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거만 생각해보려구요..

잘가2007.10.21
조회224

4일전에.. 옛날 여친한테 가겟다며.. 2년을 사겨온 저를 버리고 간 남친.

이 남자말이에요..

 

몸에 문신도 있어요.

몰랐는데.. 관계 가지던 날 알았어요.

팔뚝에도 다리에도.가슴에도 있더군요..

여름에 우리집 근처에선 반팔도 못입구요. 차에서도 안내렸어요.

이 남자.

고등학교는 제대로 나왓는지 의심스러워요.

기본적인 영어단어 장난치면서 말해도 못알아듣구요.

저도 좋은대학 나온거 아니지만 말 안통할 때 많앗어요.

이남자.

직업도 별루에요.

맨날 출장이라고 지방 내려가기 일쑤구요..

일요일도 없고 빨간날도 없어요.

다른 커플들처럼 많이 여행도 못다녔구요.

2년동안 한거라곤 남자 집에서 밥해먹고 tv보고 낮잠자고 그게 다였어요.

이 남자

사투리도 써요.

전 서울사람인데. 못알아듣는 사투리도 엄청 많이 쓰구요.

제 친구들 만났는데 이 남자가 한마디 하니까 분위기 썰렁해지대요.

이 남자

피부도 엄청 까매요

그냥 까만게 아니고 진짜 씨꺼매요.

전 하얗거든요. 저랑 있으면 백인이랑 흑인 같아 보일정도루요.

이 남자

손도 엄청 커요.

커플링 맞추는데 사이즈가 24래요.보통남자 19-21정도라는데

그래서 금 추가해서 맞췄었어요

부드럽고 그런거 전혀 없어요

이 남자

패션감각도 떨어져요

옷입을 줄도 모르구요. 살줄도 몰라요 그냥 있는거 대충 입고 다니구요.

이 남자

트로트 좋아해요

나이 서른에 심수봉 언니가 최곤지 알고 발라드나 R&B시끄럽다고 해요

이 남자

입냄새도 엄청나요

담배를 많이 피니까. 거기다 술도 좋아하고. 커피도 자주 마셔서

제 코에다가 침 뭍히면 저 죽고 싶어요

이 남자

돈도 별로 없어요

데이트 비용 거의 제가 부담했구요

저한테 제대로 된 선물 한번 사준적도 없엇어요.

이 남자는 "내가 준거 다 내놔!" 하면.. 양말에 팬티까지 몽땅 벗어주고

방도 텅텅 빌정도로 다 제가 사준것들 뿐인데.

전 이 남자가 "내가 준거 다 내놔!" 하면.. 길거리에서 산 모자 하나. 은귀걸이한세트.향수한병

이 남자

 

근데 왜.

난 이남자를 이렇게 사랑하고 있는걸까요..

문신때문에 여름에 반팔을 잘 못입어요. 여름 기간 내내 우리집에 오지도 못했어요.

너무 마음이 아파서 전 여기저기 피부과 알아보곤 했엇죠...

원래 피부가 까매요.그런데다가 밖에서 일을 하니까 여름엔 정말 눈코입도 제대로 안보여요.

그래서 선크림을 선물했는데 그것도 잘 안발라요.

그러다 피부 막 까지고 그랬는데.. 약사다 발라주고 먹이고..그래서 겨우 났어요.

자꾸 쓰라리다 하니까 너무 마음 아팠어요.

이 남자.. 장남이에요..

근데 부모님이 편찮으세요.. 집에 병원비 보내야해서.. 돈이 별로 없어요.

선물 같은건 바라지도 않았어요...그래도 이 남자 가끔 그러죠..

나 자기한테 제대로 된 옷한벌 해준적이 없네.....

그게 미안했는지.. 차 뒤자석에 돼지저금통 싣고 다니면서 동전 모았었어요.

패션감각은 원래 없엇어요. 그런거에 관심이 없고. 그냥 동생이 입다 싫증난 옷 입고 다녔엇어요

신발도..모두다요..그래도 난 내 남자라서 이쁘게 해주고 싶어서 내가 좋아하는 걸로 사다 입혔어요. 입혀놓으면.. 키가 크고 몸이 좋아서 그런지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너무 멋지죠.

궂은 일을 많이해서 손가락이 굵어요.

키도 있지만. 나이 서른에 다른 사람들 안할 일들도 마다않고 하죠. 성실해요.

가끔 손보면 짠해요. 찢어지고 상처나잇고..

겨울에 추우면 제 손이 이 남자 손에 다 들어가요. 따뜻해요 너무 좋았어요.

그래도 트로트는 싫엇어요. 저때문에 많이 못들엇죠..대신에 선택한건

올드팝이엇어요.. 카펜터즈를 특히 좋아했어요..

슈퍼스타 틀어놓고 둘이 맥주 마시면서 얘기도 많이 했엇구요...

행복한 시간들이엇어요...

 

보증금 200에 월18만원짜리 코딱지만한 방을 얻었을때..

우린 둘다 좋앗어요.

그방 채우느라 살림살이며 갖가지 도구들 사다 나를때 얼마나 신났엇나 몰라요.

제 주머니 텅텅 비게 되엇엇지만. 너무 재밌드라구요..

그 전까진 아는 선배네 집에 잇어서 둘이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엇는데

그 집 마련하자마자 제게 열쇠를 복사해서 건네주던 사람이엇어요.

 

없어도 같이 살고 싶으니.. 결혼하자 했엇어요..

출장지에 너무 오래 머물다보니 보고싶어 미치겠다고 한번만 와달라 사정하던 사람이엇어요.

 

근데요.

제가 싫다 했어요.

나 그런집에서 시작하고 싶지 않아..

나.. 엄마아빠한테 거짓말하고 외박하고 싶지 않아.

 

외롭게 햇어요 .혼자뒀어요.

퇴근하고 집에오면 불꺼진 방에서 혼자 빨래하고. 집앞 식당에서 밥먹고..

그랬어요 그 사람.

그나마 주말되면. 아침부터 물어봐요..

오늘은 자고 갈꺼야???

 

막상.. 결혼 얘기가 나오니.. 뒤로 한발 물러서는게.. 이상했어요..

며칠전까지만 해도. 결혼하고 싶다고 부모님한테 몇번을 얘기하던 사람이..

우리집에 와서 배불러도 엄마가 주는대로 밥을 해치우던 사람이...

이상했어요..

불안했어요..

이게 아닌데...

갑자기 왜저럴까..

힘들어도 일이 고되도.

조금만 참아. 곧 좋은 날이 올꺼야. 자기한테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 살면서 다 갚아줄께.

정말 평생 행복하게 해줄꺼야. 힘내..난 안불쌍해. 니가 있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데.

이런 말들을.. 수도없이 하던 사람이요....

 

헤어진 옛날 여자한테 가겟대요.

잡았는데.

안된대요 늦엇대요. 자긴 이미 마음 떠났대요..

지금 남은 건 미련뿐이래요..

자기 엄마한테도 저나하지 말래요..

 

제 짐을 갖고 오겠대요.. 그 여자랑 같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