요. 그 때 진짜 그 난간에서 바로 떨어졌음 다리 나갔을 수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한손과 한다리를 걸쳐서 겨우 계단에 착지했습니다.

 

전 바로 본능적으로 잡힌 윗옷을 벗어제꼈습니다. 그리고 바로 대문쪽으로 뛰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한편의 영화 같았습니다.

대문을 봤는데 문이 닫혀있더군요.. 순간 절망했습니다.

이렇게 잡히는건가....

근데 옆을 보니 왠일이겠습니까.. 한쪽문이 열려있는겁니다. 그 절대절명의 순간에....

 

바로 뛰쳐나갔습니다. 그 통통한 새끼 쫒아오더군요.

전 제가 낼 수 있는 모든힘을 쥐어짜서 살려주세요! 를 외치며 무작정 달렸습니다.

죽어라 달리자 어느순간 안 쫒아오더군요.

전 그래도 안심이 되지않아서 뛰어가다 슈퍼마켓 옆에 전화를 하고 있던 청년에게 경찰에 신고좀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혹시나 몰래 뒤쫒아올까봐, 부탁하고 또 뛰었습니다. 미친듯이 뛰었죠...

저 멀리 택시가 오더군요... 바로 탔습니다... 경찰서좀 가 달라고......

경찰서 가는 도중에 경찰차 얻어타서 겨우 경찰서 가서 안심했습니다.

 

그날밤은 절대 잊지 못할겁니다....

그 새끼들이랑 밤새도록 경찰서에서 진술했습니다.

 

맨발로... 웃통벗을채로 뛰어다니고.. 도망치다 여기저기 긁힌자국과 그 군대선임새끼한테 뒤통수 맞은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요....

 

처음부터 갇혀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감금죄도 성립안되고... 심하게 다친곳도 없고 해서 그 새끼들 아마 벌금형 내려질꺼 같습니다.

 

근데 그 배신감과 정신적피해는 어떻게 보상받아야됩니까?

저 끌고간 새끼 자꾸 합의해달라고 문자오는데 진짜 어디끌고가서 패고싶은 생각밖에 안드네요...

더욱이 이제 막 전역한 앞날 창창한 후임들한테도 계속 작업걸고 있었습니다.

경찰서까지 가놓고선 아직 정신 못차리고 딴 후임들한테 작업걸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얘들한텐 다 말해놨지만 혹시나 걸려 넘어갈까 걱정입니다....

 

다단계 물론 합법적이겠지요.

근데 왜 안하겠다는 사람 자꾸 붙잡는겁니까? 왜요 당신들 돈줄이 떠나가니까 아쉽나요?

당신들 친구,부모,친적들 돈줄로 생각하니까 흐뭇합니까?

조사해보니까 휴에버 -> 이엠스코리아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떳떳하면 처음부터 다단계라고 말하면 안되는겁니까?

사람들 인식이 부정적이라 안된다고요? 왜 부정적인지 이유를 모르는 겁니까?

 

사람이 사람을 끌어모아 이익을 얻는 집단입니다. 정작 큰 돈을 벌고 있는건 극소수인데 말이죠....

몸으로 땀흘리며 열심히 일하는게 아닌 온갖 화술과 말빨로 사람을 현혹시켜 자기밑으로 넣을려는 그딴 수작으로 돈벌려는게 참 한심스럽네요.

 

   이야기가 너무 길었는데 제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도 제발 다단계에 걸려 조금이라도 피해보는일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싸이나 쪽지로 모르는 사람이 친한척을 하거나 주위에 친구나 지인이 일 할 생각 없냐는 식으로 물어오면 다단계라고 일단 의심부터 하시고, 꼼꼼히 따지시고 물어보세요....

저처럼 피해보고 뒤늦게 이렇게 판쓰시는 일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단계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랑은 되도록 인연 끊으세요... 세뇌란게 참 무서워서 나중에 가진거 다 잃어야 정신차립니다.

 

마지막으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주위사람들에게도 조심하라고 일러주셨으면 합니다.

제 그지같은 경험으로 인해 정직하게 사시는 사람들이 피해를 덜 입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