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동생의 굴욕

오우2010.07.27
조회456

안녕하세요. 오늘 지금 이렇게 이른 아침시간인 8시경에 처음 판을 쓰기 시작하는 저는 부산女 입니다.

오늘 이렇게 판을 쓰기 시작하는 것은...제 하나뿐인 여동생의 어릴때 이야기를 하려구요:)

그럼...................이만 나도 '음' 체로 들어가겠음.

최대한...짧게짧게적겠음.아니,노력해보겠음.

 

 

 

 

일단,우리 동생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좀 하겠음.

우리동생은 나랑 3살 터울인 女이며,지금은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있음...이라고 적고 싶지만 난 거짓말 못하는 사람이라 안되겠음:)

어릴때부터 사람들한테 치대는....(<-이거 표준어 맞음?;;)

정정하겠음, 사람들한테 몸을 문때는......아ㅡㅡ.........뭐지...

사람들한테 몸을 비벼대는? 그런 귀찮은 존재였음.

그리고 몸을 비비다가 지루해지면 결국 미친듯이 뛰어다니곤 했음.

그리고...요즘은 그냥 평균만 따라가도 성적표에 모두 "잘함"을 박아준다는 초등학교 성적표엔..눈 씻고 찾아봐도 "잘함"은 최대한 많아야 5개였음...전체 항목은 30개 정도 되는 걸로 암.

뭐 이런 아이가...우리 가족을 깜짝 놀래킨 사건이 하나 있음.

 

 

 

우리집은 역사에 관심이 많은 父와 미술이나 음악에 관심이 많은 母덕분에 어릴 때 부터 주말이면 여행이라던가 박물관,미술관,음악회 등에 많이 끌려다녔음.

그땐 매 주말마다 여기저기 끌려다녀서 무슨 도살장의 소돼지 마냥 생각했었는데 철이 조금 든 지금 생각해보니 부모님께 약간의 고마운 마음이 슬슬 털난 양심을 삐집고 나오기 시작했음부끄

 

 

사건은.....아마 내가 초등학교6학년 때였으니까 동생이 초등학교3학년 때의 어느 주말이었음.

그주의 주말도 어김없이 우리는 엄마의 의견으로 가족모두가 어느 미술관에 갔었음.

그때는 뭐 미술관에 간다고 해도 그림만 슥-슥-보고 지나치고 가끔가다가 화가이름도 좀 봐주는 '척'도 하면서 엄마의 잔소리를 노련하게 피해다닐 때였음.

근데 이상하게 끌리는 그림이 있길래 엄마한테 진지하게 물어봤더니 엄마가 너무 기뻐하며 막 장황한 설명을 늘여놓기 시작하는거임..

몇분동안 계속 엄마의 설명을 듣고 있었더니 안그래도 낮은 집중력이 점점 깨지더니 이제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었음.

드디어 집중력이 바닥으로 헤딩해서 눈알을 굴려가며 다른 그림을 보기 시작하고 있는데 갑자기 동생曰

 

 

"우와!!!!!!!!!!!!!!!!!!!!!!!!!!!엄마,아빠!!!!!!!!!!!!!!나 이거 그린사람 암!!!!이 사람 진짜 대단함!!그림말고 음악도 잘함!!!!!!!!!!!"

 

 

이러면서 미술관 한복판에서 미친듯이 소리를 치는 거 아님?

그러나 우린 미술관의 에티켓 따위는 생각할 겨를 조차 없었음.

우리동생은 박물관을 가든, 미술관을 가든지 간에 레알 입장료가 가장 아까운 人이였음..

그림을 슥-슥-스쳐 보는 것 조차도 안하고 여기저기 엄마 아빠꼬랑지만 붙들어서 가끔 엄마의 꼭지가 돌게 만드는 그런...어릴 때 부터 그 차분한 미술관에서도 쟤를 보면 참 정신 사나워지는 그런 아이였음.

 

 

근데 그런 아이가 갑자기 미술관이 떠나가라 소리를 치는 거 아니겠음? 그래서 장황한 설명을 하던 엄마도, 우리 동생이 또 사고칠까봐 동생 꽁무니 따라다니던 아빠도, 그리고 집중력이 땅을 헤딩하는 바람에 졸기 시작하던 나도 깜놀해서 동생 있는 곳으로 달려갔음.

