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수 “네차례나 누드사진 찍자” 강요…정황인정 녹취록 있어

아우아우201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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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수, 계약직 여직원 ‘성적 괴롭힘’ 파문

“네차례나 누드사진 찍자” 강요…정황인정 녹취록 있어
전 군의장도 한자리에…이강수 군수 “사실무근, 음해”

 

 

전북 고창군에서 계약직으로 일한 여성 공무원 김아무개(23)씨가 이강수 고창군수로부터 누드 사진을 찍자는 성적 괴롭힘(섹슈얼 허래스먼트)을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씨가 성적 괴롭힘을 당한 자리에 박현규 전 군의장도 세 차례 함께 있었고, 이런 분위기를 거들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는 2009년 7월 군청 계약직 공무원으로 뽑혀 기획관리실에서 일했으나,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0년 4월 그만뒀다.  

김씨의 말을 들어보면, 2009년 12월 말~2010년 1월 초 박 전 의장이 불러 군의장실에 들어가니 박 전 의장과 이 군수가, 사진 애호가인 박 전 의장이 낸 사진첩 <자연과 세상과의 소통>을 보고 있었다. 이 책 88쪽과 89쪽에 실린 세미누드 사진 2장을 보던 이 군수는 김씨에게 “너도 누드 사진을 찍을 생각 있느냐? 지금 찍으면 예쁘겠다”고 말했고, 김씨가 대답을 주저하자 “나랑 의장님이 말하면 그냥 네~ 하면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당시 두 사람은 김씨에게 세미누드 사진이 든 이 사진첩도 한권 건넸다.

 

김씨는 1월29일과 2월23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이 군수가 “아직도 누드 사진 찍을 생각이 없느냐? 나이가 몇 살인데 부모님과 상의를 하느냐? 내가 너랑 장난치냐. 이제 이 아이랑 뭔 말을 못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1월29일 오후 4시55분엔 이런 사실 때문에 괴롭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전자 쪽지를 친구에게 보냈으며, 이 쪽지는 현재도 남아 있다. 김씨는 “박 전 의장이 2월23일, 군의장 비서 2명 앞에서 ‘군수가 김씨한테 누드 사진을 찍자고 말했는데 안 찍는다고 하네’라고 얘기해 수치심 때문에 그 자리에서 울었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3월30일 군청의 한 행사장에서도 김씨에게 “‘부모님과 (누드 사진을 찍을지) 상의해 봤냐’고 물어봤다”고 김씨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씨 아버지(51)는 지난 4월26일, 평소 면식이 있던 박 전 의장과 만나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녹음했다. 이때 박 전 의장은 “(딸이) 몸매가 참 이쁘다. 누드 한번 찍을래? 장난으로 그랬어. 세번 네번 (그랬는지는) 모르겠어. (당신 딸의 기억이) 정확히 맞겠지”라고 말했다. 김씨 아버지는 딸이 받은 사진첩에 이 군수와 박 전 의장의 지문이 묻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씨 어머니(49)도 지난 6월26일, 군의장 비서 한 사람을 만나 박 전 의장이 누드 사진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을 듣고 이를 녹음했다. 이 비서는 “(2월23일 ‘김씨가 누드 사진 안 찍는다’고 한 박 전 의장의) 그 말 저도 들었는데, 저희까지 들었다고 얘기하면 저희 힘들어질 것 같아서. 제 입장도 생각해 저도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군수는 “지난 1월께 김씨와 한 차례 같이 있기는 했지만, 김씨가 주장한 그런 일은 없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씨 가족들이 민주당에다 이런 제보를 했는데, 선거 때만 되면 나를 음해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고 반박했다.

 

박 전 의장은 “기억이 안 난다. 검찰에서 수사중이므로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겠다. 6·2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됐는데, 지금 또다시 얘기하는 것도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이 군수는 민주당 공천을 받아 삼선에 성공했고, 박 전 의장은 군의원에 세번째 당선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