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인이 말을 걸었다...허걱

천사가되고파2010.07.22
조회770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여의나루 근처에서 회사 다니는 여자입니닷.

한국사람에게 헌팅 당한 적은 있어도 외국인에게 헌팅 당한건 처음이예욧 호홋~

나이가 먹어가고 이제 나도 한물 갔꾸낭..ㅜ.ㅜ 이런던 찰나에 큰 희망 주신

외쿡오빠?동생? 고마워요~그럼 어제 에피소드 들어갑니당~

글재주 없어서 음체로 갈게요~

 

 

저는 63빌딩 속에 있는 수많은 회사중 한 IT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2호선 갈아타고, 5호선 갈아타고, 험란한 여정으로 매일 왕복 3시간 가량 출퇴근하고

여의나루에서 내려서 63시티 셔틀로 또 갈아탑니다. 퇴근때도 마찬가지구요..

매일매일 타는 셔틀!!!!!!!!!!!!!!!!!!!!!!!!!!!!!!!!!!!!!!!!!!!!!!!정말인지 철창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여의나루까지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했죠~

 

이어폰에 한껏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아~상쾌한 바람~따스한 태양빛~완전 모음료 포카리스** 광고에 나오는 뇨자가

된 기분으로 발걸음도 랄랄라 였습니다~

 

그렇게 여의나루에서 내려 지하철로 갔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역시 자리가 없군.." 금방 내릴것 같은 여자 앞에 섰습니다..

이제 지하철이 출발하나 보다.. 다리에 힘을 주고 섰습니다..

 

그런데 앞에 있는 그 여자가 저를 빤히 보더라구요, 그리고 그 옆에 대머리 빡빡이

아저씨도, 그 옆에 어느 회사 과장같이 생긴 아저씨도요~

그래서 뭔가 싶어서 이어폰을 빼고 좌우를 둘러 봤죠~

"엣..이건 뭐밍????"  얼굴이 하얗고, 키가 크고, 완전 금발은 아니지만 금발에 가까운

훈남 외쿡인이 열심히 뭐라뭐라 하는거 아니겠어요..

 

나!

 

바로 나 한테요...헐...ㅡ,.ㅡ

 

이게 무슨 상황이지??? 상황파악 하기전 정말 유창한 그 훈남 외쿡인이

"나 최OO이야" 이러는 거예요..

"엣..이건 뭐지..하고..외쿡인이 유창한 한국말로

나에게 말을 걸고 있어!!!"

 

뭔가 이상했어요, 소싯적에는 헌팅이라는게 몇번 있었지만, 20대 중반!!

이제 나도 한물 갔꾸나~ 싶었는데, 헌팅을 그것도 훈남 외쿡인이...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우선 의심부터 했습니다. 뭐 아프리카의 기아 어린이들을

돕자던가, 아니면 어디에 기부를 하라던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고,

 

아니나 다를까 비닐폴더에 무언가 프린트물이 보이더군요!! 그것을 또라져라 쳐다 봤습니다.제가 이렇게 상황 파악 하는 사이에 외쿡인은 진도를 좀 더 나갔더군요!

 

자기 이름을 소개했으니 이제 제이름도 알 필요가 있었겠죠!

"이름이 뭐예요?" "와우 존댓말을 어디서 배웠지?" 속으로 감탄하고 이름을 말해줘야

할까?말까? 고민 했어요! 한국사람이였다면 안 알려줬을 텐데, 친절한 한국인으로

기억에 남기고 싶고, 여차저차 이런저런 오만가지 생각 끝에 이름을 알려줬지요~

 

"저 OO이예요~"

 

그 외쿡인 기뻤나봐요. 기뻤던게 확실해요~

 

"오우~ OO" 큰 소리로 제 이름을  외쳤죠!!

순식간에 지하철에 사람들이 은근 우리를 신경 쓰고 있었어요! 외쿡인이

유창한 한국말로 모르는 여자한테 말 걸고 있으니까..

제 이름을 외치자 마자 샥!샥!샥! 쏙!쏙!쏙!~ 고개들이 우리를 향하고 있었어요~~

앗 부끄러워라~ 하고 생각하는 순간, 외쿡인 말문이 틔었습니다.

 

학생이예요?

아니요! 직장인예요!

정말?!(화들짝) 그렇게 안 보여~ 전혀 그렇게 안 보여~

항상 지금 퇴근해요?

네~

좀 늦는 구나~매일매일~

아니요~ 퇴근시간 빠른건데요(저는 매일 6시 칼퇴근 합니다)

어디 살아요?

구의동 살아요!

멀지 않아요?(서울 지리를 좀 아는듯)

(놀라면서) 네~많이 멀죠~

직장 어디 다녀요?

IT회사요~

오웃~ IT 컴퓨터 잘해요? 컴퓨터 머리 너무 아파요!

조금 잘해요!

 

이렇게 대화가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계속 안절부절..

우리의 대화가 오갈때마다 관심없는 척 하지만, 지하철 사람들 귀들이 팔랑팔랑

거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흑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곧 충정로 라서 (5호선에선 2호선 갈아탑니다)

어느 CF한장면 처럼

 

"저 이제 내려야 해요"

"오우~ 그럼 전화번호 좀 주세요"

 

그러자 역시나 지하철에서 는 팔랑팔랑~~~샥!샥!샥! 쏙!쏙!쏙 하는 느낌이였습니다.

빨리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라서, 얼릉 휴대폰 번호를 찍어주고 내렸습니다.

 

외쿡인 끝까지

 

"안녕 잘가요~ 다음에 또 봐요~"

 

"네 들어가세요~"

 

인사를 마치고, 미친듯이 걸어답니다. 정말 진땀을 빼고, 집으로 왔죠..

그런데 기다려지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전화가 안 옵니다. 문자도 안 오구요..

어제 일인데..오늘까지도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이 외쿡인..나를 가지고 뭘했던 걸까요? 요즘 말하는 간보는거 였을까요??

혹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내가 번호 잘 찍어서 줬나?"

아~ 헌팅 당해서 번호 줬는데, 연락 없는것도 비참하네요~

번호 달라고 했을때 안 주고 튕겼으면 그나마 지금보다 괜찮았을텐데요...쩝..

 

아~오늘따라 돈 빌려준다는 스팸문자가 많이 옵니다~ 슬프네요~^^:

 

아..역시 마무리가 어렵네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