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시]
#1.
내겐 수첩이 없다.
아니....
주인공 양미자씨가 가지고 다니던 그런 수첩은 없다.
아름다움을 지키고자하는 끊임없는 몸부림의 기록들.
무너지는 감수성앞에서도 존재를 정확히 바라보고자하는 기록들.
짓밟히고 더럽혀지는 현실의 폭력성마저도 침착하게 살아내는 기록들.
나의 수첩에는.....
투철하게 지키고자 하는 무언가가 없다.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아름다움이 없다.
비참하게 더럽혀지는 가운데에서도.
침착하게 지금을 살아내는 잔인성마저도 없다.
나의 기록들에는.....
그저 박제된 감수성과 부끄러운 도덕이 있다.
백마탄 왕자의 입맞춤을 기다리는 숲속에 잠든 공주처럼.
알코올에 용해되어 사라져버릴 그때를 기다리는.
알량한 자존심이 있다.
#2.
마지막 장면.
아름다움을 향한 마지막 외침.
아네스의 노래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