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걸어둔 자물쇠 자르러 갔다왔습니다..

침묵2010.07.31
조회54,579

와; 생각지도 않게 톡이 되었네요;

그냥 힘내시라는 댓글 몇개 읽으려고 왔더니 댓글 수가 ...

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어요.

대부분 힘내시라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들에 하나씩 댓글달수는 없지만 이렇게 대표적으로 감사드릴게요

저, 꼭 힘낼게요!

새로운 사람 만나서 버젓이 행복하게 살게요!

이땅에 사랑에 아파하는 모든 분들 저와 함께 힘냅시다! 홧팅~

 

 하루에도 몇번씩 들어와보면서 댓글 보고 힘내고 있어요.ㅎ

자물쇠 알려달라는 분 많은데 그 자물쇠는.....!!!!!

.....트......달록.... (ㅋㅋ;;) 다 불어버리고 싶지만 괜한 다른커플 자물쇠가

훼손될까봐 알려드리진 못하겠어요; 워낙 그런게 많아서 ㅋ;

정말 시간이 약인지 이제 진짜 괜찮아요, 울지도 않고 우울하지도 않구

달아주신 소중한 댓글들보면서 진짜 웃음짓고 행복해하고 있어요.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예전에 본글이라고 사칭한다면서 욕하시던 분....

대체 어디서 보셨나요? 글쓰던날 제 마음 정리하듯 써내려간 글인데 어디서 보셨는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위로해주셔서!!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고 치가 떨려서 친구들에게도 잘 하지 않았던 얘기입니다

이판에 적어내고 털어내고나면 또 댓글들을 보고나면

조금 시원해지지 않을까 하여 올리는것이니 사사건건 딴지놓거나 악플다실분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글이 많이 깁니다. 스크롤 압박있어요.

 

 

저에게는 올해 봄까지만해도 정말 사랑하던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한번도 진실한 사랑은 하지못했던 저에게 이사람만큼은 진짜 사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절실한 사람이었어요

작년 겨울에 만나 새해를 함께 맞이하고 다음 새해에도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자며

온갖 약속을 하던 애틋한 커플이었죠

 

그런데 우리 커플에게는 항상 언니 오빠하며 잘 따르던 여동생이 한명 있었습니다

오빠 28 저 25 동생 21 어린나이에 언니언니 오빠오빠 하며 잘 따르는 모습이 귀여웠던

착한줄로만 철썩같이 믿었던 동생이었어요.

 

원래 오빠의 아는 동생이었고 오빠가 저를 안것보다 훨씬 더 오래 알았지만

경계심을 갖지 않았던건 저에게 하는 행동에 비했을때

그 동생이 오빠에게 하는 행동이 지나치치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저에게도 매번 전화와서 언니 쇼핑해요 밥먹어요 하며 친하게 다가왔지,

'오빠랑 같이있어요?' 라든가 '오빠랑 같이 만나요' 라는 얘기는 한적이 없었으니까요

 

친구들이 옆에서 간혹 보면 그 동생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지만

남자친구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워낙 아끼는 동생이었기에 그런일은

없을거라고 믿었었죠. 바보같이..

 

그렇게 지내다가 올해초 오빠의 생일이 되었어요

오빠는 친구들을 모두 부르고 (물론 저도 포함) 같이 놀고 싶다기에

흔쾌히 허락을 했어요. 물론 그 동생도 그자리에 포함이었어요.

 

오빠의 생일 전날, 큰 병을 앓던 제 제일 친한 친구가 세상을 등졌습니다

저는 단숨에 달려갔고 절 딸같이 이뻐해주시던 어머니를 위로하며 밤을새고

다음날은 의자에서 선잠을 자다 깨서 일하고 자다 깨서 일하고를 반복하고 있었어요

 

그 날이 오빠의 생일 파티가 있는것은 알았지만

외동딸을 잃으신 어머니를 두고 술자리를 가는건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에

오빠에게 미안하다며 사정을 얘기했어요

오빠는 술자리 취소하고 같이 있어주겠다고 했지만 생일이니까 그러지말라고

제가 만류했었죠.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취소하고 같이 있을걸 하는 후회가 됩니다.

 

그날 오빠는 가끔 문자로 상황을 보고해주었고 답장은 잘 못했지만 그래도

문자를보면 피식 웃음지으며 열심히 조문객을 맞이했어요

그러다 열두시가 넘었을때 '집에왔어 씻고 자야지 ㅎ 아직도 일해?'

라는 문자가 왔고 그거에 답을 해주고는 답장이 없길래 자는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저에게 그 동생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언니 미안해요' 밑도끝도없이 달랑 저렇게 문자가 왔습니다.

무슨일이지 하여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고 무슨일이냐는 문자에는 답도 없었습니다.

