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연애...그리고 이별 예고(?)

롱디201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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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친구로 만났습니다.

알고 지낸지는 약 4년 되었고 사귄지는 이제 1년 좀 넘었네요.

제가 작년에 유학을 떠나면서 현재 장거리 연애 중입니다.

작년 7월부터 사귀기 시작했는데 제가 9월부터 유학을 하게 되어서

한창 좋을 때 떨어지게 되었네요.

 

초반엔 유학 오기 전까지 매일 붙어살다시피 해서 그런지 네이트온, 문자, 전화, 화상채팅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11월쯤 부터인가 남친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점차 그게 줄어들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유학 초반이라 불안함 초조함 이런 거 때문에 남친한테 많이 기대고 싶었는데

그렇게 연락횟수가 줄어드니 서운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왜 연락이 뜸하냐며 짜증부리고 징징대고...

 

그때마다 남친은 자기 상황을 이해시키려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상황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그냥 줄어든 연락 담담하게 수긍을 했죠.

 

12월말에 드디어 잠깐 한국에 들어가게되었습니다.

남친도 마침 휴가를 그 즈음에 얻어서 좋은 시간 보내다가 돌아왔죠.

 

그 여운 뒤로한채 또 돌아와서는 화상채팅이나 문자 대신에

하루에 한 번이지만 꼭꼭 전화통화 했습니다.

 

그리고 한달반 정도 있다가 설날 끼고 방학 껴서

제가 한 달 정도 한국에 다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뭔가 큰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된 남친은 예전보다 더 바빴고

함께 하는 시간도 12월 말 1주일 정도 보냈던 시간 보다

훨씬 줄어서 한 달 있는 동안 3번 본 게 전부입니다.

그것도 뭐 데이트를 한다거나 이렇게 여유있게 본 것이 아니라

그냥 아주 짧게 얼굴만 보고 다시 일하러 들어가고 뭐 그런 식이었죠.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도 제 얼굴에 불만이 많이 나타났나봅니다.

그리고 떨어져 있을 때보다 연락도 잘 안오더라구요.

전 슬슬 신경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 싸운적없던 우리 사이에 잦은 다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그 틈새라도 이용해서 얼굴을 보자고 하는 저와

그럴 시간도 없이 바쁘고 절박하다는 남친.

남친이 저한테 왜 자기 처지를 이해를 못하냐고

니 욕심만 채우려 하냐고 버럭 하더군요.

눈물이 났습니다.

한 달있는 동안 남친이랑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 하는

그런 생각 안고 들어온 저였기에 알아주지 못하는 남친이 야속하더군요.

그래도 남친에게 있어 더 중요한 건 일이니까 씁슬했지만 넘어가자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유학 오기 전에 잠시 그 회사 회계를 맡아서 봤는데

정말 어려운 회사였습니다. 버는 만큼 족족 새는 그런...

겨우겨우 현상 유지만 되는 그런 회사인데다 가끔은 적자이기도 하더군요.

남친네 가족들끼리 하는 회사라서 남친은 그 회사에 인생을 건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런 사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내가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풀리지 않은 응어리를 안고 저는 다시 3월 중순에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학기부터 저도 강의를 수강하게 되고

또 강의에서 발표 이런 것도 맡게 되어

엄청 긴장하고 위축되고 또 스트레스 받는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또 남친에게 기대기 시작했죠.

 

이제는 남친이 화를 내더군요. 알아서 잘 하면 안되냐고.

너 안 이렇지 않았냐면서. 이렇게 소심한 애 아니지 않았냐고.

사실 저 그냥 친구들이 보면 여장부 스타일에 털털한 남자같은 성격입니다.

그런데 자꾸 남친 앞에서는 그런 모습보다는 기대고 약한 모습 보입니다.

또 속상하고 서러워서 우는 목소리로 저는 전화를 끊습니다.

