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다리(박하선)-예쁜 배우가 나와줘야 할 땐 나와 줘야 한다.

산야신2010.07.26
조회1,821

역시..예쁜 배우가 나올 땐 나와 줘야 한다.
이 영화의 주연 여배우가 예쁘지 않았다면, 그나마 든 관객도 들지 않았을 것 같다.

 

박하선..
동이에서 인현황후 역으로 출연하여 인상깊은 연기를 보이고 있다고
그런 이야기만 듣고 그런가부다 하고 관심이 없던 배우인데,

영화속 인화는 너무나 곱고 순수하게 나왔다.
영화 내내 별로 웃을 일이 없는 그녀가 꼭 다문 입술이 예뼜다.
주로 걷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영화에서 그의 걸음도 예뻤다.
어쩌면 영화가 둘러싸고 있는 배경과 인화라는 인물의 외양이 안 맞을 정도로..

 

영화를 보면서 계속 '제니주노'와 비교 되었다.
똑같이 학생 미혼모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시종일관 밝고 경쾌하게 그려진 제니주노와 시종일관 회색톤으로 어두운 삶의 그늘만 비추는 영화가 너무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장르적으로 다르고, 타겟도 다르고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관도 다르기 때문에 둘을 단순하게 놓고 비교할 순 없지만,
둘이 놓여진 상황은 분명 대조적이다.

 

만약, 제니의 가정 환경에 인화가 놓여 있었다면? 인화도 어쩌면 밝았을 것이다.

똑같이 인화의 환경과 똑같은 환경속의 제니였다면? 제니도 인화처럼 힘들었을 것이다.

 

그랬다. 나는 영화를 보며 그 사람이 나쁜게 아니라, 그가 잘 못한게 아니라
그를 둘러싼 환경이 그를 나쁘게 만들고 그를 잘 못 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인간 개인의 본성이나 의지를 무시하는 환경지배담론을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적오도 인간 개인이 어쩔 수 없는 환경이란 있다는 것이고,
그런 사회적 환경은 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다.
적어도, 인화같은 환경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
청소년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
미혼모가 잘 못이 아니라 미혼모도 잘 살고 그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 마련이 되어야 한다는 문제제기.

 

우리 사회는 사회가 고민해야 할 상당수의 문제를 개인에게 떠 넘기고 있어서 문제인 나라니까.

 

영화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다.
학생인데..임신을 했고..아이를 낳았고..키울수 없으니..입양을 보냈고..뒤에 후회하고..입양된 아이를 찾아나서는데..입양된 집 앞에서 영화는 끝난다.

 

영화의 영어 제목이 I came from busan이다.
이 영화 제목의 의미는 마지막에 나온다.
인화가 결국 입양된 아이를 찾아 가게된 곳은 프랑스.
인화는 자신의 아이가 자기 처럼 힘든 성장 과정을 겪게 될까 안타까워 뒤늦게 후회하고
아이를 찾아 나서는데, 프랑스에 도착하여 괜찮은 가정에 입양되었고, 사랑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으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어인  I came from busan만 더듬 더듬 말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끝난다.

 

인화가 그아이를 데리고 왔는지 그냥 왔는지는 알 수 없다.
감독은 그걸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인화가 깨우친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영화는 인화가 아이를 입양하고 난 이후부터 입양된 아이를 찾아야 되겠다는 결심까지의 시간을 느리고 천천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 영도 다리를 배경으로 하여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어두운 그늘의 아픈 이미지를 파편처럼 섞어 놓았다.
어둡고, 탁하지만, 숨막히지 않고 차분하게, 낮은 목소리로.

 

그래서 영화. 별루 재미없다.
그래서 또한 박하선이어야 했다. 예뼜으니까.
그래야 보는 즐거움도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