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셉션에 대한 고찰

JuneStar201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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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그의 첫 데뷔작은 미행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메멘토부터 내 크리스토퍼 놀란 사랑은 시작된 셈이다.

아직 십대초반에 본 영화라 솔직히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촬영기법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대중적이면서도 인간의 심리를 잘 포착하고 우리에게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에게 그의 영화는 하나의 예술작품과 같은 것이다.

 

그런 그이기에 역시나 그의 이번영화는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다.

화제가 됬던 6여개국에서의 촬영.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인물의 특징들을 잡아낸 배우들.

실제감 도는 CG와 공간활용법.

화면구성력. 짜임새 있는 스토리까지.

 

놀란의 이번 영화는 제대로 된 Inceptor-개시제-의 역할을 해냈다.

관객들. 우리가 마치 하나의 꿈을 꾸는 것처럼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그는 정말 이 영화 한편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완벽히 만들어냈던 것이다.

 

 

"So brilliant!! What a breakthrough!!!"

"Breakthrough for what?"

"For my heart!!"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바로 직전의 마지막 장면은
코브의 토템이 쓰러질 것처럼 흔들리며 회전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관 여기저기서 아~~~ 하는 안타까움의 탄성이 쏟아져나왔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탄성을 내지른 것일까?

나로서는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의 몰입도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만약 코브가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결말,
즉 토템이 쓰러지는 결말이었다면 나는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감동적일 테니까.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무의식속에서 자기만의 자아. 의식에 대해 고뇌하고 번뇌하고 난뒤
코브가 기적처럼 자신의 가족을 향해 돌아갔다면 나는 엄청난 량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리고 굉장한 한편의 영화를 보았다며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고 다음날이면 잊어버렸겠지.

 

하지만 나로선 마지막 그 장면은 코브가 림보 속에서 영원히 살아갈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 그 결말은 씁쓸하기도 하지만 영광스럽기도 하다.
영화속 인물들의 꿈속에서 그들자신의 무의식과 싸우며 내 안의 자아를 지켜냄으로써
나는 무.의.식.적.으.로 코브가 현실세계로 돌아오기를 바랬기 때문에 씀쓸함을 버릴수가 없었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스토리속에서 보이는 한가지 사실에 나는 영광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내안의 죄책감을 이기기위해 멜을 죽게 놔두는 코브.
한낮 호기심일지라도 마음속 깊숙히까지 들어가 '진실'을 알고자 했던 아리아드네.
인간은 정말 태어났을때부터 우리 자신의 존재, 의식, 자아를 구하기 위해 늘 번민한다는 그 사실 말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한 순간 한순간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것이 과연 맞는지 늘 고민한다.


이런 나를 보라.
고작 영화한편을 보면서 나는 나자신에 묻고 있다. 나의 존재에 대해.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남겨둔 암시적 메세지일지도 모른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그 무엇보다 진실같고 내가 원하던 내가 그려왔던 아름다운 미래를 그린 꿈 속에 내가 살아가야한다면
나는 과연 그 꿈을 깨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을 부정하고 그 곳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그 꿈을 현실이라고 정의할 것인가...

코브는 토템이 회전하는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지도 않고 아이들을 향해 다가가며 외면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실망해야 하는가?

꿈을 현실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그것은 정말 현실이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내가 있는 이곳은 꿈인가 현실인가?
꿈인데도 현실이라 믿으면 그것은 현실이 되는건가?
나는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잇는 것인가? 인식자체는 할 수 있는 걸까?
내가 가지고 잇는 이 모든 감각이 진실이라고 사실이라고 누가 말해줄 수 잇는 것일까?
나 자신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존재하는건가?
게다가 나는 왜 당연하다는 듯이 내 존재에 대해 묻고 대답을 구하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일장춘몽. 어떻게 보면 구운몽같고. 어떻게 보면 호접몽같고.

 

 

 

 

끊임없이 회전하는 토템처럼.
이 영화를 보고 난뒤 내 머릿속에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각종 물음이 떠오른다.


처음 코브의 토템이 회전하기 시작하는 순간
나는 마치 한편의 꿈을 꾸는 듯이 빨려들었으며
마지막 코브의 토템이 회전하기 시작하는 순간
나는 몰입되었던 영화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게다가 크리스토퍼 놀란이 나에게 정말 제대로 된소름을 끼치게 한점은.
우리에게 충분히 코브가 현실로 돌아온다는 결말.

그리고 림보에서 살게 된다는 전제하의 결말 두가지 모두를
완벽히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돌렸다는 점이다.
결말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겐 다시한번 가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코브가 현실세계로 돌아온다면 일어날 미래의 일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고,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림보속에서 일어날 일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 두 결말이 같아 보인다는 점에서 나는 소름끼치게 놀랐을뿐이다.
이 소름끼침이 계기가 되어 내 머릿속 얕은 철학적 지식들을 꺼내보게 되었을뿐.


사실 영화자체는 '맛보기' 일지도 모른다.
철학적 논란이 될 수있는 수많은 것들.
인식. 존재. 감각. 사실. 허구. 자아성찰. 무의식. 의식. 게다가 이런 것들에 비하면 그나마 가벼운 토픽들도 다룬다.
아리아드네의 코브를 향한 그저그런 동정심. 전화한통을 위해 사이토를 찾으러 림보에 남는 완벽한 코브의 이기주의. 게다가 영화초

반 사이토가 의뢰를 하게 되는 -이 지구의 경제시장은 내가지키겠어-싸구려 정의에까지
두루두루 맛뵈기만 보여주고 있는 이 영화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 하는 것 같다. 긴 여운도 남기기도 하지

만 그 덕분에 평론은 극과 극일 수밖에
그래서 두번보고 세번보는 사람들도 많고.
아무리 영화감독이라지만 철학적인 부분을 더 완벽하게 커버해서 영화를 좀더 깊이 있게 만들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쪼금 아쉽다. 사실 영화자체는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만큼의 호작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다르다. 디카프리오가 나와서 보러가는 관객

이있는가 하면 할리우드 액션을 원하고 보러간 관객도 있을 것이다.
믈론 대중적으로도 어느정도 호평을 받을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나 같은 단순한 사람들에게 이런 생각을 끌어낼 수 있도록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나는 정말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수많은 키스와 찬사를 날리고 싶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존재에 대해. 인식에 대해. 의식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나의 유일한 현실-진실-을 이을 수 있는 토템은 '내가 고민하고 번뇌하는 것을 지각하는 순간'이라고 봐야하는 걸까?

 

 


내게 수많은 철학적 문제들을 숙제처럼 던지고 간 인셉션.
한동안은 이 인셉션의 파도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