"뭐가!뭐가 뭐가 뭐가????누가 니가 아는 화가임?????"

이라고 묻자 우리동생이 뭐라고 대답했는줄 암??

 

 

"미상!!!!!!!!!!!!!!!!!!!!"

 

 

 

당신들 이 사람 누군지 암? 지금 잠깐 '누구지...'했던 사람 자신의 무식함을 탓할 때가 아님. 당신들이 정상인거임. 하긴 솔까말 이분이 좀 유명하긴 함.

아까 우리동생말대로 미술뿐만아니라 음악쪽에도 소질이 다분함. 학교 교과서에서도 미술관에서도 흔히 볼 수있는..

다들 학교 다닐때 음악 교과서 악보 위에서 봤을 꺼임.

'작곡 미상' 혹은 '작자 미상'.....미술관을 간다면 그림 옆에 붙여져 있는 그 종이에서도..

이제 기억남? 우리 동생은 [확실하거나 분명하지 않음] 이라는 뜻의 '미상'을 사람이름으로 안거임..

 

 

우리동생이 자신감 있게 '미상'을 외쳤을땐...난 레알 X팔렸음..

그때 마침 우리동생이 너무 시끄럽게 해서 다른 이들의 따가운 시선이 우리 가족 등에 내다 꽂혔을 때였는데 그렇게 당당하게 '미상'을 외치다니...

순간 미술관은 정적이 흘렀고 이내 여기저기서 웃음을 참는 "푸푸푸풉...ㅂ...." 이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음..

엄마 아빠는 우리동생이 참 귀엽다며 막 웃고 계셨는 데 난 도저히 웃을 때가 아니였음..

어려서 부터 워낙 키가 커서 3학년 임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5학년 쯤 되보였는데..그런 무식함을 미술관에서 표출해 낸것임..

난 레알 X팔려서 빨리 나가고 싶었는데 부모님들은 너무 귀엽다며 계속 동생을 사랑해 주고 계셨음...

물론 우리 동생을 영문도 모른채

"왜 웃음?"

라는 말을 입밖으로 꺼내고 있었음..하...지금 생각하면 귀여워서 깨물어 주고 싶지만 난 그 어린 나이에 우리 동생이 너무 부끄러웠음...그래서 난 동생에게

"집에 가서 국어 사전 찾아 보길 제발냉랭"

이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미술관에서 먼저 나왔음.

 

 

 

그래서..우리 동생이 집에가서 검색을 해보든 사전을 뒤져봤냐고?

절대 아님..사전 찾기를 제일 귀찮아 하고 단순한 바람에 집에 가자마자 '미상'에 대해서 까먹었음...내가 사전 찾아봤냐고 물었더니

"언니가 사전 찾아보고 좀 읽어주면 안됨?나 좀 많이 귀찮음..흐흐"

이러길래 난 그냥 무식한 대로 얼마나 더 살지 궁금해서 읽어주지 않았음..

 

 

우리 동생은..그로부터 2년 뒤 5학년 할아버지 제사때 '미상'의 뜻을 알았음...

그것도 5살 짜리 조카가 나한테

"미상?이게 무슨 뜻임?"

이렇게 물어봐서 내가 뜻을 말해줄때 그제서야 뜻을 안거임...우리동생 진짜 징하지 않음?2년동안 사전 찾기가 귀찮아서 5살짜리 조카가 그 뜻을 알때 옆에서 주워 들은 거임..

난 진심 우리 동생을 존경함..짱

 

 

 

우리 동생에 대한 에피소드가 좀 더 있는데 오늘은 그만 여기서 끝내겠음.

다음 이시간..은 아니고 다음에 한번 더 올리던가 하겠음:D

조금이나마 당신들의 생활에 웃음을 드렸다면 참 고맙겠음^-^

발로 쓴 내 글을 이렇게 읽어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함만족

 

 

글을 올리기 전에 잠깐..국어 공부를 좀 하겠음.

미상1(未詳) [명사]
 발음 〔미ː-〕 [명사]확실하거분명하지 . 연대 미상 작자 미상 속의 액수 미상수표 거라감촉손끝짜릿 경련 만큼 자극적다.≪완서, 오만몽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