 

그러는 사이 남친 회사, 올 7월 들어서 지금까지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허공에 붕 뜨면서

이젠 정말 죽고 사는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남매가 경영하는 소규모 회사이긴 해도 그래도 뜻을 같이하는 젊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굴러왔는데 그 나머지 인력들이 전부 빠져나갔다는 겁니다.

결국 남친과 형님, 동생만 남게 되었다더군요.

물론 이 얘기 남친이 제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잠시 거기서 일하면서 알게 된 회사관계분으로부터 저도 듣게 된 이야기입니다.

 

남친 싸이 일기를 들여다보니 힘겨움이 뚝뚝 묻어납니다.

정말 너무 힘들고 죽을 거 같은데

웃어야 한다고, 웃을 수 밖에 없다고.

 

당장 달려가서 손 잡고 얼굴 들여다보며

격려해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제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또 전화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화... 받지 않더군요.

받아도 쌀쌀맞은 목소리...

어쩌다 통화가 시작이 되면

예전에는 맞장구쳐주고 그랬던 사람이

'그래서 어쩌라고'

'지금 나한테 그게 할 말이냐?'

이런 식으로 나오네요.

 

지금 생각하면, 남친은 자기 인생의 기로에 서 있어서

그래서 저를 돌아봐 줄 여유가 없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전화통화 당시는 그런 생각이 떠오르기 보다는

서운하기가 그지 없어서 맘 안좋게 전화끊고 했어요.

 

남친 싸이에는 연애하고 있는게 실감이 안 난다는 둥 주변 정리를 한다는 둥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둥의 글이 늘어가네요.

그런 글을 읽을 때마다 그게 저한테 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더군요.

 

여기도 학기가 끝나고 8월 중순에 곧 들어가게 됩니다.

 

8월 말에 남친 생일도 있고 해서 며칠전에 간만에 전화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잘지내냐니까 잘 지낸다고. 뭐하냐니까 일하지 뭐하겠냐고.

뻔히 아는 거 왜 물어보냐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더군요.

순간 울컥 할뻔 했지만 참고 물어봤습니다.

곧 생일인데 뭐 받고 싶은 거 없냐고.

평소에는 농담으로 '홈씨어터세트' 뭐 이런 터무니 없는

얘기 잘만 하던 사람이

한숨 쉬면서 '사지마...'이러더군요.

 

순간 싸이에서 봤던 남친 일기나 지금까지 여러 상황들이 마구 겹치면서

겁이 덜컥 났습니다.

혹시 이 사람 나랑 헤어질 맘 먹은 거 아닌가 하구...

 

다시 한번 물어봤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필요없냐고.

필요없다고 사지말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은 미치겠더라구요. 그래서 용기내어 물어봤어요.

지금 혹시 헤어질 맘 먹은 거냐고.

 

남친 말이 없습니다.

그러더니 전화로 할 얘기는 아니지 않냐고. 와서 만나서 얘기하잡니다.

 

일단 알았다고 전화를 끊고 저 혼자 가슴을 쳤습니다.

난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이 사람은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고.

그동안 제가 남친한테 징징대고 칭얼대고 그랬던 게 너무 후회가 되고.

왜 이 사람을 더 감싸주지 못했나 자책합니다.

 

친구들은 제가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지만.

저는 불안해서 죽을 거 같습니다.

얼굴 보고 얘기하자는 건 그래도 아직 여지가 있는 거 아니냐고.

그날 또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면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는 친구도 있지만.

자꾸 생각이 나쁘게만 흘러만 갑니다.

저도 제가 혼자 상상하고 쇼하는 거였으면  좋겠네요...ㅠㅠ

 

이거...정말 제가 혼자 김칫국 마시는 꼴일까요?

남자분들...얼굴 보고 얘기하자는 거.

정말 헤어질 맘 먹고 끝내기 위해서 그러는 건가요 아님 헤어질지 계속할지 여지가 남아있어서 그거 확실히 하기위해 그런걸까요?

정신 차리게 한 마디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