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여정 속으로

보스201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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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여정 속으로

 


  / 문경찬

 

  

 

팍팍한 세상
잘 이겨낸 듯 살아가다가도
가끔은 허방을 디딘 사람처럼
맥없이 휘청거릴 때가 있고


잃어버린 것 하나 없으면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자리를 선뜻 뜨지 못하고 서성일 때가 있다.

  

 

맛있는 음식으로도
채우지 못하는
가셔지지 않는 허기짐이 있을 때가 있고

 

누군가와 마주앉아 얘기하면서도
누가 오기로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시선이 자꾸 문밖으로 향할 때가 있다. 

 

 

몸은 여름 한가운데 서 있으면서
마음은 한 겨울 눈 내리는
허허로운 벌판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고
 

애써 큰소리치듯 말하는 하풍 속에는
나약함을 혹여 알아채지 않을까를
염려하는 비겁함이 숨어 있을 때가 있다.

 

 

 

 

 

 

 

소리 내어 웃는 호방한 큰 웃음 뒤에는
손등에 굵은 눈물방울 뚝뚝 떨구고 싶을 만치
견뎌내기 버거운 아픔 한자락
숨기고 있을 때가 있고

 

기쁨 속에서도 슬픔이 올 것을 미리 염려하고
웃고 있으면서도 눈물이 찾아 올 날을
미리 염려할 때가 있다.

 

  

사랑 하면서도
이별을 두려워 할때가 있고

 

행복한 만남 속에서도
이별 뒤의 아픔을 두려워 할 때가 있다.
  

 

얼음장 처럼 차갑기만 했던 내 가슴도
어느새 작은 병아리 가슴이 되어

 

내 청춘을 조금씩 갉아 만든
왕복권 없는 중년의 열차표 한장 손에 쥐고
덧없는 시간 속으로 고독한 여행을 떠난다.