 

동생이 취해서 어제 술자리에서 오빠에게 욕이라도 했나 말실수를 했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하고 잊어버린 저의 실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낌새를 느끼기 시작한건 그 뒤로 보이는 오빠의 태도였어요

동생과 같이 있는 술자리에서 오빠의 표정이 뭔가 어색하다고 해야될까

저랑 눈도 잘 마주치지 않고 어색하게 있는거에요

평소에도 10분에 한번씩 문자를 하던 오빠가 소홀해졌다고 느낄만큼 뜸해졌고

아무튼 점점 제 마음속에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동생이 술이 좀 취하면 전에는 안하던 애교를 오빠에게 부리기 시작했고

제가 있는 자리에서도 어깨동무라든지 스킨십이 좀 늘었더군요

귀엽다면서 볼을 꼬집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그것도 제가 앞에 뻔히 있는데요. 

 

아무래도 혼자서 끙끙대긴 너무 힘들어 하루는 오빠를 잡고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내가 모르는 일이 뭐냐고 오빠랑 동생 너무 달라졌다면서

혹시 날 속이는게 있으면 그냥 솔직히 말해달라고 했어요

여자의 육감은 놀랍다라는 말, 아닐거라고 오해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머뭇거리던 오빠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 그날 oo이랑 잤다 서로 술이 너무 취해서 그랬다 둘이 아무일 없던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날 뒤로 oo이를 보는게 너무 힘들고 나도 내가 달라진걸 안다

라는 말을 .. 하더군요

그럼 나한테 보낸 집에 도착했다는 문자는뭐냐고 물었더니 암말도 못합니다..

술에 너무 취한사람이 어떻게 여자친구에게 거짓문자를 보내고 다른여자랑 잔답니까..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그 와중에 징징 울리는 남친의 핸드폰이 미웠습니다 그 동생일거라는 생각에요

다음에 얘기하자.. 하며 먼저 일어나는 저를 오빠는 끝내 잡지 않았습니다

 

휘청거리는 몸을 다잡으며 버스를 타고 가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할말이 있다며 집앞으로 갈테니 기다려달라는 오빠의 문자였어요

잘못했다고 싹싹 빌면 어떤말을 해줘야하나 헤어져야겠지 생각을 하면서

집앞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데 두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동생을 데려왔더군요

그러고는 진심으로 둘이서 사과..를 하러 왔다고 하더군요

나를 냉정하게 떠날것도 생각해봤지만 그러면 자기자신을용서할수 없다면서

이렇게 직접 사과하고 때리면 맞는것이 낫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원하는 대로 때려줬습니다. 뺨을 때리고 오빠를 밀었는데

뒤에있는 동생과 부딪히면서 동생이 휘청거리는걸 오빠가 잡아주는걸 보면서

돌이킬수 없다는 확신이 들어 그냥 들어와버렸습니다.

 

 

그렇게 끝났어요 우리는. 참 길죠.글이 너무 길어서 죄송해요

쓰다보니 또 손이 떨리는데..

무튼 이제 제목이에요..

 

그렇게 헤어지자마자 사귄 그 커플은 얼마전에 100일이 되었죠

보면 가슴이 쓰릴건 알지만 저도모르게 그사람 싸이를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사람 다이어리를 보는데.. 저희가 사랑한지 100일이 되었습니다 라는

나와 사귈때는 쓰지도 않던 멘트와 함께

남산에서 걸었다는 자물쇠 사진이 올라와있더라구요

 

순간 억눌러왔던 감정이 솟구치면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저희집에서 얼마 멀지 않아요 남산 . 찾아가주기로 했어요

참 유치한 생각이지만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놓은 두 사람이

환하게 웃고있는 사진이 붙어있는 자물쇠가 고이 걸려있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그것도 우리집 가까이에..

 

사진을 프린트하고.. 철물점에 가서 큰 니퍼처럼 생긴 절단기를 샀습니다.

그냥 들고가긴 눈치가 보여 종이 가방 하나를 사서 넣고

사람들이 볼까봐 해가 다 뜨지도 않은 새벽에 그곳에 가긴 갔는데

정말 수많은 자물쇠가 있어서 찾기가 막막하더라구요

그래도 운이좋았는지 왼쪽을 선택해서 먼저 찾은 덕분에 좀 튀는 그들의 자물쇠를

찾을수 있었어요

사진으로 봣을때는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까 더 분노가 치밀더군요

절단기를 꺼내려는데 나도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놀래서 눈물을 닦으려는데 다른 눈물이 자꾸만 흐르는겁니다

 

결국............ 못잘랐습니다

그들의 자물쇠 앞에서 주저앉아 펑펑 울다 내려왔습니다..

 

이제와서 그것을 잘라봐야 뭐하나..

나도 똑같은 사람 되는거 아닌가.. 유치하다 정말..

그들은 그것밖에 안되는 존재이니 차라리 둘이 사귀는게 다른 사람에게 더 좋을수있다

라는 생각이 막 스쳐가더라구요.

 

결국 자르지 못하고 내돈들여산 절단기며 종이가방이며 전부 그곳에 두고왔지만

후회는 없었어요. 그만큼 미련도 눈물도 아픔도 다 두고온것같아

가기전보다 훨씬 후련해졌거든요.

이젠 진심으로 그 둘이 영원히 헤어지지 말기를 바라고있어요

그것이 제 마지막 복수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다른사랑은 올테니까요

 

쓰고보니 무척이나 긴데...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 좋은 사랑 하시고, 좋은 인연 만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